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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영화가 실화가 되는 일이 없기를.. 판도라
jojoys 2016-12-09 오후 2:43:31 3065   [1]

절묘한 개봉 타이밍 덕분에 한층 더 몰입하게 되는 재난영화 / 12세 관람가 / 136분

박정우 감독 / 김남길, 김영애, 문정희, 정진영, 이경영.. / 개인적인 평점 : 5.5점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8일) CGV대구칠곡에서 관람하고 온 <판도라> 이야기를 해볼게요.


     한국 영화 최초로 원전 재난을 다른 영화 <판도라>는 <연가시(2012)>의 박정우 감독님이 연출과 각본을 맡아 4년 만에 완성시키신 작품인데요. (제작비:155억원, 출처:연합뉴스) 일부에서 외압으로 인해 개봉이 연기된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었지만, 박정우 감독님은 제작보고회에서 길어진 후반 작업으로 인해 개봉이 늦어진 것뿐이라고 직접 말씀하시며 외압 의혹을 일축하셨었죠. (참고로, <판도라>는 2015년 7월 21일에 크랭크업(촬영 종료)했는데요. <판도라>처럼 메이저 배급사가 제작한 한국 상업 영화들은 크랭크업 후, 후반 작업을 마치고 개봉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게는 5개월 길어도 1년 내외인 것을 감안했을 때, <판도라>의 개봉이 좀 늦어진 편이긴 합니다.)


■ 박정우 감독님의 주요 연출작

※ 위 표에 사용된 데이터는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참고한 것입니다.

※ 위 표에 사용된 데이터는 12월 8일까지 집계된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판도라>는 지난 9월 경주에서 일어난 지진의 여파로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높아져 있는 대다가 최순실 게이트까지 터진 대한민국의 불안한 현재 상황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는 내용 덕분에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도 <판도라>에 대한 기대가 점점 치솟고 있는 상태인데요.


     <판도라>는 지난 11월 29일에 열린 언론시사회 후, 국내 언론으로부터 "시의 적절한 재난 블록버스터", "감독의 상상력이 빛난 경각심 100%의 재난영화", "괴담을 실제로 목격하다. 한국적 신파 재난 영화가 제대로 눈물을 뽑는다.", "적당한 전형성에 폭발이라는 현실적 공포가 잘 버무려졌다." 등과 같은 호의적인 평가를 받고 있죠.


     자, 그럼 제가 직접 보고 느낀 <판도라>는 과연 어떤 재난영화였는지, 언제나 그렇듯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게요. ^^

 본 포스팅은 필자의 취향과 의견이 반영된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최악의 재난으로부터 대한민국을 구하라!!

줄거리 몇 년 전 원전 사고로 아버지와 형을 한꺼번에 잃은 재혁(김남길)은 매일 아침 원자력 발전소로 출근하는 일이 죽기보다 싫은 남자인데요. 하지만 어머니(김영애), 형수(문채원), 조카 민재(배강유),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자친구인 연주(김주현)의 등쌀에 못 이겨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떼곤 하죠. 그러던 어느 날, 진도 6.1의 지진이 원자력 발전소를 강타하는 일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노후된 한별 1호기가 폭발하는 사고가 벌어지게 되는데요. 방사능 구름이 바람을 타고 빠르게 퍼져 나가는 와중에도 정부는 사고 사실을 은폐하기에만 급급하죠. 그렇게 대한민국 전체가 멘붕에 빠져 있는 동안 외부에 노출된 한별 1호기의 원자로는 멜트 다운(원자로의 냉각 장치가 정지되어 원자로의 노심부가 녹아버리는 일. 쉽게 말해, 체르노빌 사고를 생각하면 됨.)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데요. 과연, 대한민국은 이대로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이 되고 마는 것일까요?


     공교롭게도 <판도라>는 경주 지진과 최순실 게이트가 벌어진 직후에 개봉함으로써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기막힌 시의성을 지니게 되었는데요. 비록, <판도라>가 한국 영화 특유의 신파로 서사의 뼈와 살을 채워 나가는 한계 또한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긴 했지만, 앞서 말씀드린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시의성으로 인해 양질의 흡입력이 발휘된 덕분에 킬링타임용으로는 그럭저럭 봐줄만하더라구요. ^^

