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역사 속으로 걸어 들어가다,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
2017년 6월 16일 금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군함도>(제작 외유내강) 제작보고회가 6월 15일(목) 오전 11시에 열렸다. 이례적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류승완 감독과 주연배우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송중기, 김수안이 참석했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당했던 조선인의 실상과 대규모 탈출을 그린다.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송중기, 김수안 등 연기파 배우들이 참여했다. 화려한 출연진만큼이나 국내 최정상 제작진들이 뭉치기도 했다. 특히, <대호>(2015),<악마를 보았다>(201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등에서 스펙타클하고 스타일리시한 촬영을 선보여온 이모개 촬영감독이 <군함도>를 통해 류승완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춘다.

‘군함도’는 태평양 전쟁 이후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당한 곳으로 ‘지옥섬’ 또는 ‘감옥섬’이라 불린 곳이다. 군함도의 갱도는 해저 1,000m를 넘고 평균 45도 이상의 고온이었으며 가스 폭발 사고에 노출되어있었다. 허리조차 펼 수 없는 비좁은 공간이었기에 체구가 작은 어린 소년들이 강제 징용되었고, 하루 12시간 이상 가혹한 노동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함도>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재창작된 픽션 드라마다.

1,341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으로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감독상(2016), 제36회 청룡영화상 감독상(2015)를 비롯하여 다수의 상을 수상한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의 시작은 한 장의 사진이었다”며 말문을 열였다. “사진의 기괴한 이미지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군함도’에 있었던 그들에 대한 궁금증이 결국 <군함도>를 만들게 했다”고 밝혔다.

딸을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악단장 ‘이강욱’역의 황정민은 “<베테랑>(2015), <부당거래>(2010)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작업이기에 이젠 눈 빛만 봐도 통할 사이” 라며, “이렇게 큰 작품을 시도할 수 있는 용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준비과정까지 포함하여 2년 넘게 끌어오면서 배우들에게는 심적, 물리적으로 힘든 모습을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고 감사를 전했다.

종로 일대를 평정한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을 연기한 소지섭은 “시나리오를 보기도 전에 이미 출연을 결정했을 정도로 류승완 감독과 함께 작업하고 싶었다” 며 “막상 시나리오를 받아보니 묵직한 소재에 무게감이 상당했다. ‘최철성’은 다혈질이고 아주 상남자지만 속정은 깊은 사람” 이라고 출연 이유와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특수 임무를 받고 군함도에 잠입한 독립군 ‘박무영’역의 송중기는 “부끄럽게도 ‘군함도’에 대해 이름만 들어본 정도였기에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검색해봤다” 며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작업이라 생각했고, 한편으론 거대 예산이 투여된 상업 영화이기에 관객분들한테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다” 고 말했다. <늑대소년>(2012)이후 5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 원탑 주연이 아닌 점에 대해 “평소에 출연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요소가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본이다. 일단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기에 다른 건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고 답했다. 또, “나보다 더 어린 친구들은 얼마나 더 역사에 대해 모를까라는 생각이 들고, ‘군함도’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며 “맡은 역에 대한 개인적 부담보다는 작품이 주는 긴장감과 압박감에 꽉 차 있었다” 고 덧붙였다.

갖은 고초를 겪는 강인한 조선 여인 ‘말년’역의 이정현은 “일단 류승완 감독님과 함께 하는 것과 의미 있는 작품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좋았기에 고생이 고생이 아니었다” 며 “위안부의 피해와 고초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대사가 너무 좋았다. 사실 어떤 장면을 하나 뽑기 힘들 정도로 계속 울컥하고 눈물이 났다” 고 전했다.

‘이강욱’의 목숨보다 소중한 딸 ‘소희’를 연기한 아역 김수안은 “2년 전쯤 ‘무한도전’을 통해 처음 ‘군함도’에 대해 알았다”며, “당시에도 가슴이 아팠는데 시나리오 받고 좀 더 책을 찾아 공부를 했다. 역사적으로 아픔이 있는 곳이고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또, <부산행>의 공유 아빠와 이번 <군함도>의 황정민 아빠에 대해 “공유 아빠는 얼굴이 잘 생겼고, 황정민 아빠는 츤데레같은 성격이 좋다” 며 두 아빠를 비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일본 아사히 신문 기자는 “<군함도>는 일본에서도 너무 유명하고 관심이 많다” 며 류승완 감독에게 어디까지가 실화이고, <군함도> 공개 이후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류승완 감독은 “국민 총동원령이 내려진 후 많은 조선인들이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혹은 속아서 강제 징집되어 원치 않는 노동과 임금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실제 나가사키에서 18km 떨어진 섬으로 끌려가 1,000m 정도 내려가서 채광 한 것도 사실이다” 라며 “즉, 시간적 공간적 배경은 철저하게 고증에 의해 재현했고, 인물들과 사건 등은 허구” 라고 답했다 또, “애초 <군함도>는 실제 사실을 기반으로 다큐멘터리로 기획한 게 아니다. 활력과 서스펜스, 영화적 쾌감이 강할 것”이라고 확실히 밝혔다.

이어,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나는 일본 감독과 배우 중 좋아하는 분도 있고, 일본 음식도 잘 먹고, 일본인 친구도 많다” 며 “ 한일 관계가 잘 풀려나가길 바라지만 그래도 짚고 넘어갈 건 확실히 하고 넘어가야 되지 않나! 단, 우리 영화는 극단적인 민족주의에 의존하거나 감성팔이 영화는 아니다. 보편적인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사람이 사람에게 가지는 ‘측은지심’ 에 대한 이야기다. 아마 영화가 공개되면 한일 관계에 대한 우려는 사라질 것” 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마지막으로 류승완 감독은 “지금까지 만들었던 영화와는 전혀 다른 영화이기에 영화를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강렬한 영화적 체험이 될 것”이라며 “함께 해준 주연 배우들은 물론 조단역 배우들, 모든 스태프들한테 정말 고맙다” 고 감사를 전했다.

● 한마디
극단적인 민족주의나 감성팔이가 아니라고 못박은 류승완 감독, 그래서 더 기대되는 <군함도>


2017년 6월 16일 금요일 |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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