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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2개국 200여 편 영화를 상영한다. 62개국 510편의 출품됐으며 58개국 389편의 영화가 출품됐던 지난 해보다 121편이 늘어난 수치다. 이는 전주국제영화제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 받고 있음을 입증하는 하나의 사례다. 또한 국제영화제작자 연맹에 아시아에서 6번째로 가입하며 해외영화제로서의 비전을 마련하는 동시에 국내영화제 사상 최초로 ‘ISO9001’에서 품질 시스템을 인증 받았다. 매년 국내관객 동원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는 것 역시 영화제의 국내입지를 대변할만한 지표가 된다. 이에 따라 영화제를 찾는 관객의 편의를 위해 8만석에서 10만석으로 객석 규모를 확보하고, 영화제 주위의 숙소를 확보해 사랑방 숙소를 확대하는 한편, 전북대와 영화5거리를 오가는 셔틀버스의 운행 시간을 단축하는 등, 다양한 비책을 구상 중이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발견과 발굴을 지향해 왔다. 또한 <디지털 삼인삼색>을 기획하는 등, 디지털 독립영화를 통해 영화적 대안을 제시하고,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작품과 관객의 접근성을 넓혔다. 10회를 맞이한 영화제는 아피차퐁 위라세타쿤, 류승완, 봉준호 등, 전주영화제에서 발견한 세계적인 감독들의 데뷔작을 다시 한번 상영한다. 2회 이후로 기획되지 않았던 회고전도 부활한다. 금세기에 복원된 한국영화 4편을 상영하는 가운데, 김기영 감독의 <하녀>완전복원판이 최초로 공개된다. 작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공개된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분노>복원판도 상영될 예정이다. 폴란드의 거장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의 대표작과 작년에 발표된 신작 <안나와의 나흘 밤>까지 포함된 9편의 회고전과 한국독립영화의 중요한 계보를 차지하는 홍기선 감독의 작품 4편을 상영하는 특별전도 마련됐다.
시네마 스케이프의 ‘팔레스타인은 지금’ 섹션에 마련된 3편의 영화는 과거에 발표된 영화이나 최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으로 동시대 문제를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와 함께 동시대 지구촌의 사회적 문제와 미학적 급진성을 결합한 영화를 소개한다. ‘영화보다 낯선’에서 소개되는 스페인의 실험영화 감독 ‘페레 포르타베야’ 특별전과 스리랑카 특별전에서 준비한 시네아스트 ‘달마세나 파티라자’의 작품이 눈에 띈다. 국제경쟁작에 포함된 <유토피아>나 <하수구> 그리고 김응수 감독의 <물의 기원>등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사이의 장르적 경계를 허문 문제작들도 주목할만하다. 지속성을 극대화시킨 디지털의 특징이 반영된 작품도 소개된다. 라브 디아즈 감독의 <멜랑콜리아>은 상영시간이 480분에 이르며 상영시간이 280분에 이르는 왕빙 감독의 <철서구>도 지난 3회 상영된 이후로 다시 전주를 찾았다. 홍상수, 가와세 나오미, 라브 디아즈가 참여한 <디지털 삼인삼색 2009>도 발표된다.
한국독립영화 제작을 활성화하고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전주영화제가 마련했던 단편 프로젝트 <숏!숏!숏!>도 전주영화제와 함께 올해로 10번째를 맞이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숏!숏!숏! 2009>는 충무로와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젊은 감독 1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돈을 주제로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대인들을 다양한 표현 양식으로 조명한다.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숏!숏!숏! 2009>에 참여한 감독들이 기자회견장에서 소감을 발표했다. 대부분 짧은 인사를 남긴 가운데, 이송희일 감독은 “옴니버스를 여러 번 했지만 10명이나 되는 인원과 함께 해보긴 처음”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또한 옴니버스 영화에 처음 참여한다는 양해훈 감독은 “유명한 감독들만 편애해서 분배가 공평하지 않았고 워낙 힘들게 찍어서 안 좋은 기억이 많다”며 웃음을 유발했고, 윤성호 감독 역시 “개막작인 줄 알았으면 안 했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스리랑카의 <마찬>은 경제적 위기에 내몰린 남성들이 엉뚱한 발상으로 이를 극복해낸다는 코믹한 내용을 담은 동시에 냉정한 리얼리즘 영화다. 올해 준비된 스리랑카 특별전과 함께 낯선 스리랑카 문화를 특별한 기회다.
인터넷 문화를 통해 위상이 변하고 있는 영화 비평문화를 되짚어보기 위해 영화평론 마스터클래스가 준비됐다. 프랑스와 미국, 호주에서 활동하는 유명 영화 저널리스트를 초청해 그들이 선정한 영화 1편을 함께 관람하고 비평적 분석을 듣는다. 또한 미국의 중요 비평가인 매니 파버의 추모 강연회가 클로징 이벤트로 준비된다. 또한 다양한 학술행사와 다양한 감독과 배우를 만나는 씨네토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한편, 지난 3달 동안 설문조사를 통해 전주영화제에서 다시 보고 싶은 영화 5편을 선정해 상영한다. 한편 올해부터 운영되는 전주 프로젝트 마켓을 통해 전주영화제와 한국영화산업의 연계를 강화하려는 방침이다. 전주 영화제작소 준공도 가까운 시일 안에 이뤄질 전망이다. 제10회를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늘 4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9일 간의 영화 축제를 위해 만전을 기하는 중이다.
2009년 4월 1일 수요일 | 취재: 민용준 기자(무비스트)
2009년 4월 1일 수요일 | 사진: 권영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