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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재미와 지나친 익숙함 사이의 줄다리기!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julialove 2004-06-02 오전 12:48:17 1309   [3]

[엽기적인 그녀]이후 곽재용 감독과 전지현이 다시 호흡을 맞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화제가 되었던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는 아마 약자명인 [여친소]로 더욱 익숙할 것이다. 또한 [여친소]는 영화를 모티브로 한 여러 CF 와 홍보 탓에 영화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을 한껏 부풀어 놓기도 했다. 요즘 우리나라의 로맨스 영화가 다소 뜸한 사이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여친소]는 그야말로 매력적인 요소들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인터넷 소설의 영화화 열풍을 불러 일으키며 대박을 터뜨린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많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던 [클래식]까지 한국형 멜로영화의 대표감독이라 불릴만한 곽재용 감독과 오랜만에 영화를 통해 다시한번 "엽기녀"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전지현, 이젠 영화로 더욱 많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장혁까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는 그 이름들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전작들에서 보여준 유쾌하면서도 가슴 찡한 연애담과 러브스토리를 보여준 곽재용 감독이기에 이번 [여친소]에서 보여줄 사랑 이야기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을 더욱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여친소]는 곽재용 감독이 보여 줄 예쁜 사랑이야기와 전지현과 장혁이 보여 줄 부러울만큼 로맨틱한 사랑연기에 모든 것을 기대고 있다고 해도 아닐 것이다.

여순경인 경진과 고등학교 물리선생님인 명우의 첫 만남은 황당함 그 자체이다.소매치기를 쫓아가던 명우를 범인으로 오해한 경진이 명우를 묵사발 만들면서 그들의 첫 인연은 시작하는 것이다. [여친소]는 그 제목처럼 명우의 나래이션을 통해 여자친구인 "경진"을 소개하면서 시작된다. 다혈질에 불의를 보면 절대 못 참는 성격의 용감한 여순경인 경진은 어리숙하지만 따뜻하고 착한 명우에게 끌리게 되고 둘은 티걱태걱 하면서 점차 연인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언제나 그랬듯이 곽재용 감독은 다시 한번 두 남녀의 티걱태걱하고, 알콩달콩한 연애 이야기를 보여준다. 비오는 날 여기저기 뛰어 다니며 놀기도 하고, 함께 여행을 가서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는 등 경진과 명우의 사랑이야기는 곽재용 감독의 전작들과 변함없이 유쾌하고, 즐겁기 그지 없다. 하지만 [여친소]는 아쉽게도 곽재용 감독이 보여주었던 "언제나 비슷하고, 언제나 일정한" 멜로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진과 명우의 첫 만남부터 시종일관 관객들을 웃게 만드는 둘의 사랑에 영화를 보는 내내 빠져들게 하지만 그 웃음 뒤에서 느겨지는 진부함은 감출 수가 없다. 또한 [여친소]가 보여주고 있는 전체적인 캐릭터와 스토리 역시 상당히 익숙한 느낌을 들게 만드는데, 바로 곽재용 감독의 전작인 [엽기적인 그녀]에 대한 느낌일 것이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부터 [엽기적인 그녀]의 전편격인 영화라는 등의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굳이 비교를 하지 않으려 해도 영화내내 보여지는 흡사한 설정과 이야기 구조들은 썩 유쾌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시종일관 배가 아플 정도로 로맨틱한 사랑이야기를 들려주고서 마지막엔 눈물 한방울 흘리도록 유도하는 곽재용 감독 특유의 멜로법칙이 [여친소]에는 쉽게 통하지 않는것 역시 그 익숙함과 진부함 때문일 것이다.

