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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운스(1997, Leaving)
제작사 : Shochiku Films Ltd. / 배급사 :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공식홈페이지 : http://www.bouncegirl.co.kr

바운스 예고편

[리뷰] 원조교제 소녀들의 상큼한 도발 02.12.04
[스페셜] 정성렬의 영화칼럼 02.11.15
이런게 우정인가^^ insert2 04.04.25
오~~바운스!!!^^ pama 02.12.15
아.. 우정이여.. 좋구나 ★★★★★  gg330 09.01.11
원조교제에서 피어난 소녀들의 우정을 통해 기성사회에 던지는 따끔한 충고 ★★★☆  codger 08.01.09
원조교제는 없어져야 해. ★★☆  mckkw 07.04.30



[로리타]보다 도발적이다! [애너벨 청]보다 센세이셔널하다!
그러나... [죽은 시인의 사회]만큼이나 찡하다!!


영악하지만 순수한 열 일곱,
교복 입은 요부들의 섹스 다이어리에 씌어진 기적

교복 입은 소녀들의 맨다리가 로우 앵글(Low angle)에 비친다. 한 듯 안한 듯한 화장, 그 밑으로 내비치는 뽀얀 젖살. 솜털 가득한 다리가 뱀 허물 같은 루즈 삭스 속에 박혀있다. 어쩌면 흘러내린 속옷 같기도 하다. 바짝 올려 입은 교복 치마. 뛰기라도 하면 팬티가 보일 것 같다. 적당히 살이 오른 허벅지 사이, 탐스런 엉덩이를 감싸안은 무색 팬티들. 그녀들의 팬티는 오늘 어떤 남자들을 유혹할까? 덜 익은 자두 같은, 아직은 앳된 요부들! 아직 남자를 모른다고 시치미떼듯 말한다. 아저씨, 오늘 밤 어때요?
영화 [바운스]의 도발적인 소녀들은 [로리타]의 그녀를 닮았다. 의붓아버지가 오길 기다렸다는 듯이 물에 흠뻑 젖은 몸은 드러내는 로리타. 하지만 로리타의 관능이 [바운스]엔 없다. 그래서 더 도발적이다. 유혹이 아니다. 이건 거래일 뿐이다! 어른들은 혹 불필요한 사랑에 빠져 일을 그르치기도 하지만, [바운스]의 소녀들은 변태들을 만나지 않는 이상 늘 성공적인 거래를 성사시킨다. 거침없이 당당하게. 그렇게 부도덕의 다리를 건너버린 그녀들은 [섹스, 애너벨 청 스토리]의 애너벨보다 더 센세이셔널하다. 251의 남자와의 갱뱅 이벤트가 성적 억압에 대한 반기였다면, [바운스]의 소녀들은 단순한 10대의 반항을 넘어 세상에 대한 조롱과 거침없는 욕망을 드러낸다. 그 어린 욕망은 어른들의 끈적함이 제거된, 건조하기 그지없는 몸과 돈의 거래를 통해 충족되지만 늘 부족하다.
24시간 동안 원조교제를 통해 돈 벌러 나서는, 교복 입은 소녀들의 섹스그라피 [바운스]는 또한 모든 일본의 사회 현상을 압축해놓은 24시간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R등급 판정을 받은 [바운스]의 국내에서의 심의불가 판정은 예상한 바였다. 하지만 이 신인류 소녀들이 만들어낸 건 센세이션만은 아니다. 도발적인 제스처로 입던 팬티를 즉석에서 벗어 파는 이 뜨거운 소녀들은 그 돈으로 친구를 위해, 태어나 처음으로 돈의 가치를 느끼게 되는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건 메마른 열 여섯 소녀들의 가슴에 기적을 만들어낸다. 이제 이 불미스런 이야기는 10년 전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느꼈을 신선하고 가슴 찡한 드라마로 전환된다. 이 영화는 뜨겁다. 뜨거운 소재로 정말 뜨겁게 가슴을 데우는 영화이자, 국내 최초의 35세 이상 남자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다. [바운스]는 그리운 영화다. 색 바랜 사진 속 친구의 모습일 수 있는 리사, 라쿠, 존코, 이 아주 평범한 세 명의 10대 이야기이며, 그 막무가내, 계산 없이 마음을 주곤 했던 그 시절의 건강한 우정 이야기다.

"남자 친구랑 섹스 하는 것과
아저씨들과 돈 받고 섹스 하는 것이 뭐가 다른가?"

