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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유태인 감독의 노골적인 속셈. 작전명 발키리
flowwing 2009-01-25 오후 1:52:27 1935   [1]

 

 

 

 노골적으로 말해서, <발키리>는 전쟁 영화도 아니고, 재미와도 거리가 멀다. 브라이언 싱어는 그 많은 미국의 유태인 감독들 중 하나이고,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영화를 찍는다면) 늘 그러하듯 그 역시도 유태인을 위한 영화를 만들 것이 분명하다. 중간 잠시 정치적 스릴러를 끼워 넣어 긴박감을 주긴 하지만, 실화에 근거한 실패한 쿠데타의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대단한 스릴을 줄 것 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 근대 한 가지 의심스러운 점은 <엑스맨>에서 매그니토의 유태인 수용소 씬을 통해 간접적으로 홀로코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더욱이 그의 세 번째 영화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에서는 아예 대놓고 홀로코스트의 역사를 만들어 낸 그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던) 이 유태인 감독이, 유태인은 등장조차 하지 않는 독일 영웅(독일 국민들에게는 슈타펜버그 대령은 소위 영웅으로 불리 우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뒤에서 자세히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다는 자체가 매우 의아하다. 그래서 이 의문점을 풀기 위해서 먼저 집어보아야 할 것은, 이 영화가 이미 독일에서 완성된 다른 원작 영화가 있다는 점이다. 독일 감독이 집적 메가폰을 잡고 만든 <슈타우펜베르크>라는 영화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만든 <발키리>라는 영화의 원작에 해당하지만, 좀 다른 방향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그것에 대해서 좀 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히틀러에 의해 건설된 제3제국은 지금의 독일 국민들에게 대단히 큰 심적 부담을 주는 역사이다. 2차 세계 대전 패망이후 세상은 전쟁을 발발한 전범 국가들에게 책임을 물었고, 특히 독일은 ‘홀로코스트’라는 전대미문의 끔찍한 사건에 대하여 직접적인 책임 소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 할 수 있는 한 최대의 배상의 노력을 보요주어야만 했다. 그러나 독일에게 있어서 이 문제에 대해서, 배상 말고도 다른 큰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란 국가가 하나의 커다란 악의 세력으로 규정되어지는 것을 막아야만 하는 국가 이미지에 관한 문제였다. 그래서 독일은 이에 대하여 하나의 커다란 희생양을 만들어야 했다. 그것이 바로 히틀러다. 이로써 히틀러는 아예 독일 안에서 철저히 부정되어졌다. 무력이 아닌 압도적인 선거 결과에 의해서 정권을 획득한 히틀러를 지지했던 수많은 독일 국민들에게도 2차 세계 대전과 홀로코스트의 책임 소재를 물어야 된다는 윤리적 죄의식에 관한 문제를 독일인들은 히틀러라는 존재의 악마적인 면을 부각시켜 단지 독일인들은 히틀러에 의해 이용당했을 뿐이라고 주장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죄목에서 이제 독일인들은 일종의 면죄부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히틀러는 이 끔찍한 역사에 대하여 엄청난 책임을 지니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제1차 세계 대전의 엄청난 전쟁 배상금으로 말미암아 경제난에 봉착한 국가 위기 상태의 독일이 히틀러를 민주적인 선거에 의해 총리로 뽑고, 수상이 죽자 총통 겸 총리. 즉, 국가 수장의 위치 지위를 부여했던 국민들의 압도적인 투표 결과는 과연 이 모든 책임을 히틀러에게만 돌릴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낸다.(지금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들 만 한 과거의 교훈 아닌가!) 어쨌든 히틀러는 유태인 뿐 아니라 독일인들에게 있어서도 한 동안 상당히 혐오스러운 존재로 그려져 왔다. 