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쟈니 잉글리쉬] 미스터 빈, 프랑스를 치다. 쟈니 잉글리쉬
ozzyz 2003-06-10 오후 11:08:41 1153   [7]
"망할놈의 프랑스 놈들"






[쟈니 잉글리쉬]

- 피터 호윗 감독





본작품, 미스터 빈 형님께서, 특유의 뻘쭘함의 미소를 만면에 띄우고
스크린으로 복귀하신 작품으로써, 97년 '빈' 으로 주연을 맡은지
자그마치 6년만의 귀환이다. 물론 그 동안 '스쿠비 두'나 '렛레이스'
같은 작품에서 감초 역할로 등장하기도 하였지만, 빈 형님의 카리스마
를 전면에 내세우는 '로완 왓킨슨 표' 작품으로써는 두번째인 셈이다.

감독을 맡은 피터호윗은 전작 '슬라이딩 도어즈'와 '패스워드'로 우리나라 관객에게도
친숙한 감독이다. 항상 이전 필모그래피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독특한 장르를
개척하는 그의 특징을 말해주듯이 그가 이번에는 빈 형님과 같이 코미디에 도전한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빈'은 대중적으로나 비평적으로도
별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것이 사실이다. 그도 그럴것이, 당시
TV 를 통해서 미스터 빈 형님의 짧고 대사없는 슬랩스틱에 길들여져
있던 시청자들에게 한시간 반짜리 미스터 빈은 더이상 웃음을 줄수
있는 상품이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 형님께 한시간 이상의 작품은
관객 호흡상 무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도 본인은 똑같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사실 시사회 초청을
받고도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한동안 고민을 했다. 아끼는 캐릭터가
스크린속에서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는 일이란 여간 괴로운일이 아니다.
15분, 혹은 30분짜리 단편들에서 형님이 보여주던 슬랩스틱들과 예의
그 뻘쭘함 표정들은 무료한 명절 오후, 온 가족의 웃음속에 많은이들
에게 반가운 추억으로 남아있으며, 물론 본인에게도 다를바 없는것이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90분짜리 영국식 뻘쭘함이 이번에는 의외스럽게도
제대로 먹혀들어간 느낌이다. 사실 이전에 공개되었던 트레일러로만
확인했을때는 형편없는 수준의 유머임에 틀림없었지만, 본편은 그에
이상하는 해학과 페이소스가 녹아있다. 영화 곳곳에 로완 왓킨슨만이
할수 있는 표정과 슬랩스틱이 살아숨쉬고 있으며, 꿈을 이루고픈 한
남자의 이야기가 결코 가볍지만은 않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진흙속
에서 진주를 찾은 느낌이랄까. 상당히 즐거운 경험이었음을 숨길수
없다. 물론 뒤에 다루겠지만, 네러티브에 관해선 더이상 말할수없이
'재난'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가 주성치 형님의 영화에서 내러티브를
찾지 않듯이, 미스터 빈 형님에게도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쟈니잉글리쉬는 로완왓킨슨이 주연한 영국의 TV 시리즈물로써,
언뜻 오스틴 파워를 떠올릴만한 작품이다. 이 시리즈물의 극장판인 본
영화는 007, 모든 남자들의 로망, 첩보원 등으로 불려지는 이른바
'스페셜 에이젼트' 가 된 평범한 (사실 평범하다기 보다는 무뇌아인)
남자의 성공담을 다루고 있다. 한낮 첩보원 꼬봉에 불과했던 정보부
말단 간부가, 더이상 첩보원을 맡을 사람이 없다는 기가막힌 이유로
인해 첩보원이 되고, 영국의 새로운 왕이 되려는 대기업 사주의 음모
로 부터 영국을 구해낸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볼만한 점이 있다.
이 영화의 반 프랑스 정서이다. 최근 미/영 영화들의 반 프랑스적 정서
는 공공연한 일이고, 사실 영국과 프랑스는 예전부터 개와 고양이 같은
사이 아니었는가. 하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심했던게 아닌가 싶다.
음모를 꾸미는 대기업의 사주 (존 말코비치 형님께서 열연하셨음)는
프랑스인이며, 그의 다분히 의도적으로 보이는 과도한 프랑스식 영어
발음과, 극 종반에 등장하는 '프랑스식' 다혈질 경향은 거의 정신병
수준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미스터빈 형님은 쉴새없이 반 프랑스적
대사를 늘어놓고, 영국,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무리는 은근히
프랑스인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사실 이러한 한편의 극 작품에서
한 나라를 이정도로 공격적으로 묘사하는 일은 드문일이며 다분히
위험스러운 일이다.

