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te...
-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님이 만든 SF영화답게 실감나고 스릴있다.. (가히 공포영화 수준..) - 위기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가지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들을 사실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다..
Foible...
- 가족애를 표현하기에는 지나치게 부족한 영화인 듯.. 난 그다지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 이번에 보여준 "다코타 패닝"양의 연기는 이전의 영화들을 생각한다면 많이 실망하실 듯..
Opinion...
*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경우.. 개인적인 생각으로 영화의 뒷부분을 알고 보셔도 큰 차이는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이미 알고 봤지만,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았습니다.. 스포일러에 매우 민감하신 분만 피하세요..^-^
요즘의 SF 영화들은 아예 상반된 경향을 띠는 것 같다.. 현실을 초월하는 영화와.. 현실에 기초를 두고 미래를 예측하는 영화.. 이렇게 보자면 현실을 초월하는 영화들은 스토리가 공상과학적이더라도 박친감넘치는 무용담을 즐기게 해주고.. 현실에 기초를 둔 영화들은 사실주의적인 세세한 표현을 강조하며.. 재난 영화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둘의 선호도는 개인의 취향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쪽의 수준이 더 높다는 식의 발상은 유치하지 않은가..)
그리고 이 영화 역시 '투모로우'처럼 지금껏 나왔던 사실주의적 영화에 가깝다.. (재난의 이유는 공상과학적이긴 하지만..) 여기에 지금까지의 사실주의적 영화와 큰 차이점을 있다면..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한 가족에게만 초점을 맞춰고 있는 극사실주의적인 전개일 것이다.. (물론 극사실주의란 용어는 내 마음대로 갖다 붙인 것이다..^-^;;) 그래서 다른 영화와 구분되는 장단점을 가지는 것 같다.. 이를 한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선 이런 극사실주의적인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공포의 극대화일 것이다.. 이 방법은 공포 영화에서 자주 써먹는 방법인데.. 관객이 스스로 영화 속 주인공과 동일시됨으로써 주인공에게 다가오는 위협에 대한 공포를 똑같이 느끼는 것이다.. 특히 땅 속에서 생물체가 튀어나오는 장면을 오랫동안 보여주는 부분이나.. 배가 뒤집혀서 물에 빠진 후에 물에 떠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장면 등.. CG를 사용한 영상과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음향이 조화를 이뤄서 우리에게 끝없이 실감나는 공포를 체험하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위기상황에서의 인간들이 보여주는 본질적인 모습을 폭로하기에도 매우 적절하였다.. (실제 비중은 이 부분에 훨씬 더 있었겠지만..)
부가적으로.. 이 영화는 외계인과의 대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 아예 한 가족에 정확히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도대체 그들이 왜 왔는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이런 전체적인 상황을 굳이 다른 영화들처럼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단지 잠깐씩 얘기를 나눈 사람들, 그리고 자신들이 겪는 현실을 통해 짐작할 뿐이다.. 인간은 자신에게 완전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을 때 더 불안해한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이런 모습들은 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표현 방법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방법은 과연 칭찬만 받을만한 방법인가? 물론 허점도 많다.. 첫째로 당최 외계인들이 죽은 이유를 설명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죽은 이유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깔끔하고 적당한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 영화의 결말을 말로 표현하지 않고 영상으로 표현한다고 해보자.. 똑똑한 과학자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영상 자체만으로 관객을 이해시키기에는 상당히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어쩔 수 없이 나레이션을 이용한다.. (내 생각에 후반 나레이션은 꼭 필요했었지만.. 전반 나레이션같은 경우.. 후반 나레이션의 생뚱맞음을 피하고.. 수미쌍관적인 구성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넣은 것 같다..)
둘째로.. 지하실 씬이다.. 영화가 극사실주의적으로 가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니.. 다수가 아닌 가족 자체의 현실에 더 집중해보고자.. 그리고 인간들이 극단적으로 죽임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슬슬 상황이 변해야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공포감을 유지시키면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좀 더 보여주기 위해 이 장면을 넣었다고 생각하지만.. 외계인의 기계 또는 외계인과 숨박꼭질하는 모습들은 공포영화에서 나올듯한 오바인 듯 하다.. (솔직히.. 그 정도 기계라면.. 사람 움직이는 소리나 숨소리 하나 감지 못했을까.. 실제로 우리가 어둠 속에 있어도 소리는 금방 느껴진다.. 살금살금 움직인다는 것을 말 그대로 영화적 표현일 뿐이다..)
셋째로..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이 영화를 통해 감독님이 초점을 맞추려했다는 가족간의 사랑이다.. 사람마다 어느 정도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생각해보자.. 다큐멘터리에 아픈 소녀가 나와서 치료를 받느라 고통스러워하고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드라마에서 어떤 소녀가 어느날 심각한 병에 아프게 되었는데.. 사건이 일어나는 전부터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어울려 우리가 찡하게 느낄만한 사건들이 나온다고 하자..
