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의 종류는 달라도 그 크기는 같다 <청년경찰> 박서준
2017년 8월 8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최근 종영한 드라마 <쌈, 마이웨이>로 로맨틱 코미디의 보증 수표임을 또 한 번 입증한 박서준, 그가 ‘로맨틱’은 버리고 진한 ‘코미디’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우수에 찬 눈빛의 형사 ‘차동재’(<악의 연대기>, 2014)의 슬픔은 날리고, 의욕 충만하고 혈기 왕성한 경찰대생 ‘기준’에 도전한다. 뭔가에 꽂히면 돌진하는 극 중 ‘기준’ 처럼 연기를 시작한 이후 줄곧 직진해 온 그이지만 분명 방향을 틀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작은 배역 하나라도 따내는 것이 절실했던 시간을 지나 역할 선택의 폭이 넓어진 현재, 과거나 지금이나 고민의 종류는 달라도 크기는 같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안주하려 하지 않는 치열함이 엿보인다.

영화에 대한 반응이 좋아 인터뷰하면서 마음이 편하겠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한데 아직 대중들의 반응이 남아있다. 원래 5월에 개봉 예정이었다가 미뤄진 건데 오히려 준비할 시간이 많아서 좋은 거 같다.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중 현대극에 비해 사극은 상대적으로 성적이 부진했다. 현대극과 사극의 차이점이 있다면.
연기를 함에 있어 현대극이든 시대극이든 크게 다른 건 없다. 감정 표현이라는 점에서 같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현대물이 결과가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특별히 선호하는 장르나 배경은 없다.

<청년경찰> 시나리오를 읽고, 되겠다 싶은 지점은.
내가 점쟁이도 아니고(웃음), 잘 될지, 안 될지 미리 알 순 없다. 평소 작품을 선택할 때 기준이 명확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다른 편이다. 이번 영화는 무거운 사건을 너무 무겁지 않은 호흡으로 다룬 점이 좋았다. 톤 앤 매너가 가벼운서도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방식이 위트 있더라.

유머와 개그가 무성한 작품이라 이를 잘 살리는 게 관건인데, 이에 대한 우려는 없었나.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너무 재미있고 신선해서 내가 잘 살릴 수 있을까 이런 부분은 사실 크게 걱정 안 했다. 오히려 그 부분보다는 상대역이 누구일지에 대한 걱정이 컸던 거 같다.
평소 상대역을 맡은 강하늘에 대한 느낌이 있었을 텐데, 실제로 보니 어땠나.
음... 그의 작품에서 봤던 느낌 그대로더라. 실제로도 유쾌하고 쾌남인데 진중할 땐 엄청 진중하다. 특별히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않고 예상했던 대로였다.

강하늘은 ‘미담 제조기’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다. 함께 작업해보니 실제로도 착하던가.
그런 별명이 괜히 나오겠나. 착한 건 당연한 거, 그러니까 기본이다. 내가 놀란 건 많은 스태프들의 이름을 정말 빨리 외우고 쉽게 다가가는데 그 점에서 굴욕? 의 느낌(웃음)을 받았다고 할까. 왜냐면 내가 얼굴은 잘 기억하는데 이름을 진짜 못 외운다. 그래서 ‘음... 나한테 없는 능력을 가진 친구군’ 했다.

그렇다면 (강하늘과 비교할 때) 자신의 장점은.
굳이 꼽는다면 체력은 내가 좀 더 좋지 않나 싶다. 그런데 둘의 호흡이 중요하기에 나를 특별히 부각시키려 하지 않았다. 또, 비교하려 하지도 않았고.
뻔한 질문이다. 두뇌파 ‘희열’(강하늘 분)과 행동파 ‘기준’(박서준 분), 두 사람 중 실제로는 누구와 비슷한가.
전형적인 답이지만(웃음) 반반이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 객관적이고 비판적으로 세상을 보려 하지만 막상 닥치면 그다지 이성적이지 않고 상당히 감정적인 나를 발견하곤 한다.

