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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면이 아직 잊혀지지 않네요 막달레나 시스터즈
yojo 2006-09-09 오후 10:01:34 1296   [3]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모두 여성이고, 그녀들은 시대적으로 가부장적이고 종교적 권위에 있어 약자이며 피해자입니다. 반대의 입장으로 보면 그녀들은 겁탈을 당해 순결을 해하고, 혼전 임신을 했고, 예쁜 고아이기 때문에 죄인입니다. 이 영화는 의미와 정체가 모호한 신성, 그리고 부당한 권위들이 보통의 평범한 여성들을 어떤식으로 억압을 당하고 짓누르는지를 보여줍니다.

세명의 그녀들처럼 수도원에 감금되었을 수많은 그녀들은 힘든 노동을 하며 속죄를 강요당합니다. 정체가 묘연한 죄목으로 죄인이 된 그녀들은 대개 처음에는 저항하고 분노하고 탈출을 모색하지만 게중에는 우나처럼 권위의 의도에 제대로 부합해, 스스로를 뼛속깊이 죄인으로 느끼기 시작하는 이도 생겨납니다.

권위가 그 세력과 영속성을 확장하는데는 참 다양한 방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힘'은 지배대상을 가장 잘 지배하기 위해 스스로 자존감과 (풍성하고 아름다운 긴머리로 대변되는)자유의지를 박탈하게 하고, 자기자신을 벌하고, 그 권위의 발앞에 복종하여, 무릎꿇고 그 발에 입맞추게 만듭니다.

실제로 오랫동안 그 수도원에서 지냈던 할망구가 그랬지요. 한낱 나약한 생명인 주제에 그녀는 죽음앞에서도 망상처럼 신성을 방패로 버나댓을 협박하려고 하지요. 그러나 그 협박의 내용은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너무나도 보잘것 없게도 '자기를 두고 떠나지 말아달라' 라는 것이지요.

탈출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붙잡혀 잔인하게 머리카락을 잘렸던 버나뎃은 정신을 차린후 피묻은 눈으로 무엇을 보았을까요. 화면에 한가득 꽉 차는 '음탕한 죄인'이 흘린 피묻은 눈을 보고 관객들은 무엇을 느낄까요. 그 눈은 누구를 향해 시선을 보내고 있을까요.

영화는 내내 무난하고 짐작가능한 스토리로 평이하게 흘러가는데요. 딱 두장면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하나는 마가렛이 신부를 골려주기 위해 헛간쪽에 독초(?)같은 것을 뜯으러 갔다가 뒷문이 열려있는 것을 보게 되면서부터인데요, 그토록 바라던 탈출의 기회가 눈앞에 있음에도 그녀는 자유앞으로 선뜻 나서지 못합니다. 그리고 카메라는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안쪽에서 안쪽을 바라보고 있는 마가렛을 잡습니다. 그녀는 왜 다시 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일까요. 그런 좋은 기회를 두고! 어쩌면 죄인이거나 창녀이기는 문 하나를 사이에 둔 이쪽이나 저쪽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일까요. 신성에 있어서나 사회적으로 기득권자인 남성들에게 있어서나 그녀는 어차피 양쪽 모두에게 죄인이고 창녀이고 약자임을 그녀 자신이 너무 잘 알고있었기 때문일까요. 그녀는 그렇게 간단하게 원하던 세상으로 나갈수 있음을 이해하지 못하듯, 어쩌면 체념하듯 그늘진 문 안쪽으로 걸어들어옵니다.

그리고 정말 가장 좋았던, 눈물이 찔끔 날듯 좋았던 장면은 역시 다들 공감하실것같은데 마지막 장면입니다. 실제로 저는 그 장면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버나뎃의 머리칼씬. ㅎㅎㅎㅎ

마지막 장면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을거예요. 궁금하신 분들은 개봉하면 꼭 가서 보세요. 개인적으로 머리칼씬 이후로 나오는 에필로그는 없었으면 어땠을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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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달레나 시스터즈(2002, The Magdalene Sisters)
제작사 : Film Council, Momentum Films, Element Films, PFP Films Ltd., Scottish Screen, Temple Films / 배급사 : (주)인피니티 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miramax.com/the_magdalene_si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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