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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 아웃> 당하다. 화이트아웃
happyend 2000-12-04 오전 11:04:58 1009   [1]
일본영화가 드디어 3차 개방까지 되었습니다. 제가 중·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에니메이션도 아닌 정식 루트를 거친 일본의 영화를
우리나라 극장에서 보게 될 꺼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습니
다. 그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일본의 문화가 머지않아 안방까
지 침투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는 건 저의 과대망상만은
아닐 듯 싶군요.

일본 최대의 오쿠도와댐. 그 댐의 안전관리요원인 토가시는 얼마
전에 같이 근무하던 친한 친구를 잃었습니다. 조난자 두 명을 구하러
갔다가 불의의 사고로 친구의 다리가 부러졌기 때문에 그를 두고
구조대를 부르러 갔다가. 그만 〈화이트 아웃〉을 만나고 만 것이죠.
순간적으로 눈 앞이 하얗게 되면서 아무 것도 안 보이고, 지도는 바람
에 날아가 버리고…. 악조건 속에서 고생 끝에 구조대를 불렀지만,
이미 늦은 뒤였습니다. 친구가 길 잘 찾아가라며 빌려준 나침반을
그 친구의 약혼녀 치아키에게 돌려주는 일만이 자신의 마지막 남은
책임이라고 생각한 토가시. 하지만, 댐이 〈레드문〉이라는 테러집단에
점거되면서 그 이전에 친구와 한 약속을 지켜야 할 때가 왔습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내 약혼녀를 지켜줘."라던 친구의 목소리가 아직
기억에 생생하니까요.

솔직히 전 기대를 좀 했었습니다. 하얀 백설 속에서 벌어지는 액
션영화. 게다가 일본 최대의 댐을 배경으로 한다면 그 자체로도 충
분한 볼거리를 제공할 꺼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레드문〉이
댐을 장악하면서부터 재밌어야 할 영화가 어찌 된 게 테러리스트
등장하면서부터 늘어지기 시작하더니 재미가 없어지더군요. 점점 늘
어지던 영화는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리모콘 추격씬에 이르러서는
정말 액션영화가 아니라 무슨 아트영화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였습
니다. 시간의 흐름을 감독 마음대로 조정하는 예술영화틱했다고 할
까요? 추격하는 자와 추격 당하는 긴박감을 저렇게 늘어뜨려 버리
기도 힘들텐데 싶을 정도거든요. 블록버스터가 되기 이전에 〈장르
에 대한 충분한 이해〉라는 기본 소양를 감독은 더 쌓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만약 [화이트 아웃]을 우리나라에서 찍었다면 이번
[단적비연수] 비난의 화살보다 더한 폭격으로 아마 벌집이 되어 매
장당했을 게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토가시로 쓰기엔 오다 유지가 너무 아까운 느낌이었습니
다. 아무리 강한 의지를 지녔다 하더라도 토가시는 보통 사람입니
다. 그런데 마치 평범한 사람의 탈을 쓴 슈퍼맨 같더군요. 특수훈련
을 받았던가 최소한 전직 경찰 정도만 됐어도 이런 생각이 안 들텐
데, 영화 속에서 토가시는 그저 산을 좋아하고 등산 덕에 체력은 좋
은 평범한 사람이거든요. 이런 사람이 눈밭을 헤치고 몇 킬로씩이나
걷고 테러리스트를 죽이고… 바로 이점에서부터 관객의 표정은
-_-;;; 이렇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오다 유지 뿐만이 아니라
[링]에서 우리나라버젼의 신은경보다 기자 역을 훨씬 잘 소화했었
던 마츠시마 나나코는 이번 영화에서와 같은 배우라는 게 일치가
안될 정도입니다. 치아키라는 배역과 함께 눈에 묻혀 버린 거 같더
군요. 남·녀 배우 모두 어설픈 캐릭터 덕에 연기다운 연기 한번 제대
로 못해보고 <스트라이크 아웃> 당하고 말았습니다.

예전에 전 [중화영웅]과 [풍운]의 예를 들면서 이야기없이 볼거리
로만 영화를 찍으려고 한다면 우리 영화도 결국은 관객에게 외면당하고
말꺼라는 음울한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점점 커지는 영화의 규모에
비해 우리영화가 가지고 있는 한계는 너무나 명확합니다. 그 한계점에
대한 자성과 대책 없이는 결국 우리 영화도 〈화이트 아웃〉에 나침반도
없이 갇힌 조난자가 되고 말꺼라는 불길한 예감 지울 수가 없네요. 그런
면에서 이번 영화는 아주 훌륭한 교훈이 될듯 싶습니다. 〈최대〉라는
수식어가 〈최고〉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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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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