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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2% 이상 아쉬운 맛
식객:김치전쟁 | 2010년 1월 26일 화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한국인의 밥상에 오르는 1순위는 단연 김치다. 한국인의 식성이 점점 서구화 돼 가고 있다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김치 없는 밥상을 어색해 하고, 김치를 찾는다. 특히나 외국을 다녀 온 사람들이 “김치 생각이 간절했다”며 고국에 대한 향수를 김치를 통해 표출하는 것을 보면, 김치라는 것이 단순한 ‘먹을거리’이기 이전에 한국인의 문화와 정서까지도 함축한 그 무엇임을 짐작케 한다. ‘김치전쟁’라는 부제가 붙은 영화 <식객: 김치전쟁>은 김치에 담긴 이러한 정서를 십분 활용한 영화다. “국민 정서가 온전히 담긴 작품을 영화화하고 싶었다”는 기획에도에서도 엿볼 수 있듯 <식객: 김치전쟁>은 김치를 매개체로 인간의 삶과 나아가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맛깔스럽게 담아내려한다.

일본 수상관저에서 수석요리사까지 오른 냉철한 천재 요리사 배장은(김정은)이 10년 만에 어머니 수향(이보희)이 있는 ‘춘향각’으로 돌아온다. 한때 기생집이었던 춘향각은 장은에게는 잊고 싶은 상처로 기억되는 공간. 기생의 딸이라는 열등감에 괴로워했던 장은은 어머니가 운영하는 요리집 '춘향각'을 없애려고 한다. 한편 트럭을 타고 전국을 누비는 채소를 팔던 성찬(진구)은 친어머니 같은 수향이 아끼는 ‘춘양각’을 장은이 없애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춘양각’을 지키기 위해 장은이 출전한 김치대회에 도전한다.

<식객: 김치전쟁>은 허영만 화백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2007년 33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식객>의 속편이다.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 장은이 만화에는 없는 새로 창조된 캐릭터라는 점과, 성찬의 과거 역시 만화에서 볼 수 없는 이야기로 꾸며졌다는 점에서 <식객:김치전쟁>은 엄밀히 말해 속편이라기보다는 스핀오프(기존 작품의 상황이나 인물을 기초로 만든 창작물)라고 얘기하는 게 더 정확한 작품이다. 그렇다고 만화 ‘식객’의 기본 철학마저 변한 건 아니다. 영화는 만화에 나온 “세상의 모든 맛있는 음식은 이 세상 어머니의 숫자와 같다”라는 대사를 고스란히 사용하며 ‘어머니의 정성이 깃든 손맛’과 ‘맛 속에 담긴 인생’이라는 만화의 기본 철학을 이어나간다.

이를 위해 <식객: 김치전쟁>은 요리보다 요리에 담긴 ‘정(情)’과 요리를 만드는 ‘사람’에 포커스를 맞춘다. 몸이 찬 딸을 위해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계피를 김치에 넣는 엄마의 마음. 어린 자식을 데리고 험한 길을 가는 가난한 아낙을 위해 주문하지도 않은 음식을 남몰래 챙겨주는 가게 주인의 순수한 마음. 그 마음을 잊지 못해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장성한 자식들을 데리고 먼 길을 찾아 오는 손님. 살인죄로 도망 다니는 아들을 그리워하며 언젠가 만날 아들을 위해 정성스런 밥 짓기를 멈추지 않는 어머니(김영옥)와 그런 어머니의 밥이 그리워 숱한 자살 충동을 이겨내는 아들(성지루)의 슬픈 사연 등을 한 상 가득 버무려, ‘요리’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요소임을 강조하고 상기시킨다.

<식객: 김치전쟁>은 전편이 지닌 단점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 한, ‘노력의 흔적’을 여러 부분에서 보여준다. 화려한 밥상에 치중하느라 원작 만화의 묘미인 ‘서민적인 밥상’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던 전작과 달리, 소박한 밥상에 집중한 것이 첫째. ‘성찬-봉주’의 막무가내식 선악 대비에서 탈피, ‘성찬-장은’의 선의의 경쟁을 그린 것이 둘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는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만다. 전편의 단점을 지우는 과정에서 장점마저 함께 상쇄해 버렸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민적인 밥상을 그린 것을 좋으나, 이로 인해 군침을 돌게 하는 화려한 밥상에 대한 묘사가 줄어들어 포만감 충족에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만다. 1편이 조(鳥), 어(漁), 우(牛), 적(炙)은 물론 쇠고기 정형(定型)이라는 대결까지 삽입해 오색찬란한 요리들을 선보인 것에 비해, <식객:김치전쟁>은 김치라는 한정된 소재 탓인지, 뱃속이 요동칠 만큼의 맛스러움을 충분히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는 것도 아쉬움이다.

뻔하디 뻔한 선악 구도를 탈피한 것 역시 시도는 좋으나, 그것을 대체할만한 매혹적인 캐릭터 구축을 해내지 못한 탓에 요리 대결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단점으로 작용하고 만다. 많은 영화들이 식상하다는 걸 알면서도, 뚜렷하게 대비되는 선악구도는 사용하는 것은 그것이 일정량의 재미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선악 구도 없이도 긴장감 넘치는 대결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면 더 없이 좋겠지만, 이것이 어디 쉬운가. 그래서 캐릭터가 충분히 개성적이지 않은 이상, 표현해 내기 쉬운 선과 악의 대결구도를 선호하는 것일 게다. 이 점에 기대 <식객:김치전쟁>의 두 주인공의 캐릭터가 충분히 매력적인가를 살펴보면, 결코 그렇지 못하다는 것에서 문제가 발견된다. 영화 속, 성찬과 장은은 슬픈 과거사에 지나치게 전착하는 인물들일 뿐,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캐릭터들은 아니다. 특히 영화가 주력하는 것이 어머니의 사랑이다 보니, 두 주인공의 음식에 대한 열정이나 갈등 해소가 다소 싱겁다는 것도 두 식객이 펼치는 요리 대결의 긴장감이 떨어뜨리고 만다. 주연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으나, 웃음을 담당하는 조연들의 활약이 너무 평범한 수준에 그쳐 아쉽고, 특히 ‘꿈보다 해몽’이 좋은 요리대회 심사위원들이 음식에 대한 평가를 하는 장면은 어색하면서도 낯 뜨겁다. 전반적으로 2% 부족한 것이 <식객:김치전쟁>의 맛이 아닐까 싶다.

2010년 1월 26일 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어머니의 밥상은 언제 봐도 정겹구나
-형형색색의 김치 향연, 김치의 아삭함이 살아있다
-눈길을 확 잡아끄는 만화를 이용한 오프닝 크레딧
-허영만의 만화 ‘식객’, 김래원의 드라마 ‘식객’, 김강우의 영화 ‘식객’과 비교하면 보는 맛
-요리 영화라기보다 성장 드라마다. 요리영화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감동을 강조하니, 교훈극이 돼 버렸네
-긴장감 떨어지는 요리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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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pul3049
그냥 고요하다.   
2010-03-13 23:32
kisemo
잘봤어요   
2010-02-28 13:26
youha73
잘 읽었습니다!   
2010-02-14 16:09
doona09
봤는데... 진구의 성찬은.. 좀.. 아닌듯;
  
2010-02-08 17:50
scallove2
잘봣습니당   
2010-02-05 20:32
gidso1
잘 보고 가네요   
2010-02-04 12:10
monica1383
역시 별로인가 보군요   
2010-02-02 15:15
gkffkekd333
기대되는 작품~!   
2010-01-3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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