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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과 시선의 교차만으로도 쾌감이... 감시자들
ldk209 2013-07-04 오후 3:42:44 1041   [1]

 

동선과 시선의 교차만으로도 쾌감이... ★★★★

 

<감시자들>이 홍콩 영화의 리메이크란 사실을 개봉 일주일 전에 알게 되었다. 찾아보니 두기봉 감독의 많은 영화에서 각본을 담당했던 유내해가 2007년에 감독 데뷔한 <천공의 눈(Eye In the Sky)>. <감시자들>을 보기 전에 부랴부랴 찾아보았다. <천공의 눈>은 너무 당연할 텐데 비록 두기봉 영화의 비장미나 품격엔 미치지 못하지만 그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상대적으로 두기봉 영화에 비해 여성 캐릭터(서자산-<감시자들>에서 한효주)의 비중이 많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아무튼 <감시자들>의 얘기는 이렇다. 탁월한 기억력의 소유자 하윤주(한효주)는 황반장(설경구)의 테스트를 거쳐 경찰 내 특수조직인 감시반의 신입단원이 된다. 한편, 범죄조직의 리더 제임스(정우성)는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은 채 경찰의 움직임 등을 체크하며 은행을 터는 데 성공한다. 우연히 CCTV에 범죄조직 구성원 중 한 명의 외모를 확인한 감시반은 이들 조직을 확인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천공의 눈>을 리메이크한 <감시자들>은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적인 스토리에서 세부적인 에피소드까지, 어떤 장면은 거의 컷 바이 컷으로 따왔다고 생각될 만큼 거의 동일한 앵글도 보인다. 심지어 하마란 캐릭터는 외모까지도 비슷한 배우를 캐스팅했다. 그럼에도 원작을 뛰어 넘는 결과물이라고 인정해줄만하다. 일단 원작보다 스케일이 커졌다. 영화 제목의 타이틀이 뜨는 장면에서 원작이 오밀조밀한 홍콩 뒷골목을 부감으로 보여줬다면, <감시자들>은 좀 더 거대한 서울의 강남대로를 보여준다. 바로 이 이미지의 차이가 그대로 영화 스케일의 차이로 드러난다. 조그만 보석상을 터는 원작의 범죄자들에 비해 <감시자들>은 은행의 개인금고와 감사를 앞둔 회계법인의 자료를 훔치는 등 거의 국가적으로 논다.

 

또 캐릭터의 변화가 눈에 띈다. 사실 원작이나 <감시자들>이나 어떻게 보면, 조직의 초짜가 성장해가는 성장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주인공은 두 남성이라기보다 여성인데, <감시자들>의 한효주는 원작의 서가산에 비해 역할이나 비중이 더 강화되었으며, 경찰 특수조직의 실장인 이실장(진경)의 비중도 원작보다 강하다. 근데 두 역할이 캐릭터의 강화라면 다람쥐라는 새로운 캐릭터의 활용은 원작의 모호한 공백을 메워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더 좋다. 물론, 원작에도 감시반에서 다람쥐의 역할을 비슷하게 수행하는 캐릭터가 있기는 하지만, 주요 캐릭터도 아니고, <감시반들>에서처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도 않는다.

 

바로 이 부분인데, 원작을 뛰어 넘는 리메이크라고 평가한 것은, 단지 스케일이 커지고, 캐릭터가 일부 변화됐다는 점 때문이 아니라, 다람쥐의 역할처럼 원작의 공백들을 논리적으로 메웠다는 점 때문이다. 다람쥐의 역할도 그렇지만, 원작과 비교해 가장 뛰어난 지점이 하윤주가 놓친 그림자를 다시 찾게 되는 과정을 전적으로 우연에 의존한 원작에 비해, <감시자들>에서는 하윤주가 가지고 있는 능력에 기반해 풀어간다는 점이다. 원작과 비교해 특별히 좋아진 한 가지를 더 꼽자면, 영화의 마지막이다. 원작의 거의 허무할 정도로 미지근한 결말에 비해 <감시자들>의 바뀐 결말은 좀 더 대중적이기도 하지만, 뭔가 종지부를 찍는다는 쾌감을 주고 있다.

 

주로 원작과 비교해서 얘기하고 있는데, 원작을 보지 못한 주위 반응을 봐도 충분히 재밌고 즐길 수 있는 영화임에 분명하다. <감시자들>의 특징은 무엇보다 직접 몸과 몸이 부딪치는 충돌의 쾌감이 아니라 인물들이 움직이는 동선과 그들이 바라보는 시선의 교차에서 오는 쾌감을 부여한다는 점이다. ‘감시반’의 수칙처럼, 이들은 서로에게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는 프로페셔널함을 시종일관 견지하며 직접 부딪치는 걸 극도로 자제한다. 대신 이들은 교차하며, 절제하며, 눈에 모든 것을 담는다. 그럼에도 웬만한 액션영화보다 더 격렬하며 더 높은 긴장감을 유지한다. 거기에 쓸데없이 사적인 얘기나 연애담으로 빠지지 않고 오로지 하나의 사건에만 집중하는 전략도 최고다.

 

※ 하마의 정체와 은신처를 파악한 후 나머지 범죄조직 구성원들의 정체를 파악해 나가는 과정이 거의 널뛰는 느낌이다. 아마 많은 부분이 편집됐을 것으로 보이는 데, 그러다보니 이들의 존재감은 거의 제로. 심지어 영화 정보 페이지에 확인해 봐도 누가 출연했는지조차 보이질 않는다. 핵심 인물 5명을 제외하고 출연배우의 정보가 없다니 영화사에서 너무 무성의하다.

 

※ 또 하나 아쉽다면, 첨단 디지털 장비로 감시를 하는 조직에서 표적(하마)을 찾는 방법이 너무 구태의연한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점이다. 하마의 은신처를 신당동으로 잡은 건 하마의 물건 구입처가 그곳이라 그런 건데, 그렇다면 하염없이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보단 CCTV나 사람을 이용, 각 편의점 및 상가를 집중 감시하는 게 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일 것이다. 그런데, 무작정 거리를 돌아다니는 방법을 택한 건 분명, 그게 영화적으로 더 멋진 장면이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 많이 알려졌듯이, 원작에 출연한(설경구역) 홍콩배우 임달화가 마지막에 카메오 출연한다.

 

※ 유머감각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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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자들(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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