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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건축가(2011, Talking architect)
제작사 : (주)두타연 / 배급사 : (주)두타연

말하는 건축가 예고편

[스페셜] 다채로운 영화를 음미하기 위한 준비, 제14회 전주영화제 추천작 13.04.22
[뉴스종합] 영화로 배우는 건축학개론, 제4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 개최 12.10.23
[다큐멘터리영화2탄] 말하는건축가★한건축가가바꿔놓은것들 jh12299 13.01.07
건축의 의미가 무엇인지?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  ooyyrr1004 14.10.25
한사람의 일대기를 보여주는데..많이 느꼈네요.. ★★★☆  l12krs 12.08.12
서울 만의 매력을 점점 잃고 있는 지금 이 상황을 공감해주는 분 ★★★★☆  wishyou 12.07.23



대한민국 최초의 건축 다큐멘터리 탄생

한국에서 건축은 무엇이고 건축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급속한 근대화와 세계화 과정을 거치면서 형성된 한국의 도시 풍경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건축의 잘못된 위상을 그대로 함축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관료주의적 국토 개발과 도시 건설, 거주와 삶이 아니라 투기와 재테크의 수단이 된 아파트의 난립, 공론이 상실된 재개발과 뉴타운 형성, 공권력과 도시 하층민의 대립 등은 한국의 도시와 건축을 이야기할 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테마였다. 이러한 사회 문제에 대해서 영화 역시 같은 주제와 쟁점으로 응답했다. 김동원 감독의 기념비적인 다큐멘터리 <상계동 올림픽> 이후 <호숫길> <용산 남일당 이야기> <마이 스윗 홈> <신봉리 우리집> 등 많은 독립 다큐멘터리들이 뉴타운과 재개발 건축으로 인한 갈등과 비극에 초점을 맞춰왔다. 극영화 부문에서 <파주> <비열한 거리> <1번가의 기적> <똥파리> 등도 비슷한 문제를 다루는 작품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핵심적인 도시/농촌 공간의 형성과 건축 문화를 직접 이야기하는 영화적 다큐멘터리는 거의 없었다. <말하는 건축가>는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의 빈 틈을 개척하는, 건축과 건축가를 다룬 한국 최초의 극장용 건축 다큐멘터리다.

<울지마 톤즈>의 감동을 뛰어넘는 휴먼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가>는 또한 죽음을 앞둔 한 인간을 다룬 휴먼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영화는 대장암 판정을 받은 정기용의 마지막 1년 여의 시간을 함께 하면서, 죽음을 현실적으로 대면하며 살아가는 한 인간의 의연한 태도를 담는다. 최근 사회적으로 ‘웰 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아픈 몸을 이끌고도 변함없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정기용의 모습에서 우리는 삶과 실존에 대한 많은 질문들을 던지게 된다.
다가오는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정기용의 모습은 큰 울림을 자아낸다. 그것은 ‘건축가’라는 특정 직업과는 상관 없이 삶과 죽음을 경험하는 인간 모두의 보편적인 실존에 관한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말하는 건축가>에서 정기용은 죽음과 대화하고 죽음과 공존하기를 꿈꾸며 누군가를 위하는 일, 사회가 원하는 일을 찾아 나선다.
영화에서 정기용은 지인을 위해 설계한 춘천의 ‘자두나무 집’을 10년 만에 방문한다. 딸의 죽음 이후 어디론가 숨어들고 싶어 하는 집주인을 위해 나지막한 마루를 만들어 논과 대지가 가까이 펼쳐지도록 하고, 한옥의 난반사 원리를 이용해 그녀의 상처 입은 마음을 빛으로 안온하게 감싸고 위로하려 한 공간이다. 마당에는 딸의 무덤과 성모 마리아 상을 놓아 죽음을 애도하도록 했다. 어쩌면 정기용이 다시 오지 못할 이 집은, 그가 곧 맞이하게 될 죽음을 예고하며 경건하고 숙연한 아우라를 뿜는다.
<말하는 건축가>는 삶의 공간을 창조하는 건축가의 마지막 시간들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본질에 집중하는 경건하고 감동적인 인간의 모습을 포착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건축가 단독 개인전을 기록한 예술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가>는 또한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에서 열린 정기용 건축전 ‘감응: 정기용 건축’(2010.11.12-2011.1.30)의 준비 과정을 따라 잡는 예술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사실 한국에서 건축은 예술과 문화로 제도화되지 못했다. 역사적으로 예술의 제도화 과정에서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데 반해, 국내의 박물관과 미술관은 건축을 그 안으로 적극 끌어들이지 않았다. 국내 사립 미술관에서 건축가 개인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기는 일민미술관의 ‘감응’ 전이 처음이다.
<말하는 건축가>에서 정기용은 일민미술관의 전시 제안을 받은 뒤 전력을 다해 전시를 준비한다. 정기용은 그가 건축을 통해 평생에 걸쳐 추구했던 바를 보다 많은 대중과 직접 소통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는 해당 건축가가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나고, 다수의 공중(公衆)이 단지 자본과 권력에 의해 좌우되는 단순한 건설 행위가 아니라 문화적 장치로서 예술의 한 분야로서 건축을 이해하게 하는 구체적인 실천 행위이다.
마침내 전시 개막일. 한국 건축계와 문화계의 많은 인사들이 일민미술관으로 모여든다. 유홍준, 김정헌, 도정일 등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지식인과 예술인들의 모습을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말하는 건축가>는 미술관과 큐레이터, 작가와 관람객이 하나의 전시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빚어내는 갈등과 소통, 상보와 이해의 역학관계를 세밀하게 포착하는 예술 다큐멘터리다.
<말하는 건축가>는 또한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가와 건축평론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정기용과 한국의 건축에 대해 이야기한다. ‘빈자의 미학’이라는 건축 철학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아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건축가 승효상, 한국 현대건축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서울 선유도 공원을 설계했으며 정기용의 오랜 동료였던 건축가 조성룡, 현재 재건축되고 있는 서울 시청사의 설계자인 건축가 유걸 등을 영화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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