‘기준’을 연기함에 있어 중점을 둔 부분은.
비단 ‘기준’ 뿐 아니라 평소 어떤 배역을 맡든 내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본다.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까, 어떤 마음이 들까’ 등 말이다. 연기를 하는 거지만 실제의 내가 어느 정도 투영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여태껏, 30년 가까이 살아온 ‘나’ 가 맡은 캐릭터 속에도 녹아 있지 않을까. 중요한 건 극 중에서 얼마나 입체적으로 표현하는가라고 본다.

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동만’, 이번 <청년경찰>의 ‘기준’, 모두 하나에 꽂히면 달려가는 캐릭터이다. 실제로 그런 경험이 있나.
그런 면은 실제 나와 흡사하다. 연기를 선택한 순간부터 계속 직진해왔다.

방향을 틀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
오디션에 자꾸 떨어지니 진지하게 미래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이 길이 내 길인가 하고. 그런데 여태껏 해온 게 이 일밖에 없다 보니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더라. 그래서 다시 한번 해보자 마음을 다졌다.

지금은 방향을 틀고 싶지 않겠다.(웃음)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보면 고민의 종류는 다르나 그 크기는 같은 거 같다. 과거에는 작품을 할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다면, 지금은 어떤 역을 선택해야 할까가 고민이다. 누군가는 배부른 고민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한테는 그렇지 않다. 내가 배우로서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같은 크기의 다른 고민들이 생기는 거 같다.
애드리브(즉흥연기)가 많았다고 하던데.
감독님이 상황만 줄 때가 꽤 있었다. 지금 딱 기억나는 건 클럽 시퀀스. 솔직히 그렇게 롱테이크로 갈지 몰랐는데, 클럽에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부터는 알아서 채워나가야 했다. 그런데 그런 호흡들이 재미있는 거다. ‘기준’과 ‘희열’은 각자 따로 있을 때보다 둘이 함께 할 때 시너지가 생긴다. 감독님이 우리를 믿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클럽에 가는 걸 좋아하나.
아니, 즐기지 않는 편이다. 촬영한 장소는 오래전부터 있던 곳이라 7년 전에 가본 적이 있긴 했다. 당시에는 그렇게 큰 곳인지 몰랐는데 이번엔 촬영하면서 다시 보니 굉장히 넓더라. 이곳저곳 둘러보니 예전 생각도 나고 재미있더라.

평소 여유 시간에 즐겨하는 일은.
친구들이랑 조용한 곳에서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 물론 단체로 노는 게 즐거울 때가 있긴 하지만 그다지 익숙하진 않다.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마음에 드는 장면은.
가장 공들였던 신은 아무래도 달리는 신이다. 우리가 계속 달리지 않나. 이때, 달리는 우리도 우리지만 쫓아오며 촬영하느라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참 고생 많았다. 앵글과 배우 간 거리 등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고, 긴 거리를 뛰기에 중간에 어떤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몰라 계속 집중해야 했다. 그 결과 20대 초반의 혈기가 잘 표현된 거 같다.

본인의 20대 초반은 어땠나. 극 중 인물들처럼 혈기 넘쳤나.
그런 듯하다. 원래 아무것도 모를 때가 용감하지 않나. 20대 초반은 학교에서 배운 게 다인 정말 백지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 마치 초등학생이 ‘나는 커서 서울대 갈 거야’ 이런 느낌? 근거 없는 자신감 말이다.

<악의 연대기>(2014)에서는 어둠을 간직한 형사였는데, 이번에는 혈기 넘치는 경찰대생으로 아주 밝은 역할이다. 배역에 따라 부담감이 다를 듯하다.
어차피 실제의 나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거니까 연기하는 순간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악의 연대기>는 내가 막내라 긴장을 많이 했었고 선배들을 보며 하나라도 배우려 노력했었다. 또, 역할이 무거워서 촬영이 종료될 때까지 숙제를 마치지 못한 느낌이 들기도 했었고. 그런데 이번 <청년경찰>은 친구 같은 배우와 함께 했기에 현장 분위기가 많이 차이 났다. 연기 측면에서는 기본적으로 유쾌한 톤이라 지금까지 작품 하면서 아마도 대본을 가장 적게 보지 않았나 싶다. 왜냐면 계산한다고 해서 나올 연기가 아니기에, 그냥 ‘같이 놉시다’ 이런 마음으로 임했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했던 건가.(웃음)
하늘이와 공통적으로 얘기한 게 깊은 감정신이나 센 연기가 없어서 부담감은 덜하다는 거였다.
그런 감정 연기가 있으면 아무래도 힘들 수밖에 없다.
액션 연기는.
액션은 거의 부담이 없었다. 드라마 <화랑> 에서 와이어 액션, <쌈, 마이웨이>에서는 이종격투기 선수 아닌가. 해 볼 수 있는 건 다 해봤다고 생각한다. 하늘이는 극 중에서 유도를 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연습이 필요했다.

