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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e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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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6 오후 11:51: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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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스포일러성 애기가 많습니다.>
드디어 개봉 전날이 되어서야 이 화제(?)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개봉전에도 여러가지 혹평을 들으면서도 꿋꿋이 이 영화를 본 이유야.. 물론 예진 낭자때문이기는 했는데..보고나서 드는 느낌은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만 들더군요.
암튼 영화를 보고나서 든 느낌은 한국영화의 흥행코드를 모으면 흥행이 될까 였습니다? 물론, 예매사이트의 예매량을 보면 분명히 흥행은 되는거 같지만.. 정작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의 느낌은 다들 실망스럽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더군요.
하여튼 이 영화를 보면 한국영화의 주요 흥행코드는 다 들어있습니다. 코믹, 멜로, 신파, 불치병, 조폭, 사투리.. 주인공인 차태현을 보면 `엽기적인 그녀`와 `연예소설`의 캐릭터가 섞인 느낌이고, 손예진을 보면 `클래식`과 `연예소설`, 유동근, 성지루를 보면 분명 `가문의 영광`이 섞어 나옵니다. 특히 후반의 어떤 장면을 보면 손예진의 모습이 앞의 두영화가 생각이 날 만큼 뚜렷해지더군요.. 그런데.. 영화배우가 전작의 모습이 투영된다는 것은 영화에 그 만큼 몰입이 안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죠.
그러나..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대단히 불편해진것은 솔직히 배우의 아이콘이 전작이 연상된다는 점도 아니고, 그렇다고 코믹하고 신파가 섞여서도 아니죠. 솔직히 잔잔한 면이 없는 거의 슬랩스틱식의 코미디로 흐르는.. 따라서 과도한 몸동작과 전혀 현실적이지 못한 극단적 캐릭터가 난무하는 이 영화가 마음이 불편했던 것은 전혀 영화가 리듬을 타지 못한다는 생각때문이었을겁니다.
아무리 극단적 캐릭터와 현실적이지 못한 작위적인 구성에 치중한다고 해도 영화가 개연성을 갖추는 영화적 리듬을 탔었다면 그래도 재미있게 보고는 나왔을거 같은데.. 영화의 구성자체가 흥미롭지 못한 구성.. 말 그래도 빤한 구성을 가진 일회성 에피소드만 가득한 원맨쇼의 코메디를 제가 감당하기 힘들어서 였겠죠. 특히 처음의 코믹에서 신파로 빠지는 드라마적 구성은 전혀 관객의 슬픔을 자아내기 보다는 실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한 흐름을 가지고 있더군요.
암튼 제가 옛날 `해피투게더`를 보면서, `피아노`를 보면서 가졌던 오종록 감독에 대한 믿음은 여기서 깨지더군요. 차태현과 유동근의 연기가 분명 최선을 다한것임에 불구하고 억지스럽게 보이는거나, 손예진의 연기가 이 영화에서 두드러지게 어설퍼지는 것은 배우의 책임보다는 이 영화를 이끄는 감독의 역량부족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듭니다. 그렇다면 피아노의 감동은 오종록감독의 연출력이 아닌 작가의 뛰어난 능력때문이었던 것일까요? 그렇다면 충무로에 그 소문났던 시나리오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것일까요?
마지막 클라이막스의 결혼식장면은 왜이리 우습던지.. 아무리 바람둥이라도 어떤 여자와 결혼을 결심했다면 그건 분명 인생의 중대한 결심을 내린것일텐데.. 겨우 차태현의 몇마디에 `이 결혼은 무효입니다.`라고 말할수 있을지.. 그런데 모든 하객이 전부 박수를 치고 좋아한다..? 말이 된다고 생각이 들던지요?
어떤분이 애기하신 상업적영화이고 그냥 오락영화라고 치부해버리면 그만일지 모르지만. 왠지 상영된지 몇일 만에 막내리는 한국영화가 부지기수인 점을 감안한다면 솔직히 영화본 느낌은 우울 그 자체입니다. 대중적 스타성을 가진 주인공들을 캐스팅 한 이런 작위적인 작품이 흥행하는게 한국영화시장이지만. 이건 동갑보다 못한 황당함이라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솔직히 내가 한국영화에 바라는 것은 `살추`같은 걸작을 바라는 것도, `지구를 지켜라`나 `질투는 나의 힘`같은 독특한 작품만을 바라는 것은 아니죠. 상업적 흥행을 노리는 오락영화라고 해도 어느정도 영화적 예의를 갖추어야 돈을 내고 보는 영화팬에 대한 예의가 아닐지.. 그렇지 않아도 스크린 쿼터제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가지는 저의 마지막 생각입니다.
P.S. 영화 혹평했다고 저 욕하지 마세요!! 물론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진분도 존경합니다. 저의 평은 저의 주관적 생각이라고 치부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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