친구들이 모두 가진 명품. 나도 갖고 싶다. 용돈으론 턱없이 부족하고 아르바이트를 하자니 귀찮다. 가방 사줄테니 노래방 가자는 아저씨들은 널렸다. 간단하다. 하룻밤 놀아주면 그만이다.
일상적으로 원조교제 아르바이트를 하는 10대 소녀들. 사회는 고분고분하지 않은 그녀들을 비행청소년 혹은 문제아라 부르며 관리하려 하지만, 오히려 그녀들의 거침없는 당돌함에 무릎을 꿇는다. 그들은 스스로를 고갸르라 부르지 않지만, 그렇게 불리는 걸 거부하지도 않는다. 맹랑하게도 자신의 성을 미끼로 아저씨들과 노골적인 흥정을 하는 이들은 오히려 자신들에 대한 사회의 끈적한 시선을 교묘하게, 그리고 철저히 이용하며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것이다.
먼저 원한 건 아저씨들이에요. 구질구질하게 살아가지 않기 위해 돈은 중요하다. 구찌 핸드백을 사려고 6개월 동안 아르바이트하는 멍청한 짓 따위는 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손에 넣기 위해 잠시, 그리고 손쉽게 원조를 한다. 딸 또래의 소녀들과 원조교제를 하는 주제에 교과서적인 도덕성을 가르치려 드는 어른들의 이중성에 비웃음을 흘리며 유유히 지갑을 챙기고 거칠게 침을 뱉는다.
원조교제를 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어디에도 왜 하면 안되는지 말해줄 사람은 없다. 채 여물지 않은 그녀들의 몸을 파고들며 온갖 변태 행위를 즐긴 후, 5만 엔을 4만 엔으로 깎자고 흥정하는 역겨운 아저씨들은 어쩌면 내 친구의 아버지 혹은 선생님일지 모른다. 일본 미소녀란 이름의 음란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고, 이들의 벗은 팬티를 팔아먹으며 고갸르 비즈니스를 통해 돈을 버는 것도 모두 어른이다.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는 경제의 기본 원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영화 [바운스]의 어른들 역시 고작해야 고갸르들과 이권을 다투는 야쿠자거나 고갸르 비디오 아르바이트를 알선하는 무기력한 방관자일 뿐이다.
영화 [바운스]가 주목하는 것은 타인의 눈에 비친 그녀들의 튀는 외양이나 하룻밤 기행이 아니다. 매스컴이 기형적으로 왜곡시킨 일본 미소녀 이미지의 고갸르가 아닌 10대 보통 여고생의 모습으로 그들을 담담한 시선으로 지켜볼 뿐.

당돌한 세 소녀의 눈물나는 우정의 이야기
아, 나의 자랑스런 원조교제 친구들

베테랑 고갸르 존코와 라쿠, 그리고 다부진 소녀 리사. 선입견으로 보면 모범생과 날라리, 반장과 자퇴생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공통점을 가진 서로를 한 눈에 알아본다. 리사의 Can Do Spirit!, 존코와 라쿠의 프로 고갸르 정신! 원조교제는 스무살까지만, 스무살이 넘으면 하나의 인간으로 살거야! 당당한 열 여섯, 오늘 처음 만났지만, 그녀들의 진심이 통하는 데는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
자신을 훑어보는 탐욕스런 시선에 아랑곳없이 노래방은 3만엔, 섹스는 5만엔부터라는 고갸르 라쿠와 존코. 오늘 밤 끝장을 내겠다는 듯 몇 탕씩 뛰며 술 취한 중년의 지갑을 털고 전기 충격기를 휘둘러가며 억척스럽게 번 돈 30만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어제 처음 만난, 그리고 지금 당장 뉴욕으로 떠날 친구 리사에게 그 돈을 몽땅 주며 하는 말, 자! 리사, 네가 다 가져. 네 덕분에 보람있는 하루를 보냈어.
원조교제를 통해 맺어진(?) 그녀들의 우정이 눈물나면서도 시원한 것은 세상의 선입견을 날려버리는 통쾌함이 있기 때문이다. 무릇 10대 소녀의 우정이란 교환 일기장의 낯간지러움이라고 믿는 사람들, 술, 담배를 넘어선 특급 비행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는 이들 문제아들에게 우정이나 진심 등의 가치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구차하게 변명하지 않는다. 대신 중절 수술비가 모자란 친구에게 이유를 묻지 않고 돈 모자르냐며 원조교제로 번 돈을 쥐어주거나, 내일 떠날 친구를 위해 하룻밤 강도 높은 원조교제에 뛰어드는 것이다.
태어나 처음 만난 꿈을 공유한 친구를 떠나보내고,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서로에게 기대어 리사가 타고 떠난 지하철을 망연히 바라보는 존코와 라쿠. 이 순간, 그녀들을 바라보는 우리가 느끼는 것은 200% 순수한, 그녀들의 절대 우정이다. 우정이란 오는 만큼 가는 것이란 얄팍한 계산을 하는 사람들에게,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데 익숙한 사람들에게 영화 [바운스]는 친구란 힘들면 기댈 수 있는 어깨라는 것, 당신 곁에도 든든한 어깨를 가진, 당신을 위해 애쓰는 친구가 있을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Masato Harada Interview in 2001 Pusan Film Festival

