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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역군 수퍼스타, 홍보전선에 서다
2009년 1월 30일 금요일 | 유지이 기자 이메일


자신이 주연한 신작 〈작전명 발키리〉를 홍보하기 위해 지난 주말 내한한 톰 크루즈가 화제다. 세계 10위 안에 드는 경제규모에 엔터테인먼트 산업 규모도 결코 작지 않아 세계적 스타가 내한하는 일이 이제 그리 드문 일이 아닌 나라에서 어찌된 일일까? 화제의 중심에는 톱스타 답지않게 소탈하고 친절하게 팬을 대하는 톰 크루즈의 매너에 있었다.

매년 이름 좀 있다하는 팝스타 내한공연이 열리고 세계 투어에 나선 헐리웃 스타가 빠짐없이 홍보를 하러 오는 나라가 한국이다. 이제 크리스티나 아길레나나 비욘세처럼 노래 뿐 아니라 아름다운 외모와 가수 외 활동으로도 유명한 일급 스타가 아니고서는 (니요, 오아시스, 자미로콰이 정도 되는 가수도) 골수 팬덤을 넘어서는 화제가 되지 않는 나라고, 자국 영화 강세를 펼치고 있는 몇 안되는 나라인 덕에 헐리웃 스타가 홍보를 위해 내한해도 화제작에 출연한 국내스타 정도의 관심도 받기 힘든 곳이다. 하지만 수퍼스타의 친절함은 특별하다.

만들어진 스타의 외연

탄생부터 스타는 순수한 개인이었던 적이 없었다. 직업인으로써 '배우'나 '연예인'은 개인일 수 있으나 '스타'는 아니다. 스캔들이나 사회적 문제가 된 사건을 보도할 때 가볍고 생각없이 가져다 붙이는 (도덕적 모범이 되어야한다는 의미의) '공인'까지는 아니지만, 스타는 경제적 필요에 의해 스튜디오가 만들어낸 개인 이상의 존재였고, 이미지를 소비하는 팬과의 사이에서 만들어진 동경의 대상이었다. 스타 하나에 엮인 사람이 하나 둘이 아니고, 그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결코 혼자일 수 없는 셈이다. 파경 직전까지 잉꼬 부부의 이미지를 지키는 연예인 커플이 단정적으로 스타가 가지는 사회성을 설명한다. 커플 두 사람의 직업이 개인적으로 (언론에서 직업과 구분없이 사용하는 용어) '연예인'일 수는 있지만 스타 커플인 이상 개인적인 부부로 살 수는 없는 법이다. 개인적인 커플을 영유하고 싶다면 대중에게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공인이 아니면 된다. 우연히 아름다운 외모가 화제가 된 스타 최민식의 부인이 그 이상 노출되지 않은 것은, 스타 커플로 얻는 화려함보다 개인적인 삶은 택한 직업 '연예인'의 선택이었다.

그러니 대중 앞에서 스타가 하는 행동이나 말이 순전히 개인적일 수는 없다. 팬이 매체를 통해 개인의 의견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조차 스타의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없는 탓이다. 신사적인 배역과 이미지로 유명한 남자스타가 인터뷰에서 거친 언행을 하거나, 청순한 이미지로 널리 알려진 여자스타가 명품과 파티를 좋아하는 솔직한 속내를 밝힐 수는 없다는 이야기. 한 사람의 스타에게 엮인 팬층이 넓을 수록, 돈이 많을 수록 그런 경향은 심해진다. 컬트팬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오는 독특한 언행은 넓은 불특정다수 팬에게는 진상이 되기 싶고, 많은 자본이 엮여있을 수록 한 번의 실수가 큰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한 사람의 스타가 영화 한 편 출연료로 이천만 달러를 넘게 받는 톰 크루즈같은 경우나 일년 공연 수익만 사천만 달러가 넘어가는 셀렌 디옹같은 스타에게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전성기였던 2002년 국내 쇼케이스 공연을 위해 내한한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인터뷰에서 보여준 밝은 매너와 파파라치에게 만신창이가 되어 매체를 통해 공개된 일상 사이의 간극은 그렇게 탄생한다.

