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이 허망하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유감이다.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원작을 읽어본 적이 없다고 생각되는데, 사실 영화를 보기전에 그 영화의 원작을 볼 필요는 전혀 없긴 하다.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유명한 소설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결말과 내용, 이미 노출될대로 노출되어 있는 이야기다.
이 소설의 영향력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상당한데, 스티븐스필버그의 ET나 에일리언 시리즈가 나오기전까지 외계인을 흔히 문어의 형태로 묘사하여 왔는데 그건 바로 허버트조지웰즈의 '우주전쟁'이란 소설때문이었다.
하지만 원작에 무지한 우리들은 우주전쟁이란 제목과, 탐크루즈란 배우, 스티븐스필버그라는 3단어를 모아놓고 한가지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만들어놓고 그것을 입증하기 위해 표를 산다. 사악한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고, 평범함 소시민이었던 탐크루즈가 초반에는 좀 당하다가 가족애를 바탕으로 어느순간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여 외계인을 무찌르거나 또는 외계인의 치명적인 약점을 발견하게 되고, 전 세계인이 미국을 중심으로 단합하여 외계인을 몰살하고 지구에 평화를 가져온다. 이런걸 원한다면 그건 바로 인디펜던스데이의 잔향이다.
그런 결말보다는 이 영화의 결말이 훨씬 더 과학적, 논리적이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다.
헛된 삶도 헛된 죽음도 없었다라는 마지막 나레이션은 사실 불필요한 사족이 될 수도 있었으나 결말에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지 않은가?
인류의 발생이후로 수백~수천세대에 걸쳐 수많은 선조들이 사나운 맹수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들과 싸우다 때론 그로인한 질병에 죽어가기도 했지만 그 댓가로 후손에겐 좀더 면역력이 강한 신체를 물려줄 수 있지 않았는가. 외계인의 과학기술은 인류에 비해 훨씬 뛰어나지만(생물학전인 면에서 한계를 보이긴 했다) 지구의 미생물에는 인간만큼 적응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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