그러나 그 당시에도 제3제국 시절 침묵했던 대다수의 독일인들에 대한 많은 비판이 쏟아지면서, 독일로서는 이런 지적에 맞서 당시 독일 국민들이 히틀러에게 이용당했다는 측면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더 나아가 군 수뇌부와 권력 최상위층의 사람들 중에서도 히틀러에 저항했던 세력들이 있었음을 발굴하고 알려야 할 필요성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최적화 된 인물이 바로 슈타펜버그 대령이다. 독일은 이들을 독일 레지스탕스라고 부르고(필자는 그들을 레지스탕스라고 분류하는 것에 동의 할 수 없으나, 영화 에서 그들을 레지스탕스라고 지칭한다는 점에서 일단은 그들에 대한 칭호는 이를 따르겠다), 영웅으로 추대했다. 그것이 당시 진정으로 슈타펜버그를 영웅으로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실패로 끝나버린 전쟁과 비극의 역사에 대해 책임 소재를 회피할 방어 기제로 사용되어지기 때문에 결국 슈타펜버그는 쿠데타 당시의 인식과는 달리 현재 독일에서 영웅이란 지위에 올라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독일 영화 <슈타우펜베르크>가 어떠한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독일 사람들에게 인식되어지는지 대충은 감이 올 것이다. 그렇다면 유태인 감독 브라이언 싱어는 어떤 목적으로 <발키리>를 만든 것일까? 그의 출세작이기도 한 <유즈얼 서스펙트>의 각본가 크리스토퍼 매커리의 제안에 의해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브라이언 싱어가 공동 제작까지 담당하면서 주도적으로 추진한 영화이다. 그렇다면 브라이언 싱어는 이 영화를 통하여 꼭 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을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은 브라이언 싱어의 홀로코스트에 대한 시각이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이란 영화가 보여준 방식대로 홀로코스트 그 자체보다는 그것의 직접적인 가해자에 대하여 더욱 비판적이라는 점이다. 홀로코스트를 다루었던 선배 감독들의 영화들. 즉 스티븐 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 로만 폴만스키의 <피아니스트> 그리고 로베르토 베르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알다시피 이들 모두는 유태인들이다)들이 모두 홀로코스트 가해자에 대한 심판보다는 그 역사 자체에 깊은 유감을 들어내고 있었던 점과는 달리 이 젊은 유태인 감독은 홀로코스트를 자행했던 그 어떤 인물에 대하여 죄의식을 따져 묻기를 의도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그런 브라이언 싱어에게 대단히 큰 심적 변화라도 생긴 것일까? 나는 그가 히틀러 암살에 관한 영화를 찍는 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특히 그것이 독일에서 영웅으로 불리어지는 슈타펜버그 대령에 대한 이야기란 사실을 들었을 땐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그리고 어쩌면 이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쉰들러 리스트>로 그들을 고발하고 <뮌헨>으로 자기반성을 찾았던 전례에 비추어 봤을 때(그리고 그가 스필버그를 존경한다고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영화 역사 안에서 하나의 용서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이 예상과 기대는 처참히 무너져 내렸다. 이 영화는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보다 더욱 날카롭고 매섭다. 브라이언 싱어는 이 영화를 통해 홀로코스트를 아예 다루지 않음으로서 오히려 독일의 역사에 대하여 일말의 사정을 두지 않고 날카롭게 난도질한다. 그는 이 영화로 독일인들이 히틀러라는 방어 기제를 통해 죄의식에서 벗어났던 독일인들을 비판하고 있다. <발키리>를 적극적으로 제작하려 했던 브라이언 싱어는 결코 이 영화의 원작이 훌륭하다거나, 실화치고는 제법 극적인 소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영화화를 결정한 것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서스펜스라는 기제를 작동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그가 실화 그것도 결말이 모두 예상되는 실패된 쿠데타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기로 결심했을 때부터 이미 극적인 재미를 상당수 포기했다는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그가 이런 자신의 장기 영역을 포기하면서까지 꼭 말해야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원작 <슈타우펜베르크>와 이 영화가 어떤 지점에서 달라지는지를 살펴본다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이자 제작자이기도 한 브라이언 싱어가 원작 <슈타우펜베르크>를 보지 않았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그런 브라이언 싱어에게 슈타펜버그 대령은 어떤 존재로 보였을까? 