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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드라마의 한국적인 변주 (오락성 7 작품성 8)
콘크리트 유토피아 | 2023년 8월 8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엄태화
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30분
개봉: 8월 9일

간단평

간호사 ‘명화’(박보영)와 공무원 ‘민성’(박서준) 부부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아침을 맞았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심상치 않다.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온 세상이 무너져 버린 것.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에서 오직 이들이 살고 있는 황궁아파트만 그대로다. 생존자들은 황궁아파트로 몰려들고, 처음에는 이들을 받아주던 주민들도 어떤 결정을 하기에 이른다.

재난과 한정된 자원을 마주한 인간의 생존은 처절할 수밖에 없다. 나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재난 드라마 속 인물들은 어떤 선택의 기로에 놓이기 마련이고, <콘크리트 유토피아> 속 인간들도 마찬가지다. 유일하게 안전한 공간인 자기들의 아파트를 외부 생존자들과 나눌 것인가. 주민들은 주민대표로 ‘영탁’(이병헌)을 뽑고, 그 첫 번째 일로 외부인들을 쫓아낼지 받아들일지 투표하게 된다. 사실 가벼운 이기심부터 숭고한 희생까지 재난 상황 속에서 인간들이 표출하는 다층적인 본성은 그간 여러 콘텐츠를 통해 드물지 않게 접해온 테마다. 여타의 재난 드라마와 궤를 달리하는 이 작품의 각별한 점은 대한민국에 있어서 아파트라는 갈망의 존재와 재난이라는 불가항력의 힘이 만났을 때 피어나는 재난의 묘한 기류를 포착했다는 점이다.

재난드라마를 표방했지만, 재난의 극복보다는 아파트를 추동력 삼아 그 안의 인간 군상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공감대를 높였다. 자가와 전세, 신축과 구축 등 아파트 부심이든 옹심이든, 내 집 마련 특히 아파트 소유를 절대 과제로 삼아 인생의 많은 부분을 할애해야 하는 사회 현실을 재난 장르와 성공적으로 접목했다. 디스토피아적인 영상과 밀도 있는 드라마,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져 줄곧 긴장감을 높이다가, 903호 여고생 ‘혜원’(박지후)의 등장에 이르러 최고점에 달하며 터닝 포인트를 맞는다. 다만, 사뭇 상투적이고 클리셰의 답습 같은 결말은 그간 쌓아온 밀도를 떨어뜨리는 면이 없지 않다. 2014년 연재 이후 호평을 모았던 김숭늉 작가의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의 2부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새롭게 각색한 작품이다. <가려진 시간>(2016) 엄태화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2023년 8월 8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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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을 소재로 한 진지한 드라마를 찾는 분 + 휘발성 강한 코믹과 오락보다는 여운 남는 영화를 선호한다면
-재난이 마구마구 들이치는 절박한 상황의 생존 서바이벌을 기대했다면, 재난은 거들 뿐 그 상황 속 인간들 이야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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