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 잔다? 이건 할 말 다 한 것이다. 심야로 본 것도 아니고, 다른 시사회와 비슷한 오후 9시대에 봤는데 영화 보고 나오면서 잤다는 것이 창피해 아무 말 안 했는데, 같이 본 형이 자기 잤댄다. 무려 40분이나.. 나도 10분 넘게 잤다. 옆옆 사람도 "자기 왜 영화 보면서 자고 그래?" 얘기한다. 말 다했다. 영화 96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지겹게 하면서 졸리게 만든다. 게다가 "레니할린" 의 약발이 많이 떨어짐을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였다. <다이하드2>를 시작으로 <롱키스굿나잇><딥블루씨><드리븐><마인드헌터> 재밌게 본 작품도 많고, 각각의 독특한 특성을 지닌 그런 감독인데, <엑소시스트4-더비기닝>때 좀 실망했는데 완전 이 영화로 무너졌다.
초능력을 쓰는 4명의 청년들이 나온다. 역시 개념이 없는 놈은 막 쓰고 있고, 개념이 있는 놈은 그만두라 한다. 알고 보니 초능력에 맛들이면 더 빨리 늙어 죽게 되는 놈들이다. 처음에 5 가족인데, 4명만이 나올 때부터 나머지 한 놈이 나와서 난리 피울 거라는 것은 쉽게 눈치챌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착한 편의 승리다. 이런 단순한 스토리로 관객들을 모으길 바라고 영화를 찍었다면 너무했다. 그 초능력이라는 것도 각각의 캐릭터가 독특하게 나와서 눈길을 사로 잡았던 <엑스맨>과는 완전 잽이 안 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능력이라고도 말하기 어렵다. 눈이 슁 가로로 한 번 깜박거리면 뭐 공중에 뜨기도 하고, 완전 박살난 것도 시간을 거스르는지 원상복구 시키고, 게다가 염력은 다들 기본적으로 갖추면서 자동차로 슝 날기도 한다. 우선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너무 현실성 없어서 말이 안 나온다.
연기하는 애들도 어휴.. 무슨 어색한 연기를 저렇게 하는지 내가 다 민망했다. 사랑의 감정 표현이 너무 서툴렀고, 놀라거나 하는 장면이나 대화하는 것도 왜케 어색해 ㅡ.ㅡ;; 기대했던 특수효과도 거의 없었다. 초반에 자동차가 완전히 조각조각 분리됐다가 다시 합체되는 장면 정도가 기억에 남지.. 나머지는 시시껄렁한 놈들의 수다나 지켜봐야하고, 너무 졸린 나머지 그나마 재밌을 거 같았던 악당과의 결투씬에서 졸아 나오면서 선의 승리만을 확인했을 뿐 별 거 없었다. 차라리 그 앞에 잘 걸 이라는 후회도 든다.
미래를 지키려는 자와 부수려는 자, 진실과 복수가 충돌한다 라는 어설픈 카피도 영화를 보면 더 어이없게 된다. 오랜만에 완전 비추영화를 봤는데 그게 아쉽게도 좋아하는 감독 작품이라는 것이지만 그래도 절대!! 절대 보지 말기 바란다. 컴퓨터로 다운받아 보기에도 시간이 아깝다. 절대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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