또 그를 위시한 독일 레지스탕스들은 또 어떻게 볼 수밖에 없었을까? 브라이언 싱어에게는 히틀러를 위시한 제3제국을 이끌었던 나치 세력들이 적대적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슈타펜버그 대령이 우호적인 인물로 보이긴 힘들었을 것이다. 영화상에서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다는 점에서 그들이 홀로코스트에 어떠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고 추측하기는 힘들다. 그들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히틀러의 제3제국을 전복시키고자 했다는 점이 명확히 제시되고 있다는 것,(이 영화의 쿠데타 세력들이 유태인 학살과 같은 비인륜적 행위에 분노했기 때문에 히틀러를 암살하려고 했다는 언급은 그 어디에도 없다. 영화는 내내 히틀러 체제의 독일이 소련과의 지리한 대치와 연합군에게 세가 기울고 있다는 점을 통해 더 이상 이 싸움에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기에 히틀러를 암살하고 항복이 아닌 연합군과의 휴전에 들어가야 한다는 정치적 계산이 앞서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특히 앞에서 필자가 언급한 브라이언 싱어가 홀로코스트를 바라보았던 관점 중 중요하다고 지적한 홀로코스트를 자행한 인물들에서 방점은 복수를 뜻하는 ‘~들‘이다. 즉, 브라이언 싱어의 입장에서는 그들은 히틀러의 만행을 저지하고자 했다기보다는 그들의 정치적 계산이 앞선 쿠데타였기 때문에 그들이 훌륭하게 비추어질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그것은 내가 그들을 레지스탕스라고 분류 할 수 없다는 의견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장 피에르 멜빌의 <그림자 군단>이라는 프랑스 레지스탕스들의 실패를 다룬 영화와는 성격이 달라진다. 독일에 의해 나라의 대부분을 점령당한 프랑스의 영토 안에서 목숨을 담보로 펼치는 레지스탕스들의 파시즘 저항 운동은 침략된 조국을 구하기 위한 애국투쟁으로 그려 질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안에서 벌어진 실패의 과정은 성공과 실패의 성과론으로 판단 되여 후세에 남기게 될 역사의 주안점에서 미처 다뤄 질 수 없다면, 결국 영화라는 이름으로 복원되어질 가치를 지닐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은 얼마든지 영화라는 영역에서 설명되어질 의미가 있다. 그러나 <발키리>와 <슈타우펜베르크>의 경우, 파시즘 저항 운동은 애국투쟁이라기 보다 정치적 투쟁에 가까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정치적 투쟁이 히틀러의 제3제국이 보여준 홀로코스트의 참담함을 결코 가릴 수 없다는 점에서 나 역시 동의한다. 그래서 명백히 제2차 세계 대전과 홀로코스트에 대한 전범의 책임을 히틀러에게 전가하고 있는 <슈타우펜베르크>의 경우, 지금의 독일은 나치 시절의 극소수 세력이었던 슈테판버그 대령의 쿠데타 세력임을 자인한다. 그러나 이런 의식은 당시 선거를 통해 정권을 가졌던 히틀러의 나치 정권의 독일이 자신들의 나라가 아님을 부정해야지만 완성된다. 그렇다면 또 다시 두 가지 문제점에 직면한다. 선거에 의한 민주적 제도가 아무런 의사 결정을 나타낼 수 없다는 무용론 또는 선거가 의사 결정을 나타낼 수 있는 방식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조상이 전부 독일이란 나라에 부정되어지는 부정론이 설립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둘 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설명이라고 보긴 힘들다. 결국 <슈타우펜베르크>의 경우, 독일의 면죄부를 주기 위한 방어 기제로 쓰인 확률이 높다. 또 그것은 <슈타우펜베르크>라는 영화에서 슈테판버그 대령의 쿠데타 세력들이 <발키리>에 비해 상당히 미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강하게 의심 되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이 브라이언 싱어의 <발키리>와 <슈타우펜베르크>의 차이가 벌어지는 부분이다.


