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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드무비] 너 미쳤어?! 로드무비
ysee 2002-10-13 오후 5:20:56 1247   [1]
감독:김인식 주연:정찬, 황정민, 서린

<호>[로드무비] 너 미쳤어?!
 
필자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건(?)이 하나 있다. 잊고 있었던 사건인데, "로드무비"란 영화를 알게 되면서 새삼스럽게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필자가 고2때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다가 새벽에 졸음이 쏟아져 잠을 청했는데, 멀쩡한(?) 고시생이 춥다면서 필자와 잠을 같이 자기를 권유했다. 필자는 침낭을 가지고 있었기에, 아무런 생각 없이 쉽게 승낙을 했고, 잠을 잤는데, 잠시 뒤에 고시생은 이상한(?) 행동을 취하면서 필자를 더듬기 시작했다. 화들짝 놀란 필자는 황당함에 그 고시생을 화장실로 끌고 가서 이팔 저팔 찾으며 심하게 다치지 않을 정도로 쥐어박았다(?). 그리고 나서 그 고시생에게 "무슨 짓이냐?"며 물었더니, 자신이 자자고 했을 때 필자가 승낙한 것이 자신에게 관심이 있어서 인줄 알았다면서 해명 아닌 해명을 하는 것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그 고시생은 바로 같은 성(性)을 사랑(?)하는 "호모"였던 것이다. 참으로 기분나쁘고 찜찜한 경험이었기에, 기억조차도 하기 싫은 기억이었지만, 영화 "로드무비"에 대해서 알고 나서,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조금은 우습다는 생각에 이 글을 통해 밝히는 것이다.

영화 "로드무비"는 알다시피 국내영화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동성애 영화이다. 동성애를 다룬 영화, 그것도 남성이 남성을 사랑하는 "게이"의 이야기를 다룬 "로드무비"는 분명 영화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언론시사회를 거쳐 현재 일반시사회를 치루고 있고, 일반인들이 관람한 "로드무비"에 대한 평가가 나오고 있는 시점에 필자도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예전엔 한국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던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거리를 거닐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고 가이드에게 질문을 한 사건(?)이 있었다. 외국인들의 질문은 황당하게도 "한국에는 "게이"와 "레즈비언"이 많으냐?" 하는 질문이었다. 이게 왠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린가..? 왜 그러한 질문이 나온 가를 살펴보면, 자신(외국인)들 눈에 비치는 여성들은 손잡거나, 팔짱을 끼고 거리를 거니는 모습과 남성들은 어깨동무하거나, 술에 취해 기분 좋은 상태에서 친구에게 뽀뽀하는 것을 보았기에 그러한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벌어진 해프닝 같은 질문이었고, 가이드는 나름대로 그 이유를 설명했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한국사람들을 쳐다보았다고 한다. 이제는 한국에서 살고 있는 많은 외국인들이 있기에, 한국에서는 선배, 친구, 후배등 친한 사람들끼리는 같은 동성이라도 손을 잡고, 팔짱끼고, 어깨동무도 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기에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분명 한국에도 같은 성(性)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단지 외국처럼 겉으로 나타나 있지 않기에 그저 모르게 지나고 있을 뿐이다.

그럼 왜 "로드무비"가 국내 첫 동성애 영화라고 하는 것인가..? 그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 그것도 같은 성을 사랑하는데 있어서 수박 겉핧기 식이 아니라, 적나라하게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영화가 담아내고 있는 동성애적 코드가 왜 미비하게 다가오는 것일까..? 이 영화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장면은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에 있다. 편안히 좌석에 앉아서 영화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리면, 잠시 뒤 극장 안의 불빛은 꺼지고 거친 숨소리와 함께 두 남성의 적나라한 정사씬이 과감하게 스크린에 펼쳐진다. 만약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이 영화를 관람한다면 조금은 난처하게 다가올지도 모르지만, 분명 오프닝부터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두 남성의 정사씬이 호기심과 불편함이 함께 공존하는 상태에서 영화의 시작을 알리면서, 기약 없는 머나먼 길을 떠나듯이 영화는 관객과 함께 과제(?)를 풀어나가는 흐름을 보여준다.

영화는 "사랑"을 담아내고 있다. 이성간의 사랑보다는 동성에 관한 사랑을 담고 있기에,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다. 동성을 사랑하는 동성애자, 이성을 사랑하는 이성애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랑의 아픔을 전하고 있기에, 영화는 마치 시작과 결말을 혼합시켜 관객에게 동성애자들도 사랑 할 줄 아는 이들이라고 알려주는 듯 하다. 다시 말해서 동성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동성애자들을 생각하면 육체적인 사랑을 우선적으로 떠올리며, 혐오스럽게 바라보던 이성애자들에게 동성애자들도 육체가 아닌 정신적이 사랑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는 것이다.

