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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목]"눈부신 복원!" 아리랑
rose777 2003-05-19 오후 6:50:07 775   [3]

관람일 : 5월12일월요일

이두용감독에 의해 복원된, 1926년 작 나운규의 2003 [아리랑]은 분명히 언급하건데 눈부신 복원이며, 여느 타작품과의 비교분석이 불가능한(이시점에서 이두용의 아리랑은 아리랑만의 , 혹은 한국인만의 고유한 영역과 위상을 확보하게 된다.) 걸작이다.
변사 최주봉씨의 목소리가 극장안에 퍼져갈 때 나는 이미 (언급하건데, 나는 1926년 작 나운규의 아리랑을 보지 못했다.) 영화에 매료당하기 시작했다.

영화는 구태의연하고 작위적인 연애구도 그리고, 일제치하에서 고통받던 한민족의 한스럽고 억울한 정서를 끊임없이 달래주고 위로해주기 위해 노래하고(결국, 모든이들이 영진이의 죽음앞에서 아리랑을 노래하기 시작한다.) 분발한다. 그들은 땅을 지켜야 하고 가족을 지켜야 하고 사랑하는 애인을 지켜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방훼하는 장애물이 바로 "주권의 상실"이라는 사유는 이두용감독에 의해 행해진 [아리랑]의 복원작업이 왜 필요했었는지에 대한 타당하고 합당한 사유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아리랑의 스토리플롯은 전혀 새롭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이상하리만치, [아리랑]의 모든 에피소드와 흑백화면에서 돌아가는 분절된 쇼트들은 아주 오래전에 잊어버린 개인적인 슬픔마저 건드리는 "위력"을 지닌다.

우리가 잊어버린 것들에 대한 "재발언"의 위력이 기대이상의 파장을 일으키는 순간 영화는 영진이의 과거를 아름다운 비젼으로 노출시킨다. 멀쩡한 정신상태의 영진이는 바이올린을 켜고 누이 영희와 친구 현구 그리고 영진이를 사랑하는 명자 그리고 아버지 최노인은 영진이의 아름다운 바이올린 연주를 듣는다. 그리고 영진이는 서울로 대학공부를 하러가기위해 멋진 교복차림을 하고 해맑게 웃는다. 현재에 밧줄로 꽁꽁 묶여있는 영진이의 현재상황과 과거 비젼장면은 멋지게 아우러지며 인간의 알 수 없는 생애의 고통과 그 고통을 훌쩍 뛰어넘어 전체의 서글픈 운명을 위로한다.

아름다운 청춘이여 돌아올 수 없는 나날이여.
영진이의 비젼씬을 통해 끊임없이 감독은 현재의 잘못을 지적하고, 잘못된 것을 고치지 않는 인간의 자만을 질책한다. 당시에 겪었던 주권상실로 인한 (개인의 게으름이나 탐욕등과 전혀 무관한 이상한 결과이기에 더욱 서글프다.) 고통은 결고 [과거]의 일이 아닌, 2003년 [현재]에도 여전히 진행중인 현재진행형이 아니냐고 묻는 영화의 진지한 질문에 웃을 수 없는 것은 세월의 흐름과 관계없는 삶이 주는 끝없는 고단함 때문일 것이다.
돌아올 수 없는 영진의 바이올린 연주장면은 마치 페데리코펠리니의 젤소미나를 연상케 한다. 비릿한 미소와 오버랩 되는 서글픈 바이올린 연주는 영진의 미래의 (결국, 과거)모습을 이미 우리가 목격한바 있는 사실에 근거한 정서의 울림이다. 현구의 하모니카와 영진의 바이올린을 울림의 도구로 차용한 감독의 현명한 선택은 유려한 연출력을 한층 더 빛나게 해준다. [향수]와 [슬픔]이라는 단어와 맞물리는 하모니카와 바이올린이라는 상징적 의미는 시대의 고통("시대"라는 단어에 더욱 집중해야 마땅하다.)을 위로하는 "변형된 가락"이다. 즉, 지금 그들을 위로하는 가락이 그들의 목청과 진심을 담은 아리랑이라면 과거속의 가락은 바이올린이다. 하모니카 역시, 현구가 그리워하는 세월속의 영진을 부르는 가락이다. 이렇듯 [아리랑]은 도구의 절묘한 차용을 통해 영화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극대화 시킨다.

