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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인 소견^^ 우주전쟁
kmdh1988 2005-07-10 오후 12:27:14 1292   [5]
개봉 당일날 기말고사가 끝나 친구들과... 또 어제는 어머니 모시고 한 번... 총 두 번을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첫 날 영화가 끝난 후, 그 충격은 상상을 초월했지요. 결말은 이미 스포일러를 통해 알고 있었던지라 그렇게 허무하지도, 욕이 나올 정도는 아니었고, 그냥 조금 부족한 감이 없지않아 있다... 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 곰곰히 곱씹어 보니... 아무래도 이 영화엔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 많다는 걸 느끼고... 뭐 처음부터 두번 쯤 보려고 생각했던 참이라 어머니와 함께 다시 영화관으로 향했습니다.
 
본 지 이틀 밖에 안된지라, 뭐 좀 걱정도 됐지만 결과는 역시 대만족... 그 때의 충격과 감동이 어제도 그대로 전해지더군요.
많은 분들이 결말의 허무함... 구성상의 오류... 등 많은 지적을 하시는데 그건 각자 나름대로의 취향이기 때문에 무작정 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란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최소한 이 영화를 보려고 하시는 분들께, 또는 뭔가 찝찝하다 하시는 분들께 제 나름대로 짧은 소견을 몇 가지 적어보려고 합니다.;
 
1. 구성 상의 오류
 
뭐... 주인공 자동차 혼자 움직이는 건, 레이가 코일을 확인해 보라고 친구에게 말해서 그 친구가 고쳐놓은 거지요. 이건 영화를 좀 집중해서 보시면 알 수 있는 사실이고...
그리고 방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켜져있는 캠코더, 이건 상황 설명이 미약해서 그렇지, 아마도 이런 설정일 듯 합니다. 전원이 들어와 있지 않은 전자기기에는 뇌전이 피해를 주지 않는다... 는 것이지요. 휴대폰도 배터리를 이용하지만 방전된 건 켜져있었기 때문이고... 캠코더는 항상 켜놓고 다니는 물건은 아니지 않습니까?
 
두번째로 들 수 있는게 역시 아들의 귀환 문제겠지요... 그 상황에서 살아남아 보스턴까지 무사히 돌아갔다는게 납득이 안 갈만한 상황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물론 저도 그랬으니까요; 약간 억지인 듯 하지만... 실제로 로비가 죽는 장면이 나온 것도 아니고, 또 레이가 레이첼을 찾으러 갔을 때 얼마간의 공백이 있었습니다. 그 때 언덕을 넘어가려고 하던 로비가... 트라이포드의 엄청난 공격에 겁 먹고 허겁지겁 언덕을 내려와 도망쳤다... 고 밖에 생각할 수 없겠네요; 경황이 없어 다시 아버지랑 동생을 찾아갈 겨를이 없었고... 군대마저 끝장난 상태에서 자신이 갈 수 있는 곳은 어머니가 있는 보스턴... 뭐 이정도?;
 
그리고 멀쩡하게 집 안에 있는 보스턴의 가족들. 이건 어느정도 설명이 가능하겠네요.
보스턴은 말 그대로 최후의 보루(?) 였던 겁니다; 막 트라이포드가 나타나서 부수려는 시점에 자연의 힘(;)으로 외계인이 몰락한 것이지요. 자세히 보니까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이 그 가족들 뿐만 아니고 꽤 되던데요?
 
2. 바보처럼 죽어버리는 외계인들.
 
이 부분도 역시 많이들 실망하셨으리라고 봅니다. 수백만년 전에 땅에 트라이포드라는 최첨단 무기를 숨겨놓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더욱 더 엄청난 문명적 발전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외계인들이 한낱 미생물에 죽임을 당하다니... 솔직히 황당합니다. 하지만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결말입니다.
 
아무리 외계인들이라고 해도, 신이 아닌 우주의 일부인 피조물입니다. 그리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없는 바이러스들은 몇 종류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지요. 또 계속 변질하기도 합니다. 설령 외계인들이 이런 걸 염두해 두고 왔더라도 예상치 못한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을 수도 있단 말입니다. 우리가 외국 출국을 할때도 그 나라에서 도는 질병이 있으면 주사를 맞지만, 100%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지요.
 
또 지하실을 탐색할 때 열 감지기를 쓰면 간단할텐데 왜 굳이 아날로그식 잠망경이냐...?
그건 아마 최첨단 문명에 대한 편견이 아닐까 싶습니다. 외계 행성은 우리 지구와 같지 않습니다. 환경부터 문화까지 하나하나 모두 다를 것입니다. 어쩌면 그들의 세계에 존재하는 구성물질 자체가 다를지도 모르지요. 그렇기 때문에 과학기술 또한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말 그대로 몇 백만년 전에 숨겨둔 트라이포드가 파괴력은 지구에 현존하는 어떤 무기보다도 강력하다고 해도, 열 감지 같은 구체적인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요. 또 강력한 방어막을 가지고 있을지언정, 본체마저 초강력 재질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는 없는 거지요.
 