 우선 <발키리>는 슈타펜버그 대령의 쿠데타 세력들이 히틀러의 제3제국의 전복을 노린 이유에 정치적 계산이 앞서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특히 그곳에서 슈타펜버그 대령이 사건의 주도적 위치로 올라서게 되는 이유가 바로 그만이 유일하게 정치적 계산과 무관하게 히틀러 암살에 임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확실시 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브라이언 싱어는 거기서 더 나아가 이들 쿠데타 세력들이 정치적 수싸움으로 히틀러 암살 시도를 망치고 있는지를 묘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된 작전명 발키리는 다시 한 번, 당시의 독일인들에게 죄의식을 피해 나 갈 일말의 여지를 두지 않는다. 작전명 발키리가 시도되고, 이에 나치와 쿠데타 세력이 두 패로 나뉘어졌음이 확실해졌을 때, 어느 쪽에 서 야 할지를  확실히 해야 할 독일 장교들(연락장교/통신장교/예비군 지휘관)의 고뇌는 더 이상 히틀러 암살 시도가 독일의 면죄부로 사용되지 못하고 이를 독일 내부 정치적 역사 문제로 남도록 한다. 브라이언 싱어에게는 원작 <슈타우펜베르크>가 제3제국 시절 독일의 면죄부로 사용되어지는 것이 꼴사나웠던 것이었다. 그는 이를 유태인의 시각에서 분명히 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홀로코스트에 대한 책임을 히틀러에게만 부여하지 않고, 그는 독일 전체에 부여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나는 어느 정도의 그의 생각에 동감한다. 하지만 영화의 평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브라이언 싱어의 이런 목적을 영화적 방식으로 구현한 것에 대해서는 지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영화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한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전범국가 중 가장 많은 사과와 배상을 한 독일을 상대로 이렇게까지 몰아 붙여야 한다는 점을 감정적 문제로 판단할 것은 아니다.(단 한 번의 사과도 없었던 일본과 비교해 본다면 다소 불만의 소지가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본의 문제 때문이지 독일이 그 당시의 문제에 대해서 완벽히 모든 책임을 덜어냈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문제로 삼는 점은 브라이언 싱어가 이런 민족간의 정치적 문제의 승리를 위하여 영화적 재미를 방조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 어떤 발키리에 관한 글보다 무비스트의 민용준 기자 글을 <발키리>를 설명하는 가장 훌륭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그가 핵심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무려 오렌지색 폰트색 변환까지 해가며) 글의 마지막 부분을 발취하여 인용해보자면,