"아름답게 미친 영진이를 위한 아리아 아리랑"
영화는 줄곧 영진이의 여동생 영희를 차지하려는 천가의 아들 그리고 영희와 사랑에 빠진 현구 그리고 미친영진이를 변치 않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명숙의 연애구도를 노출시키면서도 그들의 연애형태가 얼마나 현재와 다른 것인가에 대한 쐐기를 틀림없는 지점에 박기 시작한다. 경성으로 공부하러 떠나는 과거의 영진과 밧줄에 꽁꽁묵여 침으로 범벅된 얼굴로 웃고 있는 영진은 물론, 다르지만 그를 사랑하는 명숙의 마음은 같다. 체제([아리랑]에서 천가와 천가의 아들은 "전체와 체제"의 맹점을 언급한다.)는 영희를 돈과 기회로 끊임없이 유혹하지만 현구를 향한 영희의 마음은 역시, 같다. 현구 역시 친구를 위해 탈을 뒤집어 쓰고 신문명을 공부하고 내려와 동네의 문맹퇴치를 위해 학당을 여는 변치않는 의지를 보인다. [아리랑]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선인이며 왜 분노하지 않느냐고 질문한다면 당신은 분명 경솔한 사람이다. [아리랑]의 대범한 엔딩은 분노를 폭발시키고 그른 방법의 통치자의 목에 섬찟한 낫을 들이대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리랑]은 강약조절에 매우 정확한 템포를 보인다, 물론, 이것은 이두용감독이 뿜어낸 연출력의 노련함이 이루어낸 커다란 성과다. 흑백으로 진행되던 스토리는 정점을 기준으로 컬러로 바뀐후 커다란 북소리와 유려한 슬로우모션과 함께 분노를 복발하기 시작한다.

결국 [아리랑]은 끝끝내 침묵하며 우리의 과거는 이러했으니 이제와서 복수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혹은 과거에 너희들의 조상들이 당한 고초는 이토록 참혹했으니 이제서라도 반성하고 똑바로 살아야 되지 않겠느냐?식의 문맥에 닫힌 수동적인 발언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결코 수십번 수백번 짓밟혔어도 결코 포기하진 않았다.
결코 달라지지도 않았다.
그들의 사랑하는 대상은 비록 미쳐서 침을 흘리고 동앗줄에 묶여 하루종일 어두운 방안에서 신음해야 하는 처지가 됬더라도 그들의 믿음과 사랑은 단 한순간도 변치 않았다. 잡초처럼 짓밟힌 그네들에게서 뿜어나온 체제의 혈맥을 끊어내는 낫질과 우렁찬 아리랑의 울림이 어디서 나온것이냐? 결국 우리들모두에게 잠재된 "저력"에서 나온 것이 아니더냐. 그런데 왜 너희들은 왜 지금 힘들다고 말하고, 미국에 끊임없이 저울질당하면서도 단 한순간도 "이것은 그르다"라고 목놓아 울어보기라도 하지 못하느냔 말이다. 낫질이 아닌 주먹질이라도 해봐야 할 것 아니냐. 너희들이 발을 내딛고 살고 있는 너희들의 국가의 주권이 흔들리고 너희들의 여중생이 탱크차아래서 싸늘한 시체로 짓밟히고 다 고장난 미사일을 국가의 재산이 위협받을정도의 거대한 금액으로 사들이면서도 왜 "그르다"라고 말하지 못하느냐 하고 묻는다. 물론, 우리는 누구의 탓으로도 아닌 국가의 운명으로(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운명의 열쇠를 쥔 당사자는 그들이 아니라 우리라는 사실이다. 결국 모든 운명의 방향은 우리가 스스로 연신 결정짓고 있다.)지금 [아리랑]을 부를 수 없을런지도 모른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아리랑]을 부르자는 의도는 헛된 시도일수도 있다. 그러나 수십년이 지난 지금 이두용감독의 커다란 성과가 눈부신 복원을 이뤄낸것처럼 우리는 어쩌면 할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피울음을 토해내는것보다, 노대통령의 방미태도에 대한 유순함을 성토하는 글을 끊임없이 인터넷에 올리는것보다, 우호적이어서는 안되는 상황에 우호적일 수밖에 없는 이 국가의 서글픈 운명을 위로할수 있는 모두의 [아리랑]을 부르는 것이 옳다. (우리가 부를 혹은 불러야만 하는 [아리랑]은 문화예술의 힘일수도, 사회의 힘일수도, 경제의 힘일수도 모든 것의 힘일수도 있다.)
그러한 [아리랑]이 영진이를 살리고 죽은 거지남매와 효순이와 미순이를 환생시킬수는 없을지 몰라도, 제2의 영진이와 제2의 효순이 미선이가 다시는 만들어지지 않도록 저항할수 있는 힘을 키울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아리랑]은 위대한 걸작이다. 당신이 [아리랑]을 어떠한방식으로 폄하하더라도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영진이의 바이올린 소리와 죽은 거지남매의 발바닥과 현구의 하모니카를 기억하는 한. 효순이 미순이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서 켜들어 올렸던 우리들의 촛불을 기억 하는 한 나는 [아리랑]을 비판할 수는 없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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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2003, A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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