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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마리화나??? 아버지와 마리와 나
ldk209 2009-02-02 오후 2:53:17 1406   [0]
아버지와 마리화나??? ★★★☆

 

한 때 잘나가던 가수였던 배태수(김상중)는 마리화나 상습 흡연자로 자주 감옥에 드나든다. 오랜만에 출소한 태수는 아들 건성(김흥수)의 냉랭한 반응을 접한다. 건성은 어릴 때부터 혼자 살면서 겪은 어려움과 외로움으로 인해 아버지를 근본적으로 신뢰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건성은 길에서 갈 곳 없는 미혼모인 마리(유인영)를 만나게 되고, 마리는 건성의 뒤를 따라 집으로 찾아온다. 태수, 건성, 마리는 새로운 가족이 되어 새로운 삶을 꾸려 나가게 되고 건성이 그토록 바라던 행복이 찾아올 것만 같다. 그러나 태수가 여전히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음을 알게 된 건성의 분노는 폭발한다.

 

이무영 감독이 가수 한대수의 인생관을 토대로 만들었다는 영화 <아버지와 마리와 나>는 줄거리에서 보듯이 <아버지와 마리화나>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제목에서 의미하듯 이 영화는 마리화나에 대한 일종의 예찬이 담겨져 있는 한국에선 정말 도발적 논쟁이 가능한 작품이다.

 

마리화나는 그 자체로 대단히 민감한 소재임이 분명하며, 분명 한대수, 김부선, 신해철 등의 가수 배우들이 봤다면 환영해 마지않을 영화일 것이다. 그리고 과거처럼 그냥 무작정 덮어두고 처벌하기엔 조금은 미심쩍은 부분들도 많은 것 같다. 과거 대마 아버지로 불리기도 했던 신중현 씨의 인터뷰를 보면 1970년대 초까지 대마초는 전혀 불법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수들이 죄의식 없이 피웠고, 갑자기 불법이 되면서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취급되었다는 것이다. 아마 그 이면엔 유신시대라는 배경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현재에도 논란은 여전하다. 한 쪽에선 담배보다 중독성이 덜하며, 대부분의 나라에서 허용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또한 비록 불법일지라도 고작 과태료 정도의 처벌에 불과한 외국에 비해 한국은 마약과 동일하게 다룸으로서 행위에 비해 처벌이 너무 과중하다는 점을 제기한다. 실제로 마약 관련 서적에 보더라도 대마초는 환각 증세가 없고, 중독성이 담배보다 덜 한 것으로 표기되어 있다. 반면, 수사 기관에선 소위 ‘사다리 효과’를 내세우며 여전히 강력한 처벌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사다리 효과’란 대마초를 피우는 사람은 더 강한 히로뽕과 같은 마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사다리 효과’에 대해선 여러 의문을 제기해 볼 수 있다. 대마초에서 마약으로 옮겨 간다면 대마초로는 어떻게 옮겨 가게 되는 것일까? 그 하위에 담배가 있다고 보면, 담배부터 금지해야 되는 것은 아닐까? 대마초나 히로뽕이나 비슷한 수준으로 인식되다 보니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대마초와 마약사범을 다르게 접근하면 ‘사다리 효과’라는 것도 미약해지는 것은 아닐까? 분명 ‘사다리 효과’를 과도하게 강조하게 되면 사실상 인간들이 누리는 대부분의 유희가 금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으로까지 확대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내가 대마초, 마리화나 합법화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다. 담배를 끊은 지 오래되다 보니 이젠 담배 연기를 맡는 것조차 굉장히 괴롭다. 대마 연기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암튼 담배연기에 대마연기까지 두루 맡고 싶지는 않다. 다만, 행위에 비해 처벌이 과도하다는 점은 분명히 집고 넘어가야 하며, 난 여전히 과도한 건강주의자보다는 어느 정도는 쾌락주의자 쪽에 가깝다.

 

대단히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이 영화는 논쟁을 위한 영화로는 보이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차분한 톤의 화면과 잔잔한 어쿠스틱 풍의 음악, 그리고 무난하게 튀지 않는 배우들의 연기는 이 영화를 느긋하고 나른한 오후의 한 때로 기억나게 한다. 다만, 건성의 학교 에피소드와 마리의 역할은 영화의 큰 틀에서 섞이지 못하고 겉돈다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타워팰리스와 그 인근의 마을을 대비시킨 건성의 학교생활은 너무 전형적이고 교훈적이어서 굳이 필요했을까란 생각이 들고, 마리의 역할에 관한 의문은 편집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무슨 말이냐면, 영화제목에 마리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을 만큼 마리는 영화를 끌고 나가는 세 다리 중의 하나로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마리가 그 집에 들어옴으로서 유사 가족이 완성되는 것이고, 이는 건성의 행복을 담보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그런데 마리의 사연은 - 마리는 텅 비어 있는 아파트를 찾아가 그곳에 놓인 부모님과 자신의 사진을 보며 눈물짓는다. 유추 해석해 보자면, 아마도 마리의 부모님은 돌아가신 것이다. 사업이 망해서 그랬을 가능성이 제일 높다. 그냥 사고였다면 마리는 계속 그 집에서 살 것이기 때문이다 - 태수와 건성에게 이입되지 못하고 마리 혼자만의 사연으로 그냥 지나가 버린다. 태수와 건성의 과거와 심정이 자세하게 설명되는 것과 달리 마리에게는 오로지 현재만 있을 뿐이다. 아마 마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사연을 셋이 공유하는 장면까지 촬영됐겠지만, 편집과정에서 걸러졌을 가능성이 크다. 차라리 마리의 에피소드가 살려지고, 건성의 학교 에피소드가 죽었더라면 어땠을까? 이야기가 더 집중력을 얻지 않았을까??

 


(총 1명 참여)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6-30 17:00
powerkwd
잘 읽고 갑니다 ^^   
2009-05-28 17:15
okane100
이거 너무 흥행에서 밀린것 같아 아쉬움이 드는 영화예요.배우들 연기도 참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2009-02-03 15:16
ldk209
약간 엇박자가 나긴 해도 괜찮드라구요...   
2009-02-03 11:32
ffoy
호오~ 이런 내용이었었군요. 제목의 중의적 의미도 이제야 알았네요^^   
2009-02-02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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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마리와 나(2006, Like Father, Like Son)
제작사 : 이이필름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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