의도치 않게 발현된 시의성이 가장 큰 무기


     솔직히 재난영화의 플롯은 한국뿐만 아니라 헐리우드를 포함한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고정된 포맷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데요. 영화 초반 인물 간의 관계를 설정해 나가고, 본격적으로 재난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서부터 초반에 설정해 놓은 관계 설정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들 간의 갈등이 발생, 결국에는 영웅적 희생으로 귀결되는 재난영화의 정형화된 플롯은, 한국 재난 블록버스터의 시초라 할 수 있는 <해운대>를 비롯해 <연가시>, <타워>, <감기> 당장 올해 개봉한 <부산행>과 <터널>, 헐리우드의 <아마겟돈>, <투모로우>, <2012>, <샌 안드레아스>, 그리고 올해 여름 국내에서도 개봉한 바 있는 노르웨이 재난영화 <더 웨이브>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재난 영화들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어 왔던 탓에, 실제로 '재난 영화는 다 거기서 거기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도 많으시죠.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재난영화들은 색다른 재난 상황을 설정한다거나 대규모 물량공세 등을 통해 재난영화의 전형성을 극복하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박종우 감독님은 <연가시>의 '변종 연가시'에 이어 이번 <판도라>에서는 한국 영화 최초로 '원전사고'를 소재로 사용함으로써 재난영화의 정형화된 플롯을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계셨죠.


     하지만 정작 <판도라>의 가장 큰 무기는 본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현된 '시의성(그 시대의 사정과 시기에 적합한 문제나 화제)'는데요. 대한민국은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곳이라는 생각이 강했던 경주 지진 발생 전과 한반도도 결코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적어도 이러다가 정말 건물이 무너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공포를 직접 체험한 영남권 주민들은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이전보다 확실히 높아진 상태죠.)을 가지게 된 지금을 비교했을 때, <판도라>에 대한 관객들의 몰입도는 경주 지진 발생 이전보다 훨씬 높아진 것이 분명하니까요. 그뿐만 아니라 <판도라>가 묘사하고 있는 무능하고 부패한 권력의 모습 또한 관객들의 머릿속에서 자연스레 최순실 게이트와 오버랩되며 격한 공분과 함께 영화에 대한 몰입을 한층 더 강화시켜주고 있었는데요. 이렇듯 <판도라>는 의도치 않게 발현된 절묘한 시의성 덕분에 재난영화의 정형화된 포맷으로 인한 식상함을 상당 부분 만회하고 있더라구요.

부디 영화가 현실이 되는 일은 없기를..


     이처럼 영화를 촬영할 당시(2015년3월7일~2015년7월21일)까지만 하더라도 꿈에도 예상하지 못 했던 기막힌 시의성을 가지게 된 <판도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분히 편향적인 시각(실명이나 다름없는 가명, 영남권 노년 유권자층을 노골적으로 비꼰 캐릭터(재혁母) 등)으로 관객들에게 눈물과 공분을 강요하는 한국 영화 특유의 신파는 관객 개개인의 취향과 관점에 따라 호불호를 크게 가를 수 있을 것 같아 보이기도 했었는데요.


■ <판도라> 속 내용에 대한 한국수력원자력의 입장

※ 출처:서울경제


     박정우 감독님께서는 '<판도라>가 다루고 있는 내용의 90% 이상이 현실이다'라고 말씀하고 계신 반면에, 한수원측은 '실제보다 과장되었다'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죠. 설령 한수원측의 해명이 명백한 팩트라 하더라도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게 된 현실이 너무나 씁쓸하네요.


■ 2016년 50주차 국내 박스오피스 TOP3 흥행 페이스 비교


     위에 있는 표를 보시면 아실 수 있듯이 <판도라>는 개봉 이틀 동안 경쟁작들을 압도하는 흥행 페이스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상영 초반(7일~8일) 기록한 31만9,590명의 관객수는 손익분기점이 500만명(출처:일간스포츠)인 <판도라> 입장에서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수준이죠.


■ 누적관객 500만명대를 기록한 주요 한국 영화들과 <판도라>의 오프닝 데이 스코어 비교 


※ 상영 기간 중 관객이 대거 몰리는 명절(설, 추석)이 포함된 영화는 제외하였습니다.


     단순히 오프닝 데이 스코어만 놓고 보면, 가장 최근 비슷한 시즌에 개봉한 <검은 사제들(2015.11.05 개봉)>과 비교해볼 수 있겠는데요. <판도라>와 <검은 사제들>은 비슷한 스크린점유율과 상영횟수점유율로 상영 첫날을 시작했지만 오프닝 데이 스코어는 <판도라>가 <검은 사제들>보다 19.1%나 낮은 것을 알 수 있죠. 하지만 상영 초반은 미약했으나 막강한 뒷심을 발휘한 <완득이> 같은 작품도 있는 만큼 <판도라>도 성급하게 절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전 그럼 이쯤에서 <판도라> 리뷰는 마치도록 할게요. 모두들 즐겁고 행복한 주말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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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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