얼마전에 있었던 이라크 전쟁의 입장에 있어서도 첨예한 대립을 보였던
두 나라는 이제는 영화속에서 까지 서로 못잡아 먹어 안달이 난것이다.
또한 상영 시간 내내 영화 곳곳에서 넘쳐흐르고 있는 반 프랑스적 코드
외에도, 본 작품은 영국 지상주의라는 사상적 혐의를 벗을수 없다.
이러한 관점은 클라이막스에 이르러 절정에 다다른다. 영국왕의
즉위식을 전세계 시청자들이 가족과 함께 모여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하고, 수만명의 군중들이 군집하여 이를 축하하며, 세계의 모든
생물과 무생물들을 다스릴수 있는 권리를 영국황실의 왕관이 부여한다.


가장 억장이 무너질 일은 이 모든 갈등의 해소가 단순히 왕관의 주인이
바뀜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이다. 종반에 이르러 극을 이끌어 가는 힘
이 턱없이 떨어져 버리며, 애초에 내러티브의 무결성을 바라지도 않았
지만 이건 정말 재난이라 할만한, 결말을 위한 결말이라고 하겠다.
솔직히 말하자면 해당 장면에서 본인은 눈을 감고 말았다.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부분이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바와 마찬가지로 빈 형님의 영화를 보면서, 진정
즐기기위해서는 우리는 좀더 이 영화의 스토리에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빈형님이 살고 계신 저 세계에서는 모두 가능한 일인 것이다.
살얼음판 같고 척박하고 답답하기 그지 없는 이 현실속에 살고 있는
우리가, 형님이 주는 웃음을 부여받기 위해서 취해야 할일은 간단하다.
이 말도 안되는 내러티브의 허술함에 신경쓰지 말고, 형님의 뻘쭘한
미소앞에 무너지리만큼 포복절도 해줄 준비만 해주면 되는 것이다.
단지 그뿐이다. (댓가가 너무 크다고 생각하신다면 어쩔수 없지만,
본래 각박한 현실일수록 웃음에 대한 댓가는 크기 마련이다.)


로완 왓킨슨의 한시간 이상짜리 본 장편은 상당히 성공적으로 평가된다.
언급했듯이 많은 내러티브상의 결점과, 사상적 의도가 의심되는 면이
없지 않지만, 이 모든것을 관대하게 넘겨주고, 많은 관객들이 스크린 앞에서
포복절도 하면서 잠시나마 현실의 괴로움을 잊어보길 권유하는 바이다.



형님, 누나들에게 준비한 본 영화의 뽀나스.
나탈리 임부르글리아(발음이야 어쨌든) 를 사랑하는 팬들 많으실줄
안다. 본 영화에서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와 썩 잘하는 연기를 보실수
있다. (사실 그녀는 연기자 출신 가수이다)

여기에 만족 못하시는 또하나의 뽀나스.
존 말코비치 사랑하시는 많은 영화팬들에게 본 영화는 존 말코비치가
어디까지 느끼해질수 있는지 보여줄수 있는 신기의 장이 될것이다.
그의 프랑스식 영어 발음은 생각할수록 버터에 밥 비벼먹는 기분이다.






[ozzyz]

BOOT 영화비평단 허지웅 (www.boot.pe.kr)

(총 0명 참여)
1


쟈니 잉글리쉬(2003, Johnny English)
제작사 : Rogue Male Films Ltd. / 배급사 : UIP 코리아
공식홈페이지 : http://johnny.movist.com/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59628 [쟈니 잉글..] 언제나 즐거운 미스터 빈! (1) remon2053 07.10.15 1697 7
16152 [쟈니 잉글..] 업그레이드 미스터 빈 mostron12 03.10.25 1256 4
13443 [쟈니 잉글..] 쟈니잉글리쉬를 적극 추천 (1) skyteenx 03.06.21 1711 2
13225 [쟈니 잉글..] 지하철 코미디 배우의 대명사 <쟈니 잉글리쉬> kimyun04 03.06.10 1270 3
현재 [쟈니 잉글..] [쟈니 잉글리쉬] 미스터 빈, 프랑스를 치다. ozzyz 03.06.10 1153 7
13007 [쟈니 잉글..] ㅈ ㅑㄴ ㅣenglish boazzang44 03.05.30 1163 0
12943 [쟈니 잉글..] [나만의 영화생각] 쟈니 잉글리쉬.. ryukh80 03.05.27 1488 6
12162 [쟈니 잉글..] 코메디를 좋아하세여? blueicesn 03.05.01 1269 6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