프로페셔널 스타, 이미지는 자기관리

배우로 프로라면 연기를 잘 하면 된다. 프로페셔널 스타라면,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 생명이고 자기관리 영역에 들어간다. 어느 정도 (드라마 속 배역에도 반영된 것처럼 중독 수준으로 포르노를 좋아하는 데이빗 두코브니나 이제는 팬 사이에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 된 바보 찌질이 단역을 즐기는 브래드 피트처럼) 개인의 성향이 포함될 수 있겠지만 기본은 분명하다. 전성기 내한 인터뷰에서 (인터뷰 때 마신 쥬스 잔마저 가져다 경매에 올리는 사람이 있다며 없애 버리기를 요청하는 등의 행동으로 유명했던) 탁월한 공주병 증세를 보여준 머라이어 캐리가 산전수전 다 겪은 지금은 노련한 인터뷰 매녀를 갖추고 있는 일이나, 영화를 위해 내한한 지금이야 탁월한 매너로 '친절한 톰 아저씨' 신드롬의 주인공이 된 톰 크루즈가 (영리하게 크루즈 주변을 관리했던 전 부인 니콜 키드먼과 이혼하며 함께) 미디어 담당 매니저를 교체하기가 무섭게 2005년 오프라쇼에서 저지른 사건(당시 현 부인 케이티 홈즈와 사귀기 시작했던 톰 크루즈는 오프라쇼 손님용 소파에서 펄쩍펄쩍 뛰는 행동을 하며 흥분된 감정을 전했고, 그 후 톰 크루즈 영화 인생 사상 최고의 굴욕 영상으로 지금도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이 대표적이다. 간혹 황정민의 인상적인 시상 소감이나 아카데미 상을 거부했던 말론 브란도처럼 이미지에 전설을 더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불확실한 도박에 판돈을 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매체의 인터뷰에 비슷비슷한 대응과 반응을 보여주는 국내외 스타의 뒤에는 이런 안전한 매니지먼트가 있다. 특별하게 문제되지 않는 이미지 관리를 한다. 그 중에는 탁월한 엔터테인먼트 기질로 인터뷰를 장악하는 윌 스미스같이 빼어난 개인 역량이 관리의 틀을 일정 벗어난 경우나, 팬과의 스킨십을 더 많이 하는 적극적인 홍보를 마다하지 않는 톰 크루즈나 휴 잭맨같은 노련하고 영리한 프로들도 있다. 스킨십을 즐기는 개인 성향이 없다면 힘들 수 밖에 없겠지만, 자신의 성향조차도 매력으로 이용하는 것은 노련함일 수 밖에 없다. 덕분에 오프라쇼 소파 사건으로 한 방 먹었던 톰 크루즈는 과거 몰려든 팬 사이에 눌려 고통을 겪는 아이를 여유있게 구출하는 인간적 매력을 되찾았다.

홍보는 스타 임무의 일부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라면, 자신의 출연작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프로의 역할에 포함된다. 수익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을 해야만 스타의 이름 뒤에서 떠받치고 있는 경제 규모를 감당할 수 있다.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며 월드 투어 홍보를 하는 이번의 톰 크루즈를 비롯한 헐리웃 스타의 속내도 사실 같다. 미국식 매니지먼트 시스템으로 변한 한국 역시 토크쇼에 나와 자신이 출연한 최근작을 소개하는 것이 일상이 된지 오래다. 원안인 미국은 벌써부터 갖춰왔던 시스템. 신작 즈음 잡지 표지, 언론 인터뷰, 토크쇼 출연으로 이어지는 홍보는 누구나 구사하는 엔터테인먼트 전술의 기본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에서 토크쇼 출연이란 재치와 입담이 필요한 단체 패널 토크쇼를 뜻하는 경우가 많으니 (영화 개봉 즈음 공중파 전역에서 벌어지는 차승원의 대활약같이) 끼가 있는 쪽이 유리하다면 미국같은 경우는 오프라 윈프리, 엘렌 드제너리스, 제이 레노같은 명사회자가 진행하는 쇼에서 단독 손님이 될 만큼 이름값이 높고 편안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그래서 〈작전명 발키리〉는 어떤가? 친절한 톰 아저씨가 몸바쳐 홍보를 할만한 영화인가? 시놉시스만 보아도 알 수 있겠지만 홍보만 놓고 보자면 톰 크루즈의 전작 〈미션 임파서블 3〉같은 영화이고 〈우주전쟁〉같은 영화는 아니다. 이미 흥행의 신에 이른 스필버그 이름이 충분히 홍보 요소가 됐던 〈우주전쟁〉보다 홍보 포인트가 톰 크루즈 자신인 〈미션 임파서블 3〉에 가깝다는 이야기. 수퍼스타의 홍보 행보가 영화의 세계 흥행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더구나 정의감에 불타는 진지한 사나이를 맡았으니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터. 거친 수퍼히어로를 연기했던 〈엑스맨〉의 휴 잭맨도 팬미팅에서는 세련된 매너와 밝은 모습으로 어필했었다.

결혼과 함께 은퇴, 은막 저편으로 사라진 심은하가 스릴러 영화 〈텔미섬딩〉을 찍었을 당시, 제작관계자에게 불평을 들었던 일이 있다. 홍보용 포스터를 따로 찍는 일을 반대해 영화 스틸을 이용해 포스터를 만들어야 했고, 홍보를 위한 언론인터뷰도 거절했던 것. 심은하는 자신을 배우로, 제작관계자는 심은하를 대작 스릴러 영화에 출연한 스타로 보았던 차이다. 프로 스타 톰 크루즈가 홍보한 〈작전명 발키리〉에서 프로 배우 톰 크루즈도 볼 수 있는지, 톱스타 톰 크루즈는 확인할 관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2009년 1월 30일 금요일 | 글_유지이 기자(무비스트)

19 )
great1g1
영화 발키리 아는내용임에도 긴장감있고 좋았는데
자막이 에러였음 좀 짤려서 보이고 그러던데..
제가 본 영화관만 그런게 아니라 공감하는 분들 좀 계심.   
2009-02-04 22:36
podosodaz
팬서비스 멋있었어여~
  
2009-01-31 12:24
wlgus95
아무래도 친철한 톰 크루즈의 홍보가 더 큰 작용을 할듯   
2009-01-31 09:13
kwyok11
톰 크루즈 좋아요~~   
2009-01-31 07:13
ehgmlrj
저두 잘 보고 갑니당~!!ㅎㅎ   
2009-01-30 23:48
shelby8318
이번에 와서 홍보활동 제대로하고 간 덕에 흥행에 대박났죠.   
2009-01-30 16:44
juhee0987
글 잘 읽고 갑니다.   
2009-01-30 15:52
ooyyrr1004
왜 최고인지.. 헐리우드 최고 배우 중 한명이라는 수식어가 결코 아깝지 않네요   
2009-01-3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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