그리고 진작 침략하지 왜 뜸을 들였냐? 는 의견도 많은데... 나레이션에서 나오듯, 오만한 인간들이 지구를 자신들의 것인 것 마냥 지배해 왔다... 이 말에 해답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인간의 오만함으로 아름다운 행성 지구가 점점 파괴되어 가고 있다... 어쩌면 외계인들은 살기 좋은 행성 하나가 망가지는 걸 보고 침략해서 인간들을 몰살시키고 자신들이 지구에 정착하려고 했는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이렇게 말해도, 왜 그 과정이 치밀하게 설명이 되어있지 않고 뚝뚝 끊어져 생략이 되었느냐? 라는 의견이 있을 것임에 분명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 영화의 제작 의도 자체에 담겨져 있지요. 스필버그는 처음부터 외계인의 침략보다 한 가정의 피난에 포인트를 두고 있습니다. 재난 속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는 인간 본성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가족애를 묘사하려고 한 것입니다. 외계인의 침략 자체는 이 영화에선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SF 특유의 치밀한 상상력을 기대하셨던 분들은 실망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확실히 SF 와는 틀립니다. SF 적 상상력을 인용하기는 했지만, 전체 내용상 절대 SF가 될 수는 없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레이의 1인칭 시선에서 영화는 진행될 수 밖에 없고, 외부에서 일어나는 여타 사건(세계 각국의 피해 상황이라던가... 군의 미약한 움직임... 외계인의 정체 등등)은 우리는 거의 제공 받을 수가 없습니다. 영화에서 우리는 톰 크루즈가 되어 함께 피난을 떠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만약 그 상황에서- 우리들 중 그 누가 그런 것들을 알고 싶어 할까요? 자신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판국에? 결국 우리의 최대의 관심사는 생존여부입니다. 이 재앙에서 살아남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문제이지요. 그 한계 상황에서 인간은 극도로 추악해 집니다... 허드슨 부두로 향하는 피난 행렬에서 벌어진 비극이나... 자신은 냉정을 잃지 말라고 충고하면서 정작 외계인의 습격이 코 앞에 닥치자 겁에 질려 정신없이 땅굴을 파대는 오길비의 모습에서 극한의 공포를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마치 우리가 그 상황에 놓여있는 것처럼...
결국 이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공감대를 자아내서 온 몸으로 그 상황을 느낄 수 있는 극도로 사실적인 영화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정이 너무 불친절하고 텅 빈 느낌이 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시길... 정말 저런 상황이 닥치면 자신은...? 하고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말의 당위성이 부여됩니다. 미생물에 의한 외계인의 전멸, 하지만 살아남은 인간들로 하여금 그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살아남았다는 사실만으로 기쁘고 감격적인 것입니다. 그 괴물들이 왜 죽었지...? 하고 궁금해 하는 것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도 사실적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가족 상봉... 아들이 어떻게 살아돌아온거야-_- 과정이라도 보여줘야지... 하고 실망하시는 분들이 많고, 저 역시 그랬습니다만... 살아남았다는 것, 그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극한의 상황에서, 아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궁금해 하는 것은 단지 그런 현실에 처해있지 않은 관객들의 답답한 심정의 발로일 뿐입니다. 만약 레이처럼 아버지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아들이 살아돌아온 그 사실 자체만으로 감격이겠지요...(물론 아들녀석 패주고 싶을 정도로 짜증났지만; ) 그리고 깔끔한 모건 프리먼의 마무리. 결말도 다시 생각해 보면 허무한 것만은 아니더군요 ^^
 
 
장황한 글이 되어 버렸지만... 두 번 볼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주관적인 입장이지만; 연기가 많이 필요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주연, 조연들의 연기는 매우 좋았고, 극적 재미를 유지하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톰 크루즈는 초반 한심한 아버지 역할에서 웃음을 자아내고 후반부에는 진정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거듭나는 감동을 안겨주었고- 패닝양은 특유의 귀여움을 충분히 발휘하면서도 가끔 짜증날 정도로 소리를 질러대는... 어리고 겁 많은 소녀라는 인물 설정에 딱 맞는 연기를 발휘해 주었고... 팀 로빈스의 소름끼치는 미치광이 연기... 아들 녀석만 빼고는 봐줄만 했구요^^
 
이 영화가 여러분에게 재미가 있든- 없든. 보시려고 생각하신다면 꼭! 영화관에서 보시라는 말 밖에는 해드릴 말이 없군요;
 
너무도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는 감사의 말씀을... @.@; 
 

(총 0명 참여)
영화전체적으로 나타나는 과학적 부족함은 원작이 워낙에 오래된거라 그런거 아닌지 생각됩니다. 그 당시 작가의 상상력으로 요즘현대과학을 정확하게 그려내는건 무리였겠죠   
2005-07-12 02:23
두번이 아니라 두고두고 봐도 괜찮을 영화지요^^   
2005-07-11 18:29
ㅋㅋ 패닝양도 좀 커서 무게가 만만치 않았을텐데..시종일관 업고 다닌 크루즈님께 박수를...ㅋ   
2005-07-11 00:18
흠;; 그럼 TV 어떻게 된건지.. 아, 꺼져있었다곤 안나왔으니까..ㅡ0ㅡ 흠..   
2005-07-1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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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쟁(2005, War of the Worlds)
제작사 : DreamWorks SKG, Paramount Pictures / 배급사 : UIP 코리아
수입사 : UIP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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