Q : 원조교제라는 소재가 특이합니다.
A : 96년 [아마추어]라는 영화를 만들며 젊은 사람들에게 흥미가 생겼다. 그때 마침 고갸르, 서브 컬처에 관심이 생겼고 젊은이들의 문화를 관찰하게 됐다. 그러다 원조교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일본인 모두의 공통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93년부터 메모하며 관찰했다. 아버지가 부재한 사회, 그 사회 현상들을 압축하여 24시간 안에 시부야, 고갸르 안에 담아내려 했다.

Q : 고갸르라는 특수한 문화집단의 시선을 선택한 이유는?
A : 고갸르 문화의 신선함. 청년도 소년도 아닌 소녀를 택했다. 특히 준코라는 하드보일드한 아이는 나의 대변자다. 이런 아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 리사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상상해 낼 수 있는 캐릭터다. 나는 이 아이들의 아버지 세대다.

Q : 원조교제라는 소재를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입니까?
A : 상업적 코드로 만든 것이 아니다. 지금 10대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그리고 아버지 세대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말하고 싶었고, 그래서 누드나 벗는 장면은 넣지 않았다. 그들의 현상, 일들이 그들의 눈으로 보면 어떤 의미인지 말하고 싶었다. 보편적인 청춘영화. 나 자신이 흥미를 가지는 부분은 고갸르 자체가 아니라 그들을 제3세계 사람들과 같은 의미이다. 처음 고갸르는 사람들에 대한 반항정신이 있었고 그들만의 슬랭, 언어를 만들었다. 처음 아이들은 아저씨들을 바보로 만들고 게임을 한다.

Q : 일본 사회의 현실에 대한 과장은 아닌지?
A : 실제로 영화를 만들기 전 조사 과정에서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90%이상이 현실이었다. 영화에 나오는 에피소드들은 모두 93년부터 96년까지 일본에서 일어났던 이들을 짜맞춘 것이다. 여고생들의 생활 자체가 센세이셔널해서 다룬 것이 아니라 이런 현상들이 무엇을 의미하는 가를 생각해서 만들었다. 야한 것을 넣으면 팬티를 사는 어른들이 영화를 보러 올 것이다. 그걸 원한 건 아니다.

Q : 실제 일본의 중년 남성은 어떻습니까?
A : 지금 남자들은 아버지로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사회의 또 다른 방향에서만 보여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십대에 공부만 하고, 아이들처럼 살아보지 못해서라고 생각한다.

Q : 세 명의 소녀 캐릭터가 독특합니다. 각각의 특징이 있다면?
A : 존코는 검정색인데 가장 밝은 검정색이다. 존코는 나의 분신이다. 존코의 대사는 거의 나의 의견이라고 보면 된다. 내가 스스로 생각할 때 가장 이상적인 여학생은 라쿠다. 라쿠는 빨강, 정열을 가진 하드보일드 레드다. 리사와 존코 사이의 매개체 역할을 하면서 자기의 노선을 뚜렷이 하는 캐릭터이다. 리사는 순수의 화이트. 적당히 더럽혀져도 스스로 자정능력을 가진 이상적인 캐릭터다.

Q : 야쿠쇼 코지와 자주 일을 하시는데, 그는 어떤 배우입니까?
A : 그는 일본 최고의 배우이다. [가미가제 택시]에서 처음 만났다. 내가 각본을 쓰고 연출을 했는데도 그는 각본을 읽고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을 느낀다. 시나리오 쓸 때마다 그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을까 생각한다.

Q : 하워드 혹스와 구로자와 아키라의 영향을 받았다고 얘기해왔는데 [바운스]에서는?
A : 등장인물들을 대하는 하워드 혹스의 관점이 좋다. 그가 치밀한 어른들의 관계를 묘사하는 것을 특히 좋아해서 [바운스]에서 야쿠자와 사키의 우정을 그렸다.

Q : 한국인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봐주길 바라십니까?
A : 지금의 현실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영화다. 10대가 본다면 지금 필요한 게 뭔지. 어른들은 아버지가 부재한 것에 대한 경고 등 세대간의 거리감을 좁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 영화가 세계 어디서든 공감하는 부분은 마지막 헤어지는 장면이다. 십대만의 순수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부분으로서 말이다.



(총 2명 참여)
kisemo
기대     
2010-02-16 15:52
codger
원조교제가 문제로군     
2008-01-09 22:0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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