최근 <쌈, 마이웨이>까지 ‘로코’의 대세 배우다. 언제까지 로코를 할 수 있을까.
글쎄... 아직까지는 당분간은 가능하지 않을까. 앞으로 나이가 들면 그 나이에 맞는 좀 진한 로코를 할 수도 있는 거고.

오! ‘진함이 있는 로코’, 기대된다. (웃음) 이미지 고착화에 대한 부담은.
그것보다는 같은 로코 장르라도 어떤 캐릭터를 연기할까가 고민이다. <쌈, 마이웨이>의 ‘동만’은 이번에 많이 각인됐다. 다음에도 ‘동만’같은 역할을 한다면 시청자도 피곤할 테고 나 스스로도 재미없다.
배우로서 목표는.
점점 무게감이 커져간다. 예전에는 ‘연기자가 연기만 잘하면 되지’ 이런 생각이 강했다. 개인의 인성, 이런 잣대가 왜 필요할까 싶었고. 사실 공인이란 표현이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거, 연기하는 사람인데 말이다. ‘공인’이란 소리를 들으면서, 뭐 하나를 해도 말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기도 했다. 그런데 점점 ‘내가 그만큼 영향을 주는구나’하고 깨닫게 됐다. 그래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자연히 행동을 똑바로 해야겠다는 경각심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 포털의 댓글에도 관대해지더라. ‘그래, 나라도 까서 스트레스 풀리면 다행이지’... 이런 느낌?(웃음) 더불어 연기자로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부분은 뭘까를 생각하게 되고.

그 생각 끝에 얻은 결론은.
지금까지 내가 얻은 결론은, 미니시리즈의 경우 일주일에 2시간이 방영된다. 최소 그 시간만큼은 좋은 시간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 내가 한 신 한 신 최선을 다하지 않고 소홀히 연기한다면 관객들에 대한 희롱 혹은 모욕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더 최선을 다하게 된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요즘에는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영화가 많은데 나도 기회가 된다면 참여하고 싶다.
기억에 남는 영화, 인생 영화가 있다면.
음... 너무 많은데. 약간 순순한 시절을 돌이켜보면, 물론 지금이 순수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라, 하하하. 영화 <타이타닉>을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서 가족들이랑 함께 본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어렸기에 작은 것도 크게 받아들였겠지만 배를 타고 있는 주인공이 죽는 것에 크게 충격을 받았던 거 같다. 더 어릴 때로 거슬러 가면 TV 드라마 <왕초>를 보며 배우가 연기한다 생각 못하고 저렇게 죽는구나 하고 놀라기도 했었고. 감정이입을 너무 깊게 했다고 해야 할까. 그 순간의 기억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다음 작품 계획과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지금까지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걸 해왔다. 더 나이가 들면 아버지 역할도 노인도 할 수 있을 거다. 물론 지금도 분장으로 가능은 하겠지만 깊이감은 없을 듯하다. 지금까지처럼 공감할 수 있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로 찾아가지 않을까.

요즘 강렬하든, 소소하든, 행복했던 순간은.
음...강렬 혹은 소소 다 좋은데 홍보때문에 너무 바빠서. 행복할 시간을 안 준다.(웃음)

2017년 8월 8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사진_박광희 실장(Ultra Studio)

(총 1명 참여)
miranda3418
이번 영화 둘이 브로맨스 너무 잘 어울려서 좋더라구요!   
2017-08-1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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