브라이언 싱어는 자신의 정치적 승리를 위해 영화적 패배를 방조한 셈이다. 오로지 슈타펜버그만이 비정치적인 인물처럼 묘사되지만 슈타펜버그조차도 비정치적 태도로 정치를 완수한다. 결국 휴머니즘은 무색해진다. 시대적인 정신질환을 진단하던 영화가 뒤늦게 인간미를 설득하는 건 어딘가 무력한 일이다. 정치적 승리를 원했던 패배자에게 숭고함을 부여할 때 그것은 명예가 아니라 일종의 모욕적 미화로 남게 된다.



 결국 브라이언 싱어에게 따져 물어야 하는 것은, 독일인들의 면죄부를 박탈하기 위해 독일 레지스탕스에 대한 미화를 부정하고 그들을 정치적 세력으로 몰아 붙였다는 점이 아닌, 이를 위하여 단순히 영화를 사용하기에 그쳤다는 그의 영화적 연출의 능력 문제에 대한 것이다. 그가 방조라는 죄목으로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켰다는 이유는 첫째 앞에 말한 목적을 위해 실화라는 소재를 무리하게 끌어 썼다는 점이다. 특히 히틀러는 영화를 좋아했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 존재했던 어떤 역사적 인물보다 많은 영화적 기록들이 남아있다. 히틀러의 별장 요새라든지 독일 군사령부들을 재현하는데 있어서 당시의 기록들과 비교하여 고증해야 한다는 점은 오히려 영화적 상상력을 표현하기에 상당한 제약으로 남았다.(개인적으로 필자는 이런 당시의 전황을 살펴 볼 수 있는 고증적인 측면에서 일전에 보았던 히틀러에 관련된 다큐멘터리가 훨씬 극적이었고 볼만했다.) 또한 브라이언 싱어는 실패한 쿠데타의 결과를 뻔히 알 고 있는 관객들을 설득시키기에도 실패했다고 본다. 정치적 서스펜스를 개입하여 이를 장르적 재미로 치환하려는 그의 시도는 이미 알고 있는 결과와 영화의 화자에 위치한 슈타펜버그 대령의 쿠데타 세력이 가지는 애매모호한 정체성은 관객의 감정 이입을 방해하고 있다. 브라이언 싱어는 그들에게 정치적 목적이외에는 적당한 명분을 주지 않는 것을 의도적으로 연출하고 있기 때문에 관객 역시 그들에게 쉽게 동조하긴 힘들 것이다.(그들의 쿠데타의 성공을 기원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실패하기를 기원해야 하는 것인지. 필자는 영화를 보는 초반 매우 혼란스러웠다. 그들의 쿠데타는 분명 실패했겠지만, 만약 그들의 쿠데타가 성공했을 때, 연합군에 의한 항복이 아닌 나치를 무너트리고 세운 정부가 연합군과의 휴전을 제안하고 이것이 성사된다면 그것을 더 좋은 역사로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의 질문에 나는 선뜻 대답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결국 이 영화는 정치적 의미에서의 쿠데타를 시도했던 이들에게 영화 막판 갑자기 휴머니즘을 부여함으로서 결국 그들의 정치적 의도마저 비굴한 처사로 남게 만든다. 휴머니즘과 정치적 스릴러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 이 영화는 결국 위의 민용준 기자의 말마따나 최종적으로 완전 좌초하고 만다. 얼마 전 방한하여 영화 전문 기자인 이동진 기자와 나눈 좌담에서 ‘가자지구 이스라엘’ 공격에 대하여 상당히 공격적인 의견을 게재한 그의 의욕이 영화를 영화로 만족시키지 못하고 망친 것이 아닐까.......

 

-본 영화평은 다음 블로그(http://blog.daum.net/flowwing)와 무비스트에서만 연재되고 있습니다.


(총 0명 참여)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7-01 10:54
powerkwd
잘 읽고 갑니다 ^^   
2009-05-28 22:37
joonblues
당신은 너무 부정적이군,,,,   
2009-02-05 13:56
flowwing
이 "글"을 읽어 보신 분이 계신다는 자체가 저에겐 영광입니다. 비약이라는 지적과 감상문이라는 지적 모두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   
2009-01-28 04:15
hc0412
지나친 비약은 아닐런지...   
2009-01-27 01:15
se720
감독의 전작들까지 끌여들여서 억지로 짜맞춘듯한 느낌의 감상문이네요...   
2009-01-26 23:26
pontain
유대인감독의 독일인에 대한 겸허로 봐야됩니다.   
2009-01-25 21:12
shelby8318
글 잘 봤음.   
2009-01-25 15:58
RobertG
잘 읽어 보았습니다.   
2009-01-25 14:45
1


작전명 발키리(2008, Valkyrie)
제작사 : United Artists / 배급사 : 20세기 폭스
수입사 : 20세기 폭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foxkorea.co.kr/valkyr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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