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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죽고 공소시효법은 살아있다. 아이들...
izell 2011-02-12 오후 3:08:14 973   [1]

 11일 금요일 저녁 감독과의 대화가 있는 '아이들'시사회를 다녀왔다. 제한된 짧은 시간 30분동안 진행이 된다기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그 예측은 들어맞았고 30분동안 진행자가 미리 준비해 놓은 질문들을 감독님과 시나리오작가님에게 전달하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내 머리를 탁 칠만한 질문은 없었다. 감독님이 미리 선별하셨다고 했지만 대부분이 '이런 질문이 과연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감독님말로는 영화를 상영한 후에 이런 대화가 진행된다면 더 이해가 잘가고 공감이 될 거라고 하셨었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 그 질문들을 생각해 봐도 필요없는 질문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물론 이건 나의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짧았던 감독과의 대화가 끝나고 바로 영화상영이 시작됐다. 영화의 시작은 아이들이 토압산으로 놀러가는 장면으로 시작되었다. 그 날은 개구리소년들의 실종사건 당일 이었고 기초의원선거가 있던 날이었다. 영화에서 아이들이 도롱뇽을 잡으러 나가는 장면과 선거날임을 보여주는 장면이 번갈아 화면에 나온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음울한 음악이 깔린다. 모두가 아는 사실을 기초로 했기에 토압산으로 향하는 아이들이 실종될 것임을 알려 주는 복선이기도 하다. 대구의 한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사건은 어느새 전국민의 큰 관심이 되었고 몇 달이 지나도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로부터 5년 후 전봇대에 붙어 있는 개구리소년을 찾는 다 찢어져 나간 포스터와 하늘에 매달려 있지 않고 땅에 떨어져 방치된 채 사람들이 밟고 다니는 개구리소년의 현수막은 전국민의 관심이 이제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사건이 있었던 지역만큼은 아이들을 놓지 못하고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 해 강지승(박용우 분)PD가 개구리소년실종사건이 있던 지방으로 문책성 인사발령을 받게 되면서 그곳에서 황우혁(류승룡 분)교수와 박경식(성동일 분)형사를 만나면서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된다.

 

 초반을 조금 넘은 시각에 지루함을 떨칠 수 없었다. 같은 지역에 살았던 건 아니지만 나와 비슷한 연배의 소년들이었기에 당연히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생겨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 이유가 호응을 끌어낼 수 있는 영화의 장치가 부족한 것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무심하기 떄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영화속에서 전 사건과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되는 사건사이의 간격이 너무 길었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정보가 주어지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너무 지루하게 상황을 지속시켜갔다. 사건이 일어나고 지난 20년 동안 그 사건을 바라보는 수 많은 시선들이 있었고 수 많은 가설들이 있었으며 그 가설들 중 하나를 심도 있게 짚고 있는 중이라고 내 자신을 위로했다.

 

 영화를 보다보면 사실이 어느 부분이고 허구가 어느 부분인지를 알 수 있다. 영화에 있어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할지라도 허구는 필요하다. 아이들의 허구는 그런 허구와는 달랐다. 어떤 이는 허구로 인해 두 개의 이야기가 되어 따로 노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런 허구가 꼭 필요했을까? 그 대답을 나는 감독님과의 대화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영화가 상영되기 전 했던 질문 중 하나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냐는 것이었는데 이규만감독님의 말로는 70이 사실이고 30이 허구다 라는 말을 하셨다. 덧붙여서 30의 허구가 왜 필요할 수 밖에 없는지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허구속에 감독님이 말하고 싶었던 내용을 넣었던 것이다. 그 내용은 현재 아이들 이벤트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공소시효 폐지와도 어느정도 관련이 있다고 본다. 현재 범인은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보여주려 했고 이 때문에 공소시효의 폐지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전달하고 싶으셨나보다.

 

 이 사건을 바라 보는 몇몇의 시선들이 각각 그 생각은 다르겠지만 그 소년들의 죽음을 안타까워 했던 것만은 틀림없다. 영화에 모든 시선을 담을 수는 없지만 몇몇의 시선 그 시선들을 충실히 담고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재미를 거의 느끼진 못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간접체험하게 해주고 결코 나와는 상관없는 한 사건이 아님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황우혁(류승룡 분)교수처럼 생각만 하는 지성인이 아니라 실천하는 지성인이 되어야 겠다 다짐했다. 물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다만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건 공소시효의 제한을 주장하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공소시효의 폐지가 아니라 중대범죄에 있어서 만큼은 영미법이나 대륙법처럼 제한을 하는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주장을 어디에 호소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이들'영화와 더불어 진행되고 있는 공소시효 폐지 서명에 참가할 수는 있다. 내 주장은 폐지보다는 제한이지만 현 공소시효를 모든 범죄에 적용하는 것보다는 폐지가 낫다고 생각한다.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름다운 모습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규만감독님이 받았던 질문이 있다. 공소시효가 끝난 지금 개구리소년의 범죄자가 나타나고 그 살인자에게 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다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나 자신을 생각하면 그런 가정은 생각도 하기 싫다고 했다. 차라리 공소시효가 폐지된 상황에서 그 범인을 모르는 게 나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난 생각이 다르다. 물론 그 범인을 앞에 두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 모습에 무력감을 느끼겠지만 그 살인마의 또다른 범죄를 막을 수 있게 되므로 언젠가라도 꼭 밝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동일(박경식 역)씨가 영화상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공소시효는 끝이 있지만 수사는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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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zell
지금쯤이면 저랑 비슷한 나이가 됐을 분들입니다. 하지만 그분들은 여전히 개구리소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개구리소년들에게 멈춰버린 시간을 지금 우리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2011-02-1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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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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