그럼 시작과 결말을 혼합시켰다는 말은 무엇인가..? 영화의 주인공중에 한명인 [대식:황정민]은 도입부분부터 동성애자란 것을 관객은 알지만, 그가 이성애자로 살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영화의 결말 부분에서 알 수가 있기에, [대식]이 처음부터 동성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인물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려 준다. 이성애자로 살기 위해 나름대로 몸부림치고 살아 보려고 했지만, 자신의 길이 아니란 것을 알고 모든 것을 버리고, 노숙자들과 어울리며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기까지는 기나긴 영화의 길을 따라 가다보면 결말부분에서 나타나기에, [대식]이 동성애자로 남아야 했던 이유를 마치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면서 처음 시점으로 다가가기에 결말이 영화의 처음이 된다는 것이다. 이성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동성애자를 혐오하고 질색하는 [석원:정찬]은 완벽한 이성애자로 표현되고, 사회의 단맛을 알고 있기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 갈 것이란 믿음으로 노숙자 대열에서 살아가며 [대식]의 끈질긴 도움으로 삶을 연명해 나간다. 하지만 [석원]이 진정으로 [대식]과 같이 살아가는 이유는 그에게서 보금자리 같은 따뜻함을 서서히 느끼기에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대식]의 따뜻함이 묻어나오는 보살핌이 [석원] 자신에게 향한 사랑의 보살핌이란 것을 알았을 때에는 이미 자신도 그에게 동화되었다는 것을 스스로가 뒤늦게 알기에 그것이 우정인지 사랑인지 애매한 경계선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대식]이 [석원]을 사랑하기 시작한 것이 맨 처음 두 사람의 만남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것이 영화의 시작과 결말이 혼합되어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두 사람의 관계속에다가 영화는 또 하나의 인물[일주:서원]을 넣으므로, 이성을 사랑하지만, 이성보다는 동성을 사랑하는 이를 지켜보아야만 하는 또 하나의 아픈 사랑을 보여주기에, 이 역시 시작과 결말의 혼합 속에 속해 있는 영화속 또 다른 사랑의 이야기이다.

앞서 필자는 이 영화의 동성애적 코드가 미비하게 다가 왔다고 언급했는데, 이 영화는 본질적인 사랑에 관한 영화이다. 위에 언급한대로 등장인물들간의 관계를 관객에게 인식시키면서, 이성간의 사랑이야기보다는 동성애자의 사랑 방식을 한국영화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공간의 색채를 담아내고 있는 "프레임 편집기법(각 프레임마다 색채를 따로 조정하는 기법)"을 사용하여 자유스럽고, 쓸쓸하고, 우울한 느낌을 제공하고 있기에, 보다 거칠고, 보다 충격적인 "로드무비"가 스크린에 펼쳐 질 수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각적인 영상으로 표현되면서 풀어나가는 영화의 내러티브는 어디까지나 영화 자체적으로 평가에 지나지 않는다. 과연 관객에게 이성보다는 동성을 좋아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고, 동성애도 "사랑이다"라는 또 다른 사랑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서는 제대로 어필 했는가 하는 것이다. 필자의 견해를 분명히 말하자면 "로드무비"를 보고 난 일반관객들이 영화속 주인공들이 조용히 외치고 있는 것이 또 다른 하나의 "사랑"의 모습으로 받아들이기에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같은 동성이라는 남성과 남성, 여성과 여성의 관계 속에서 소위 말하는 친구간의 "우정"이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사랑"으로도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남성이기에 여성들의 생각을 알 수는 없지만, 분명히 같은 남성에게서 성적 매력을 느끼기에는 무리수가 뒤따른다. 어쩌면 자연의 섭리에 도전(?)하는 행위일지도 모르기에 그런 감정을 억누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생각조차 하기도 싫다는 것이다. 동성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것이 인간에게만 특별히 허락(?) 되었다 하더라도 쉽게 받아들이기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커다란 걸림돌이 많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대의 사고로 받아들여지고 있기에 현실로 받아들이기에 모험 아닌 모험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직은 동성애자들을 혐오하고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현실 속에서 그들[동성애자]이 행하는 사랑도 사랑으로 봐주어야 한다는 조용한 목소리를 외치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손을 들어줄지 궁금할 따름이란 것이다.

비주류 영화에서나 선을 보였던 동성애 영화, 이젠 당당히 주류영화에 합류한 영화 "로드무비"는 인간.. 개인의 삶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작품이다. 개인이 타인을 만나 뒤엉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타인이 이성이 될 수도 있고, 동성이 될 수도 있다. 타인을 만나 느끼는 감정은 자신만의 느낌이다. 그 느낌의 상대가 이성이던 동성이던 간에 자신의 느낌이란 것이다. 이성에게서 느껴지는 감정과 동성에게서 느끼는 감정이 같을 수도 있다. 자신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상대가 동성 일 수도 있다. 이성에게서 찾지 못한 사랑을 동성에게서 찾을 수도 있다. 사랑을 얻기엔 길면서도 짧다. 그러나 사랑을 잊기에는 너무나 기나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인간은 사랑을 갈구하고 목말라 한다. 완벽한 사랑을 찾아 우리네는 인생이란 길을 따라 하염없이 길을 걷고 있다. 그 길을 따라가면서 수많은 갈림길에서 고민을 한다. 끝을 알 수 없는 길을 따라 가고 있기에 사랑의 종착지는 알 수가 없다. 이것이 "로드무비"가 본질적으로 담고 있는 동성애 영화란 점이다.

[대식]이 [석원]에게 건넨 한마디.."나..너..사랑해도 되냐..?"가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육체적 사랑을 원한 것이 아니라, [석원]이란 사람 자체를 사랑했을 뿐인데, 그 한마디를 하기에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알 수가 있듯이 이 영화에 대해서 한마디로 표현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길이 끝나는 곳에 희망이 있다고 믿었지만, 아무것도 없기에 희망보다는 절망으로 비춰지고, 동성애를 구분하는 잣대는 무엇인가 하는 궁금증이 일며, 동성애자들이 이 영화를 관람한다면 과연 자신들의 모습을 잘 표현 해 주었는지 질문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면서, 영화를 관람한 일반관람객들에게 불편한(?) 질문을 툭 던져 놓은 영화란 생각이다.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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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2002, Road Movie)
제작사 : (주)싸이더스 / 배급사 : 영화사청어람
공식홈페이지 : http://www.roadmov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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