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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s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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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1 오후 12:43: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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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그 사람이랑 자지 마요, 나도 잘해요...ㅋㅋ
웃기는 카피만큼이나 영화는 참.. 골때리게 웃겼다. 박장대소, 터지는 폭소.. 이딴게 아니다. 감칠맛 나게 웃기는거.. 영화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도, 자려고 누웠을 때도.. 대사와 장면들이 떠오르면서.. 저혼자 미친사람처럼 킥킥거렸다. 이 영화가 난 왜 그렇게 웃겼는지..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다 웃기더라.
'열렬하다 너!.. 명쾌하시네요.' 박해일의 알듯말듯한 모호하다싶은 대사처리가. '바람도 안피면서 마누라한테 못하는 놈보다 훨씬 낫다'는 문성근의 뻔뻔스러우면서도 애교있는, 다분히 요상스러운데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 논리가.. '우리 이제 여관가요. 누가 한 말이 생각났는데 반대로 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킥킥거리던 배종옥의 모습이..
이런거 있잖은가. 내가 과거에 어떤 일을 행했다. 시간이 흘러 그 일을 다시 떠올리면.. 막 챙피하면서 얼굴이 빨개진다. 막 챙피한데.. 픽픽 웃음이 난다. 난 이런짓을 곧잘 하는 편인데.. 이 영화가 그랬다. 영화를 보는데 막 챙피하면서 픽픽 웃음이 나더란 말이다. 꼭 박해일이, 문성근이, 배종옥이.. 나같고, 꼭 내가 아는 누구 누구 같았다. 그들의 관계가 나와 내 주변인, 그리고 내주변인의 주변인인들같은.. 뭐 하여간.. 그랬다는거다.. -_-; 나란 놈은 논리적으로 설명을 잘 못한다.
이거 쓰면서도 생각나는 여럿장면들 때문에 또 킥킥 거린다. 미친 사람같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또 한사람의 감독을 만나 기뻤다. 박찬옥!! 어쩜 그렇게 얄밉게 툭툭 내뱉듯이 가볍게 연기하는지.. 오랜만에 연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기분 좋았던 문성근, 그리고 멋진 배종옥, 국화꽃 향기보다 백배는 좋았던(국화꽃 향기에서 박해일은.. 모르겠다..) 박해일! 모든게 잘 맞아떨어진 맛있는 음식을 먹은 느낌이다.
우리 시골집 찬장 구석에 처박혀 있는 캡틴큐가 생각난다. 나중에 함 마셔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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