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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 야구단] 너희들이 이런 개그의 맛을 알아. YMCA 야구단
asura78 2002-09-24 오전 8:46:39 1120   [2]
2002년 6월 18일 한국과 이탈리아가 대전에서 경기를 벌이던 그 역사적인 날을 기억하시오. 그 날은 정말 축제의 날이었소. 그 날 술집에서 아는 지인들과 이 경기를 지켜보면서, 이제 끝났구나 하는 순간 터진 골의 여파로 소인 남들보다 저 세상으로 일찍 갈 뻔했소. 한국이 이탈리아를 2:1로 역전시키는 그 모습은 우리네 인생도 저렇게 한편의 드라마 같은 대역전극이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찬 가능성을 활짝 열어주었소. 조선 최초,최강베쓰X팀(그 단어를 한글 2002에서 만들지 못해서, 저런 식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었소)의 이야기 [YMCA 야구단]을 보면서 한국 코미디계의 희망찬 가능성을 보았다면 참말로 믿으시겠소.

소인.. 밝히기는 뭐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하는 스포츠 보다 보는 스포츠를 더 좋아하오. 지역적인 감정으로 인해서 어떤 팀을 열렬히 좋아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지만 나름대로(?) 승부근성이 강해서(인정해 주지 않아도 괜찮소) 지고는 못 사는 타입이오. 이 영화 우리로 하여금 참말로 많은 것들을 생각나게 해 주오. 웃음과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휴먼 코미디 영화를 만나보는게 참말로 얼마만인지 모르겠소. 스포츠 경기에서나 맛볼수 있을 것 같았던 드라마틱한 역전극이 이 영화에서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관객들은 다 아는데 시치미 뚝 떼고 있는 그 모습은 정말로 압권이오. 거기에다 보너스로 이어지는 복선까지, 이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소.

한때 암행어사를 꿈꾸던 이호창(송강호)의 어리버리한 선비의 모습또한 가히 압권이었소. 조연들은 상상할 수 없는 출연료와, 촬영이 없는 날에도 현장에 매일 나와서 밥을 축내는 그 삐리리한 모습들을 한순간에 사라질 정도의 대단한 표정연기를 보여준 죽을사 아니 선비사의 4번 타자 호창 그래서 당신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바이오 . 레슬링 선수에서 이제는 야구선수를 거듭나기 위한 호창의 몸부림은 정말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엘리강스한 무균질의 유머였소.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서 주연배우들은 아픔을 참아가면서 까지 자기 몸을 아낌없이 바쳤소. 몇 년전 최연소 쌍둥이 가수(?)로 나와서, 붕어와 춤이 만나면 이렇게 망가진다를 보여준 몸으로 보여준 량현량하의 다 커 버린 모습 또한 스크린으로 볼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소. 밝혀도 될지 모르겠지만 상상하지 못한 카메오에 출현도 반가운 일이었소. 상상하지 못한 재미들이 군데군데 마구마구 숨어있어서 영화를 보면서 그 웃음폭탄의 내관이 언제 터질지 몰라서 가슴속으로 조마조마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오.

그 사람이 TV를 끼고 사시는지, 책을 끼고 사시는지 알 수가 없어서 아실 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 [개그콘서트]에 이런 프로가 하나 생겼소. 생각해 보면 하나도 웃기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를 절묘하게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그 바람잡이의 투혼은 정말로 높이 사줄 만 했소. "내 개그는 항상 이런 식이야"로 자신이 개그가 수준미달임을 인정하면서도,그 속에서 웃음의 꽃을 피어내기 위해서 절묘하게 타이밍을 조절하는 그의 입담은 외로운 이 길을 밟는 개그맨들에게 지침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오.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떤 맛을 줄지,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조폭 코미디에 식상한 사람들에게 예측불허의 웃음을 줄 것 같소. 이 영화를 보면서 [개그콘서트]의 그 코너가 생각났다면 참말로 믿으시겠소(내 눈에만 그렇게 보였다면 미안하오)

하지만 이런 부분은 조금 아쉬웠소. 1905년 실제로 있었던 야구단의 이야기이지만,다소 군더더기가 많았던 것 같소. 어떤 상황을 깔끔하게 마무리 하지 못하고,또 다른 상황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는 상황 설정들은 옥의 티였소. 그런 부분을 보다보니 조금만 더 치밀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해 보게 되었소. 갈등을 고조시키는 부분에서도 영화는 침착하게 자신의 본분만을 다 하고 그 상황을 이상하게 매듭짓소. 거기서 한발짝 더 나아갔으면,이야기가 이상해졌을지 더 좋아졌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 이제 더 이상 긴 소리는 하지 않겠소. 하지만 천연덕스럽게,천진난만한 모습으로 깨끗한 코미디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이런 영화를 타임머신을 탄 것도 아닌데 2002년에 만날수 있다는 건 너무나 기쁘고 반가운 일임은 틀림없는 사실이었소. 정말로 소인은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진저리가 나는 조폭들을 한방에 날려버릴수있는 만루홈런 같은 청량감을 주는 흥행 영화(?)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바라고 있는데 그 소원이 이루어질지는 잘 모르겠소.

썰렁개그+추억의 개그를 현대감각으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서 시나리오를 10번이나 고쳐쓴 그들의 노력이 화면 곳곳에서 진실되게 묻어 나와서 참 보기가 좋았소. 그 시대에 살지 않은 사람이,그 시대 상황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일지도 모르지만,반일감정을 억지로 심어주지 않는 이야기에 소인도 모르게 박수를 나왔소. 시대상황으로 보아서, 충분히 일본놈들을 사악하게 만들어서 관객들에게 대리 만족을 줄수도 있었는데 이 영화는 절대로 그런 면을 보이지 않았소(물론 그런 면이 전혀 안 보이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스포츠 정신과 이상한 애국심이 만나서 탄생시킨 이 영화만의 독특한 결말은 설명불가능한 묘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했소. 거기에다 보너스 장면까지 추가하다니 더 이상 무슨 긴 말이 필요하겠소. 아닌 밤에 홍두깨 같은 유머들도,추억의 개그도(만화책에서나 느낄 수 있는 재미.굳이 밝히지는 않겠지만..화면 구석구석을 주의 깊게 보는 이들만 느낄수 있는) 이런 식으로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에 소인 또한 놀라고 또 놀라고 있는 중이오. 몇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 영화이지만 그 부분은 소인 혼자만의 아쉬움일지도 모르는 일이니 여기서 이야기는 접겠소.

사족

하지만 수퍼 35mm 시네마 스코프 화면비 2.35:1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옆화면이 잘린제 감상해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소. 새로 지은 극장인데(저번 마이너리티 리포트 시사회에서도 그렇고) 그런 식으로 화면비도 못 살리는 건 정말로 웃기는 일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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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 야구단(2002, YMCA Baseball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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