[여친소]를 보는내내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경진과 명우의 사랑이야기뿐만이 아니다. 아마도 [여친소]는 관객들의 귀를 상당히 즐겁게 해줄 것이다. 영화음악에 있어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곽재용 감독의 전작들 못지않게 [여친소] 역시 음악과 로맨틱한 화면들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잔잔하게 흐르는 "Knocking on heaven's door"와 피아노 반주곡, 빠른 비트의 랩과 한국영화에선 이례적인 일본음악까지 다양한 노래와 음악들로 영화를 한층 즐겁게 만들어 준다. 또한 빠른 전개와 함께 보여주는 아기자기한 화면들과 함께 폭파씬, 경찰추격씬 등의 스피디하고 파워있는 화면까지 보여줌으로써 색다른 시도를 보여주려한 곽재용 감독의 의도 역시 내심 엿보인다. 그래서일까 자꾸만 눈에 거슬리게 하는 익숙한 스토리와 화면들이 안타깝기만 한 것 같다. 그리고 또 한가지 [여친소]가 보여주는 아이러니한 웃음과 재미는 바로 만화적인 구성과 화면, 캐릭터,그리고 카메오들의 출연이다. 곽재용 감독이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황당하면서도 개성있는 멜로를 선보이고, [클래식]을 통해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멜로를 선보였다면 [여친소]는 마치 한 편의 애정만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 것이다. 다소 과장된 성격의 경진과 마치 만화 속 어리숙한 남자캐릭터를 보는듯한 명우라는 두 캐릭터부터 영화가 보여주는 황당하고 작위적인 스토리까지 [여친소]는 아기자기한 웃음과 더불어 억지스러운 허탈감까지 전달해준다. 그리고 후반부의 당황스러운 판타지적 설정은 그러한 허털감을 더욱 크게 하는데, 그로인해 영화를 지나치게 가볍게 만든 듯한 느낌마저 들도록 한다. 또한 영화 곳곳에 등장했던 김수로와 [클래식]의 이기우 등의 카메오 배우들의 모습은 영화를 보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하는데, 영화의 지나친 판타지적 설정들로 하여금 그 재미를 반감시켜버린 듯 한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 [여친소]는 곽재용 감독의 색다른 시도와 노력이 엿보이지만 관객으로 하여금 너무도 익숙한 스토리와 황당한 판타지로 채워진 화면들이 이제는 지루함까지 느끼게 하는 것이다.

영화가 소개되면서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한 것은 바로 배우 전지현의 연기와 "경진"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것일 것이다.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이른바 "엽기녀" 열풍을 일으키며 최고의 인기배우로 떠오른 전지현이기에 이번 영화 [여친소]에서의 발랄하고 다혈질적인 여순경 경진이란 캐릭터는 더욱 기대를 하게 만든다. [4인용 식탁]으로 연기변신을 시도한 전지현이었지만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기에 이번 영화는 전지현이라는 배우에 대한 이미지를 새삼 각인 시켜주는 그런 영화가 되어 줄 것이다. 마약밀거래 현장을 무작정 덮치는가 하면, 연쇄살인범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경찰의 모습부터 명우 앞에서는 애교도 떨줄 알고, 죽어가는 명우를 위해 눈물 짓기도 하는 여린 여자의 모습까지 [여친소]에서 보여주는 "경진"이라는 캐릭터는 다시 한번 전지현만의 매력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경찰복을 입은 전지현의 색다른 모습과 그녀만의 발랄하고 유쾌한 연기는 영화를 더욱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여자친구를 소개한다는 남자 "명우"를 연기한 장혁 역시 어리숙하면서도 따뜻하고 착한 캐릭터를 깔끔하게 보여준다. 다혈질의 경진 앞에서는 꼼작도 못하는 소심한 남자지만 누구보다 경진을 아끼고 사랑하며 희생할 줄 아는 로맨틱한 남자 "명우"를 장혁만의 인간적인 연기로써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영어 완전 정복]을 통해 스크린에서의 물 오른 연기를 보여준 장혁은 [여친소]에서도 꽤 다듬어진 연기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지게 해 줄 것이다. 앞서서 여러번 말했듯이 [여친소]는 진부하고 작위적인 설정들과 [엽기적인 그녀]를 연상케 하는 익숙한 이야기와 화면들이 영화를 보는내내 거슬리게 하지만 전지현과 장혁이 보여주는 유쾌하고 로맨틱한 캐릭터들과 연기는 영화 [여친소]에 빠져들지 않도록 할 수 없게 만든다.

곽재용 감독의 전작들이 관객들로 하여금 너무 강하게 각인되어 있었던 탓인지, 감독이 의도적으로 보여주려 한 영화적 설정인지 영화 [여친소]는 어느 누구에게도 익숙함과 진부함을 모두 가진 영화일 것이다. 이미 예고편을 통해서도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엽기적인 그녀]와의 흡사함을 느끼게 해주었기에 영화내내 보여지는 그 익숙함이 당황스럽지만은 않는다. 그렇지만 그러한 익숙함이 진부할 정도로 거슬리게 하는 것은 그것이 지나치게 의도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이야기 구성과 화면들 탓일 것이다. [여친소]는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유쾌한 사랑이야기를 보여주고 그를 통해 충분한 재미와 웃음을 전달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그들의 가슴 찡한 로맨스에 눈시울을 적실 수 없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곽재용표 멜로영화에 너무 익숙해 있다는 이유일 것이다. 그것을 색다른 시도와 새로운 이야기들로 꾸미는 것이 감독의 몫이기에 영화 [여친소]는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관객들이 연인의 손을 잡고 극장에 향할만큼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고, 영화에서 보여주는 전지현과 장혁의 유쾌한 연기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겠지만 극장을 나온 후의 왠지모를 씁슬함이 영화 [여친소]를 모두 말해주는 것이 되지나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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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2004, Windstr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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