약간의 작위성은 느껴지겠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 납득할만 하다면.. 오히려 그냥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보다 약간은 꾸며진 이야기가 훨씬 더 감동적일 가능성이 많다.. (결국은.. 그것이 바로 드라마나 영화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즐기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아예 극사실주의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다보니 가족애도 그냥 다큐멘터리 식으로 무덤덤하게 전해진다.. 게다가 얼마 전에 '혈의 누'를 보면서 느꼈던 점이랑 비슷하게.. 잔인함과 공포감을 극대화시킨 상황에서.. 그런 감정들을 그대로 표현하다보니.. 당최 가족간의 사랑이 감동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전쟁에 참가하겠다는 아들을 말리며 사랑한다고 말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이전까지 어느 정도 만들어놓은 작위적인 이야기가 있었다면.. 아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보낼 수 없다는 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졌을텐데.. 단지 무모하게 전쟁에 참가하려는 녀석의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우연적으로 내뱉은 말처럼 느낀 건 나뿐이었을까.. 마찬가지로 딸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아버지의 모습도 그 동안 쌓인 사랑의 감정보다는.. 긴장하고 있는 아이를 어떻게든 재워야만한다는 상황적 당위성이 더 느껴질 뿐이었다..
이는 이 영화와 어쩔 수 없이 자꾸 비교되고 있는 '인디펜던스 데이'를 생각해보면 그 차이가 확연히 들어난다.. (덕분에 학교 도서관에서 2시간 반짜리 '인디펜던스 데이' DVD를 다시 보았다..;;) 물론 지나치게 미국적이며 특별한 주인공 세 명의 영웅담을 다룬.. 상당히 작위적인 영화라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97년에 만들어진 영화치고 특수 효과는 지금봐도 참 잘 만들었다.. 그다지 과학적이지는 않지만..) 하지만 난 이 영화에서 아버지가 비행기로 자폭하여 우주선을 파괴하는 장면에서 다시 한번 감동을 받았다..
기억하실런지 모르겠지만.. 이 아버지는 초반에 망나니적인 모습을 보여주다가.. 피난을 가면서 점점 당뇨병인 아들을 돌보는 아버지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나중에는 자신의 아들을 치료해달라고 소리도 지르며.. 자신이 마지막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죽는다.. 다른 사람들이 자폭하라고 부추기는 듯한 부분은 어이없었지만.. 그래도 이런 드라마틱한 부분들이 오히려 우리에게 가족애를 더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마지막에 아주 제대로 큰 실수를 한다.. 이제껏 드라마를 포기하고 극사실주의적인 모습으로 담담하게 가족애를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말 그대로 어설픈 드라마를 연출하고 만다.. (감독님의 꿋꿋한 휴머니즘은 이 영화에서까지..;;) 이로써 그동안 공포라는 분위기 속에서도 꿋꿋이 보여주려 했던 가족애가 완전히 코메디가 되어버린 것은 어쩌란 말인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름대로 사실주의의 한계를 보여주는 감독님의 시도는 매우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극단적으로 가는 바람에 역효과가 나지 않았나 싶은 부분들도 많았다.. 사실.. 이렇게 큰돈을 들이면서도 위험을 감수하고 자신이 찍고 싶은 방법대로 찍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님이 헐리우드에서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이제껏 늘어놓은 장점들뿐만 아니라 단점들까지도.. 이 영화를 한번 보는게 낫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리고 관객들에게 이야기거리를 제공한다는 자체가.. 영리한 방법이지 않았나 싶다.. 이 정도면 꼭 영화가 잘 만들어져서가 아니라도.. 일반인들에게 추천할만하다..
ps1. 역시 이 영화는 액스트라, CG, 무대세트 등을 감안할 때 돈이 많이 든 티가 난다.. 드림웍스랑 파라마운트사가 공동 제작을 한 이유가 역시 여기에 있는 듯..
ps2. '우주전쟁'의 'ㅈ'을 'ㅅ'으로 바꾸면 '우수선생'이 된다.. 난 왜 자꾸 이게 웃길까..^-^;;
ps3. 요새 들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일본의 경우, 시나리오에 일본과 관련된 내용이 나오면 어떤 방법으로든 입수한 후에.. 스폰서나 기타 방법을 사용해서 안좋은 내용은 수정하도록 하고.. 좋은 이미지로 내보내도록 한다고 한다.. 물론 미국과 유럽에게 동양권의 선진국으로써 대우받는 유일한 나라가 일본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요즘 영화들을 보면 일본이 항상 좋은 쪽으로만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런 부분이 들어가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미 '브레이크 다운', '택시2' 등에서 나오듯이 대부분 안좋은 이미지로 더 많이 나오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해외에 좋은 이미지로 나오도록 시나리오들을 관리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은 아닌지..
☆ 유격..^-^ http://www.cyworld.com/ryukh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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