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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마리이야기] 이 영화가 갖는 가능성 마리 이야기
mvgirl 2002-01-21 오후 1:08:36 1186   [0]
한국영화의 극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하고 있다는 지금의 상황.
코믹위주의 흥행위한 영화들만 흥행을 하는 장르 편협화 현상이나 한국영화의 제작비 체계가 지나치게 비대해 지고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한국 영화의 극장점유율이 헐리웃 흥행 대작에 전혀 밀리고 있지 않다는 반가운 상황, 헐리웃의 사업체계를 본 따고 있는 듯한 영화산업의 발전 그리고 기술적 마케팅적 발전은 한국영화의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한국영화의 발전 속에서도 유독 한가지 분야는 멀찌감치 뒤떨어져 아직도 헐리우드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그건 바로 애니메이션.
화제가 되었던 만화원작의 작품들이 극 영화화 되어 흥행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화제의 애니메이션화 한다거나, 제작 여건상 극영화화가 어려운 SF 소재의 애니메이션,성인을 타겟으로 하는 성인용 애니메이션도 등장하였지만 그 결과는 관객들의 외면이었다.

그들이 관객들에게 철저히 외면을 받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
아무래도 그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들이 작품을 구상하고 그것을 극 영화화 할 때 그 준비가 외국의 그것에 비해 그다지 철저하지 않았었던 것처럼 보여진다.
그러니까 헐리웃의 디즈니나 일본의 애니메이션들이 보여준 캐릭터 들의 상업성, 어른 아이를 막론하고 즐겁게 느낄만한 스토리의 짜임새, 작품의 기술적 완성도에 비해 우리 애니메이션들은 상대적으로 그 모든 것들이 월등히 떨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관객이 만화영화를 보기위해 극장을 찾게 만들게 한다면 뭔가 특별하게 관객의 시선을 끌만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 데 과거 우리나라에서 시도한 애니메이션들은 헐리웃이나 일본의 성공한 애니메이션들의 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어설프게 모방한 듯한 느낌이 지배적이었다.어디서 본듯한 창조적이지도, 줄거리의 짜임새도 있지도 않은 그저 그런 애니메이션의 일색이었으니 관객들이 돈을 주고 한국의 애니메이션을 볼 이유가 없었던 것도 같다.

그러다가 또 한편의 토종 애니메이션이 개봉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것은 <마리 이야기>라는 이름의 환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이 영화가 나의 시선을 끈건 포스터에서 느껴지는 환상적인 색감이다.
숲인 듯 보이는 전체적으로 초록빛으로 바탕에 하얀색 옷을 입은 천사 같이 투명한 느낌의 여자아이와 그 여자아이를 놀란 듯 바라보는 남자아이…
어딘지 어린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색감과 그림이었다. 그것이 너무도 정감있게 다가와서 난 이 영화를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 보아온 한국의 토종 애니메이션들과는 분명히 구분된다.
기존에 많은 영화들에서 보아왔던 원색위주의 색감이나, 일본의 성인 애니메이션을 표방한듯한 잔인한 액션이나 성인 코드의 사랑이야기, 마치 성인 관객을 겨냥한 듯한,들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과거 애니메이션들이 성인만을 겨냥하여 실패했던 것들에 반해 이 영화는 성인들에겐 애틋한 어린시절의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도시생활을 하는 그들이 맛볼 수 없었던 시골생활의 아름다운과 어린이들 만이 가질법한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등, 어른, 아이를 막론하고 영화를 즐길 수 있을 만큼 그 소재를 좋아할 만한 층이 포괄적이다.
화려한 그림도 원색으로 눈에 띄지도 않는 소박한 수채화 톤의 그림인데 그림이 전체적으로 아름답다는 느낌이 그래서 자꾸만 정겹다는 느낌이다. 전체적으론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투박한 그림인데도 전체적인 그림들이 굉장히 신선하다.
배경으로 흐르는 음악들도 아름다운 풍경에 걸맞게 잔잔하고 아름답다.
어째 상업적, 흥행적인 측면에서 그다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할 법한 소재도 아닌 그저 평범한 모습인데 그러한 평범함이 이 영화에선 비범함으로 다가왔다.
 
이 영화는 소재의 신선함을 넘어 여러 가지로 한국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 첫번째 : 애니메이션에 도입된 스타시스템.
헐리웃 애니메이션에서 유명 배우들이 각 캐릭터의 목소리를 연기를 해온 것을 이 영화 속에서도 적용을 하고있다. 헐리웃의 시스템을 따라간다는 느낌보다 우리 영화의 인지도가 높아가고 배우들의 위치도 국내외로 굳건해 지고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여러 가지로 괜찮은 시도라 생각된다.
이 영화 속에선 이병헌, 안성기, 공형진, 배종옥, 나문희 등 일반인들의 인지도가 높은 기성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함으로써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게 했다. 그들의 목소리 참여는 헐리웃 배우들이 애니메이션에 참여했을 때의 홍보효과와 비슷한 효과를 발휘해 이 영화의 기대치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 두번째 : 시골배경의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다루었다는 점.
상당히 두드러지지 않으면서도 모든 관객들을 포함할 수 있는 멋진 소재라 생각되었다.
도시생활에 찌든 어른들에겐 어린 시절을 잠시나마 되돌아 볼 기회를, 흙이나 물장난이라곤 상상도 해보지 못한 콘크리트 빌딩숲에서 지내온 어린이들에겐 수풀을 뒹굴고 물속에서 수영을 하는 정겹기만 한 경험을 주는등, 어른, 아이 모두에게 정겨움이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주는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이었다.

