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은 여전했다. 다만 전작들에 의한 학습효과에 의해서인지 조금 약해 보였던 것 같다. 그래도 도심 속의 흡협귀와 늑대인간들의 한판 대결이란 긴장감은 여전히 높다. 즉 흥행성은 높은 영화다. 다만 인간에 의해 제거되는 흡혈귀와 늑대인간들의 모습이 처량해 보였다. 어떤 점에서 인간보다 강인해 보인 그들이 그렇게 허무하게 전멸되다시피 한 것은 보면 정말 인간이 강해 보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를 만들려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지 마음잡고 흡혈귀들과 늑대인간들이 인간에게 덤볐다면 과연 어떻게 됐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하게 된다. 어쩌면 이 점에서 영화는 영화일 뿐이란 생각이 든다. 강할 것만 같은 존재가 영화의 Plot을 통해 결국 사회적 약자처럼 전락하는 것을 보면 대중성이든 예술성이든 다 인간이 하기 나름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다 예술의 본질이고 흡혈귀란 존재나 늑대인간 모두 다 인간이 상상으로 만든 창작물이기 때문이리라. 따라서 이 영화, 사람들의 로망과 환상, 그리고 어느 정도의 괴기함과 폭력성을 기반으로 관객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노력하는 반증일 것이다. 미모로 승부하던 여주인공의 매력도 과거보단 조금 덜해진 것 같다. 하기야 벌써 몇 년의 세월이 흘렀을까? 이미 이 영화 시리즈 물이 4회에 이르렀다. 1년에 한 편씩 찍은 것도 아니고 보면 세월의 잔인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래도 그녀는 볼만 하긴 했다. 영화 찍기 전, 과거의 슈트를 다시 입을 때, 몸에 안 맞을지 걱정했을 만큼 시간이 지났지만 다른 여자 배우가 이 역할을 맡는다면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됐을 것이고, 흥미 역시 반감될 것이다. 차라리 이 영화의 마지막이 해피 포터 시리즈처럼 주인공이 나이 먹으면 끝나는 그런 과정을 겪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이 영화, 이제 여자 주인공이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예사롭지 않은 코드를 갖고 있다. 바로 그녀의 2세 출현이다. 이제 그녀는 한국에서 제 3의 성이라 불리는 아줌마가 된 것이다. 책임져야 할 가족의 일원이 생겼다는 것은 그녀의 책임감을 높일 일이겠지만 과연 흡협귀인 그녀가 자녀교육이나 주택문제. 그리고 노후문제 등을 고려할 것 같진 않다. 어차피 평범하지 않은 그녀니까. 하지만 그녀가 엄마라는 사실은 그녀의 전투 목적에서 새로운 것 하나가 추가되는 것이며, 흡혈귀도 인간이구나 하는 유사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즉 그녀는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 역시나 목숨 걸고 싸울 것이란 사실이다. 모성에 의한 잔인한 폭력이 어쩌면 용인되는 시점이 바로 이 지점이고 이제 그녀의 전투는 새로운 정당성을 획득하게 된다. 엄마로서의 보호본능, 이제 앞으로의 시리즈물이 갖게 되는 이유다. 거기에 그녀의 남편 역시 존재하니 딸 하나를 위해 뭉친 어느 부부의 눈물 어린 투쟁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이러고 보면 영화는 조만간 시리즈물을 끝낼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고, 계속 여자 주인공이 똑 같은 사람으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설사 아니더라도 딸이 다시 성장해서 더욱 강해진 능력으로 액션을 이어받을 수도 있다. 간간히 최초의 여자 주인공이 간헐적으로 나올 수 있는 기회도 얻을 것이다. 즉 그녀는 영화 속에서 어지간하면 사라지지 않는 그런 배우가 된 것이다. 그녀는 정말 불멸이 될 것도 같다. 흡혈귀도 가족이란 관계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러기에 인간의 성향을 지닌 괴물로 그려진 것이리라. 아니 흡혈귀 영화를 가장한 가족 영화다. 다른 코드도 많이 있겠지만 이게 가장 마음에 끌린다. 최근 경제상황 악화로 인해 다른 가족 구성원이 부담이 되는 상황이 되어서 서로 간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 다반사가 된 지금, 이 영화는 흡협귀들도 자식과 가족을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인간인 우리들을 각성시키려 하는지 모른다. 새로운 시리즈물을 만들려는 고육책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이 영화를 보면서 최근의 일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모든 게 다 그런 것이겠지만 영화 보면서 우리를, 그리고 나를 돌아보는 계기는 언제나 마련된다. 이 영화를 통해 가족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