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는 극장가 비수기 속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던 <시라노 ; 연애조작단>이다. 15만 4,60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 계단 순위 하락했지만 누적 관객 242만 4,186명으로 250만 돌파를 눈앞에 뒀다. 이 와중에 순제작비 8억 원의 저예산 영화 <방가? 방가!>가 이번 주에도 3위 자리를 지키며 내실을 다졌다. 보통 개봉 3주차에 접어들면 좌석 점유율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 흐름이지만, <방가? 방가!>는 관객 드롭률이 그리 크지 않아 앞으로도 흥행에 기대를 걸 수 있게 됐다. 주말 동안 14만 1,732명의 관객을 동원한 이 영화의 누적 관객수는 71만 3,127명. 이 정도면 비수기 극장가의 명실상부한 다크호스라 할 만하다.
정우성과 오우삼 감독이 만나 기대를 모았던 <검우강호>는 14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치며 4위로 첫 등장했다. 2010 베니스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던 영화는 국내 언론 시사회 이후 평단으로부터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지만, 관객들에게는 외면 받았다. 무협영화는 한국에서 흥행하기 어렵다는 극장가 징크스가 이번에도 깨지지 않을 모양이다.
이어 아만다 사이프리드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레터스 투 줄리엣>과 유덕화 주연의 <적인걸 : 측천무후의 비밀>이 10만 2,823명과 9만 885명으로 뒤를 이었고, 22발 총격에도 살아난 실존 마피아의 이야기를 그린 장 르노의 <22블렛>이 6만 1,478명을 동원하며 7위로 데뷔했다. 8위는 줄리아 로버츠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다. 33만 1,193명을 동원하며 전주보다 2계단 내려앉았다
한편 3D 애니메이션 <슈퍼 배드>가 100만 747명으로 한 달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하는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 저예산 독립영화 <울지마 톤즈>의 조용한 흥행몰이도 반갑다.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땅이라 불리는 땅 수단에서 슈바이처로 불린 고(故)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지난 주말까지 11만 5,625명의 누적관객을 기록했다. 영화는 LA 한인회 요청으로 미국에서 상영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 한마디
<방가? 방가!>의 김인권이 정우성을 이겼군요. 스타보다 작품이 먼저인 최근의 동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0년 10월 18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