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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소설의 하이라이트 동영상에 불과하다!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 2007년 7월 5일 목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소설과 영화의 괴리감은 <해리포터>시리즈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원작자 조앤 K. 롤링의 골방을 성으로 변신시켜준 마법 같은 베스트셀러 ‘해리포터’는 영화제작자들에게 분명 매력적인 소재였다. 시리즈의 마지막 출간을 앞둔 책을 영화가 그림자처럼 쫓아가는 것도 그 이유다. 하지만 <해리포터>시리즈는 양날의 칼이다. 전세계적으로 1억 9천만 부의 판매고를 자랑하는 베스트셀러 소설의 영상화는 수많은 애독자들의 모호한 상상력를 뚜렷하게 각인시켜주는 이벤트란 점만으로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소설의 잔상만을 쫓는 영화로 몰락할 수 있다는 점은 극복이 쉽지 않은 한계다. 결국 소설의 매력이 영화의 매력으로 거듭날 수 있는가의 문제가 발생한다.

“호그와트에 왔는데도 외롭다.”는 해리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의 고독한 독백만큼이나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하 <불사조 기사단>)의 분위기는 대체로 어둡다. 돌아온 그분, 볼드모트의 실체를 드러내며 비장함을 더한 <불의 잔>의 엔딩과 직계로 연결되는 후속작인 탓도 있지만, 캐릭터들의 성장통이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성장기의 발랄함은 진로에 대한 현실적 고민에 눌리고, 만만치 않은 운명이 부르는 고난의 인생사를 타고난 해리포터에겐 그런 성장기의 고민을 누릴 여유조차도 마땅치 않다. 무엇보다도 해리포터의 가장 경쾌한 볼거리였던 퀴디치 시합을 흔적조차 볼 수 없다는 점-책과 달리-은 아무래도 이번 영화가 엔터테인먼트 영상물이 되기보단 내러티브를 중시한 영화로 남길 바란 것만 같다.

하지만 출간된 역대 시리즈 중 가장 긴 페이지 수-‘해리포터와 불의 잔’의 4권보다도 1권이 늘어난-를 지닌 <불사조 기사단>을 137분의 러닝 타임으로 풀어내기란 역부족이었을까. <불사조 기사단>은 플롯의 빈틈이 많다. 또한 원작 소설과의 비교상에서 영화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무참할 정도로 무시하고 있으며 흥미로운 이야기의 흐름을 간과한다. 가장 큰 공백은 캐릭터들의 심리묘사다. 단지 심각한 표정만 지으면 무게감은 얹혀질 것이라고 판단한 것일까. 소설에서 늘어뜨린 활자를 통해 세심하게 다뤄지던 성장기 캐릭터들의 갈등과 번민들은 분명 이번 작품의 가장 중요한 핵심 코드였음에도 영화는 마치 철없는 응석을 넘기듯 무심하게 스쳐 지나간다. 결국 <불사조 기사단>은 마치 영화적 감흥이 결여된 소설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는 것만 같다.

원작 소설에 대한 애착만으로 완성도와 무관하게 영화를 선택할 독자들에게도 <불사조 기사단>은 매력적인 콜렉션이 못 된다. 물론 지금까지 영화화된 이 시리즈가 원작의 애독자들을 완벽하게 만족시킨 적은 없었다 할지라도, <불사조 기사단>이 시리즈의 대단원을 위한 초석이란 점을 명시한다면 실망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소설의 페이지 수를 충족시키기엔 러닝타임의 압박이 컸다. 하지만 <불사조 기사단>은 영화적 재구성의 묘미를 살리지 못했다. 소설을 전반적으로 건드리기 보단 단호한 선택을 통한 삭제와 재구성에 충실했어야 했다. 원작을 제대로 살리지도 못했고, 플롯의 공백을 보충하지 못하는 인과관계는 허전하다. 원작의 애독자에게도 비판 대상이요, 비애독자에게도 비판 대상이다. 게다가 역대 시리즈 중 볼거리는 가장 빈약하다. 어쩌면 <해리포터>시리즈의 가장 큰 걱정은 배우들의 빠른 발육보다도 소설에 기댄 채 영화적 고민을 할 줄 모르는 시리즈의 유명무실일지도 모른다.

2007년 7월 5일 목요일 | 글: 민용준 기자




-단지 영화의 질적 수준과 무관하게 소설의 영상적 변화 그 자체를 보고 싶다면.
-소설을 안 본 이에게 좀 더 유리하다.
-그냥 신기하니까, 그 정도의 관람 포인트라면 다행이다.
-앞으로 두번의 추가 서비스를 받기 위해 거쳐가야 할 다리.
-모르는 게 약이다. 차라리 원작보다 영화를 먼저 볼걸 그랬나.
-귀여운 아이들을 보고 싶다고? 심하게 커버렸다.
-영상이 주는 쾌감은 역대 시리즈 중 최하다. 심지어 퀴디치 씬 한번 없다!
56 )
whdeosla
글쎄요? 저는 시사회에서 보고 왔는데 글쓴이랑 많이 다릅니다. 영화는 마법부와 덤블도어의 정치적 갈등관계, 그리고 주인공 '해리포터'의 정체성 혼란 등에 주목해서 잘 만들어졌다고 봅니다. 많이 가지치기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평이 너무 원작에 얽매여서 씌어져서 개인적으로 불만이네요.   
2007-07-06 01:01
szin68
이제 해리포터는 그만 하길...   
2007-07-06 00:26
loveful
역시 소설에서 끌어낸 환타지 세계는 볼수 있는 한계가 있는것 같습니다. 예고편에서 그리도 임팩트한 영상들이 전부라니..
영화를 보고 어린아이들이 다음의 해리포터도 기다릴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2007-07-05 22:53
justjpk
역시.. 평이 안 좋네..   
2007-07-05 21:10
upwards
예상보다 평이 좋지 않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 싶지만...^^   
2007-07-05 19:44
cdhunter
얼마전에 기사로 제작자 측에서 런닝타임을 줄이라고 했던 걸 봤는데
그 영향이 완성도의 질적 하락(플롯의 공백)과 연관이 있는 듯.   
2007-07-05 14:28
penigunz
흠.아무튼..해리포터는..역시..어린이 영화?.ㅋ   
2007-07-05 14:05
ldk209
실제 소설에서도 해리 포터의 퀴디치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소설의 하이라이트 영상이라도 보고 싶다..   
2007-07-0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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