그 세번째 : 독특한 느낌의 수채화 풍의 그림, 기술적 발전.
투박한 듯 정겨운 주인공 남우, 그의 친구 준호 그리고 환상속의 마리.
주변의 아저씨, 아줌마 처럼 푸근한 느낌의 남우 어머니, 어머니를 좋아하는 것 같은 경민아저씨 그리고 할머니등등..
그 캐릭터의 면면이 정겹고, 투박하고, 아름답다.
또한 그들이 생활하는 평화로운 어촌의 모습은 너무도 한가하고 아름다웠다.
배경만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어촌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어린시절 하고 놀았을 법한 물놀이나, 바닷가를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장면, 이젠 사용하지 않는 등대 아지트 삼아 우정을 키우고 그곳에서 환상의 소녀 마리를 만나는 등 어촌 어린이들의 어린시절의 모습을 정말이지 환상적이고 동화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첫 장면, 도시를 날고있는 갈매기의 시점으로 도시 전체를 흝어 내려가며 보여준 장면. 기존의 애니메이션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한 카메라를 들고 도시 전체를 항공 촬영한 듯한 느낌의 이 오프닝은 애니메이션도 이젠 영화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도 있구나 하는 애니메이션 영화의 굉장한 기술적 발전을 느끼기도 하였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온 후의 허전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그 허전함의 주된 이유는 드라마의 짜임새의 부재였다.
가장 친한 친구라는 남우와 준호. 남우의 환상이 너무 두드러져서 일까 ? 그들이 친구로서 나누는 우정은 보통의 친구사이의 그것과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 다는 느낌을 갖는다.
오히려 늘 혼자 생활하는 남우의 곁에 말없는 친구로 남아있는 요가 진정한 친구가 이니었을지…. 하지만 그 요는 어린시절의 환상의 세계를 체험하는 동무이긴 하지만 그 이후 어떻게 되었다 더라 하는 마무리도 없다.
남우의 어머니와 동네아저씨 경민. 경민 아저씨는 혼자가 되어버린 남우어머니에게 관심을 가지고 남우의 집에 드나들며 집안일을 돕기도 하지만 어머니와 아저씨의 관계 또한 어정쩡하기만 하다. 할머니는 집안에 남자의 손길이 필요한 일이 생기기만 하면 경민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그를 시어머니의 입장에서 경민 아저씨를 며느리의 새 남편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은 없는 듯 할머니의 태도조차 분명치 않다.
각각의 캐릭터들의 성격이 그다지 분명하지 않았던 것이 이 영화의 최대의 약점이라면 약점이고 그래서 영화의 줄거리적 짜임새도 없어졌고 커다란 사건없이 밋밋하게 진행되는 지루한 줄거리란 인상을 주었다.

최초로 스타 시스템이 도입된 기성 배우들의 목소리 더빙은 그다지 성공적이라 생각되질 않는다. 헐리웃의 배우들은 각각의 캐릭터를 감안한 캐스팅이라 할 만큼 꼭 맞는 목소리 연기를 한 데 비해, 성인 남우, 준호의 목소리를 연기한 이병헌이나 공형진은 각각의 캐릭터의 특징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밋밋하게 다가왔다. 또한 그들이 등장한 시간 또한 초반 10여분 정도로 한정이 되어버려 그냥 대중들에게 홍보를 하기위한 배우들의 기용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경민 아저씨 역의 안성기나 남우 어머니역의 배종옥 또한 기존의 기성성우를 기용하였더라면 좀더 나을 법도 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애니메이션에 배우를 기용하는 건 그 배우가 가지는 인지도의 효과로 흥행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그 캐릭터에 배우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활력을 불어넣어 생동감을 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종종 기용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홍보성의 느낌만 있을 뿐 캐릭터에 대한 활기 부분에 대해선 그다지 두드러진 효과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각각의 캐릭터의 성격이 모호하였다는 단점도 이들의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데 부정적으로 작용하였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한가지 전체적으로 이웃집 토토로를 염두한 듯한 그림들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보여준다. 역시 약간의 모방은 창조의 필요악이란 말인가 !!!
남의 것을 받아들이고 기발하게 재 창조를 한 것이 아니라서 조금은 씁쓸하다는 느낌을 지울 순 없었다.

여하튼 장점과 단점을 모두가진 영화 <마리 이야기>.
그래서 관객들에게 환상을 심어줄 수도 실망을 심어줄 수도 있는 영화.
나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서 그 기대에 못 미치는 내용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그다지 개운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능성이 보였다는 부분에 대해선 부인을 할 수 없었다. 이 영화가 가진 장점을 발전시키고 줄거리나 캐릭터의 짜임새를 갖춘 애니메이션을 기획, 제작한다면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 분야의 미래는 그다지 어둡지만은 않다고 생각이 된다. 또한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그런 측면에서 <마리 이야기>가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고 하겠다.

(총 0명 참여)
jhee65
허전함의 주된 이유는 드라마의 짜임새의 부재였다.   
2010-08-2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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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이야기(2001, My Beautiful Girl, Mari)
제작사 : 씨즈엔터테인먼트 / 배급사 : 영화사청어람
공식홈페이지 : http://mymari.hana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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