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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해 늦게 들어가도 문 잠귈 걱정은 없겠군 마이너리티 리포트
doberman 2002-08-04 오전 1:39:12 1196   [9]
스필버그 감독이 이번엔 어떤 영화를 만들었는지 개봉전부터 궁금했다. 시사회에 몇번을 도전했다가 실패하고는 궁금증을 견디지 못해, 4000원이라는 파격적인 조조관람료를 책정한 모영화관에 1,500원이 더 할인되는 카드를 들고 2,500원에 보기 위해 아침 8시 상영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영화는 한마디로 스필버그답다고 단정 짓기에는 전작들에 비해 주연인 탐 크루즈의 큰 비중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일단 영화평에 대해서는 차제로 미루고 스필버그가 펼친 영화속 몇가지 테크놀러지들은 내 넋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어떤 과학자가 나서서 기술적 결함을 따지면서 실현 불가능이라는 판정을 내리더라도, 시간 설정을 멀지 않은 미래로 잡았기에 현재 생활의 답답함을 해결해 줄거라는 부푼 기대를 갖게 된다.
첫번째, 탐 크루즈가 심플한 디자인의 자가용을 아파트 고층 창가에 주차하고 창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온다. 아침마다 차 빼달라고 울리는 경적소리에 단잠을 설치는 오늘날에 이 기술이 등장한다면 최고의 히트상품이 아닐수가 없다. 아니, 이런 기술을 개발한 사람은 노벨상이라도 타지 않을까하는 생각과 함께 술 좋아하는 내가 결혼한 다음에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술 먹고 들어가도 와이프가 아파트 문 잠궈서 고생할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는 안도감이 든다.
두번째는 탐 크루즈가 용의자 신분으로 쫒길 때 지하철 안에서 승객이 보는 신문의 헤드라인이 시시 때때로 바뀐다. 하루에도 몇십번을 조금씩 기사를 바꿔가면서 찍어내는 신문업계들에게 인터넷 업데이트하듯 실시간으로 헤드라인을 바꿀 수 있다면 얼마나 반가운 소식일까. 비용 절감은 광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게 되고 그러면 기사의 질도 높아지겠지. 신문 재질이 종이가 아닌 첨단 소재라면 환경에도 이바지하는게 아닌가. 반면에 기사에 대해 속보 경쟁이 붙게 되면서 요즘보다 더욱 추측 기사나 오보가 남발하지 않을까하는 노파심도 생긴다.
세번째,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의 최고 기술은 최첨단 PC이다. 잠재 용의자를 잡기위해 컴퓨터 앞에서 펼치는 오케스트라 지휘를 연상시키는 탐 크루즈의 생쇼는 수년간 워드와 채팅으로 손목 관절에 이상이 온 직장인들에게 운동 효과의 혜택까지 부여할 것이다. 게다가 작은 유리조각 하나에 동영상을 압축해 담을 수 있는 기술은 하드 용량으로 스트레스 쌓인 내게 복음이나 마찬가지다.
끝으로 탐 크루즈가 걸아가는 길가의 광고판에서 모델이 그의 이름을 부르며 상품을 사라고 유혹한다. TV나 라디오 등 전통적인 매체에서 광고하던 시대에서 더 나아가 메일, 핸드폰 등 개인적인 매체에서까지 광고로 시달리는 상황에 그런 모습이 매력적일리는 없지만 그보다 이 장면에서 내게 꽂힌 필은 제작팀의 마케팅 전략이다. 미래에 이런 모습이 가능할 것이다라며 첨단 기술을 선보이면서 현실의 상품(렉서스 등)을 자연스럽게 광고함으로서 거부감을 최소화한 PPL전략은 영화의 상업성 측면에서 칭찬할 만하다.
미녀와 섹스를 하고, 미워하는 상사를 죽이는 가상현실 체험관은 수많은 영화에서 다뤄왔기에 그다지 부연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다.
이상 나열한 기술들이 내가 맘잡고 담배 끊고 술 끊고 운동 열심히 해서 건강하게 지낸다면, 그리고 사고만 당하지 않는다면, 살아있는 동안에 몸소 체험할 수 있을거라는 상상만해도 기분이 들뜬다. 한밤중에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소주 한병에 번데기탕을 만들어(어떻게 만드냐구요? 담에 가르쳐드릴게요^^;) 알파치노 영화에 빠져드는 내 모습은 전혀 첨단적이지 않지만 상식밖을 벗어난 상상속만의 기술인 줄 알았던 것이 눈앞 펼쳐질 때 황홀감이란….
아이러니하게도 스필버그는 보기만 해도 황홀하고 설레이는 최첨단 테크놀러지를 선보이면서도 결국에는 테크놀러지의 발전과 동반하게 되는 인권이나 사생활 침해에 대해 영화의 주축을 이루던 시스템을 와해시킴으로서 회의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스필버그만의 넘치는 감성이 후반부로 가면서 영화의 흐름을 황당하게 전개시키는게 조금 아쉽지만 달콤한 미래에 대한 제시와 함께 그 미래에 대한 경고를 잊지않은 모습에서 영화를 단순히 오락으로 끝내지 않으려는 감독의 노력이 엿보인다.
허리우드 이데올로기에 대한 반감을 비수인냥 가슴에 품고 볼때마다 경계심을 늦추지 않던 내가 순간, 든 경계심을 풀고 두시간 반 내내 몰입했던 사실을 내공이 부족함으로 돌리면서 반면, 스필버그라는 거장의 능력임을 인정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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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상상력이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2002-08-0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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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Minority Report)
제작사 : DreamWorks SKG, 20th Century Fox, Amblin Entertainment, Cruise-Wagner Productions, Blue Tulip / 배급사 : 20세기 폭스
수입사 : 20세기 폭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minority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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