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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색깔을 가진 영화! 왕의 남자
ffoy 2005-12-29 오후 1:04:49 3113   [15]

still #1still #4still #6still #23still #19still #17

  연말 영화계는 [킹콩]에 허덕이고 있다. 정말 영화로 보여줄 수 있는 비주얼의 최대치를 끌어올린 [킹콩]은 모든 영화사이트에서 평점 1위를 기록하면서 흥행에 있어서도 승승장구 하고 있다. 그런 이 시점에서 한국영화 한 편이 [킹콩]의 평점을 뛰어넘는 수치를 기록중이다. 바로 가장 한국적인 색깔을 가진 영화라고 칭송하고픈 [왕의남자]가 그것이다. 어쩌면 가장 한국적인 비주얼을 화면에 녹여낸 영화라고 본다. 대작들이 대거 출몰하는 연말연시 이 영화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영화자체를 뜯어보아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왕의남자]는 역사에 기반을 둔 사극이다. 근래에 들어와 사극열풍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왕의남자]의 메가폰을 잡은 이준익 감독의 전작은 [황산벌]이었고, 그 즈음 나왔던 [스캔들]이나 [천년호] 그리고 최근 재상영으로 뜨거운 감자에 오른 [형사], 또 브라운관에서도 한몫 단단히 한 [다모], [대장금], [신돈], [서동요]가 바로 그렇다. 거기에 이 영화는 조선최초 궁중광대극이라는 태그라인을 내걸 듯 가장 서민스러운 광대와 가장 양반스러운 궁중 즉, 극단적인 두 집단의 만남과 그에 속한 인물들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게다가 연극 "이"를 원작으로 가진 이 영화는 원작에서 제약적이고 미비했던 비주얼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퓨전사극이 쏠쏠한 재미를 맛보고 있는 이 시대 정통사극의 원조를 보여주겠다며 한 발 내딛은 [왕의남자]의 귀추가 주목된다.

  사당패놀이를 하며 떠돌이 생활을 하는 장생(감우성 분)과 공길(이준기 분)이 있다. 당시 광대는 천하디 천한 신분이었기 때문에 양반들의 노리개에 불과했다. 광대라는 호칭이 어울리지 않게 곱디 고운 피부와 몸매를 가진 공길은 늘 양반집 대감에게 불려가기 일쑤다. 천대받으며 사는 것도 억울한데, 절친한 친구가 그렇게 사는 것을 보다 못한 장생은 사당패와 고향을 떠나 한양에 이른다. 영화는 누가 광대극아니랄까봐 틈만 나면 광대짓을 일삼는다. 그 짓꺼리의 소재와 행태가 얼마나 서민적인지 절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한양에 다다르면서 육갑(유해진 분)이 이끄는 놀이판에서 그 재주를 뽐낸 후로 그들과 합류하게 된다. 하지만 그 시대는 연산조, 왕이 폭군답게 설치니 성안의 놀이판이 제대로 벌어질리 만무하다. 이에 장생은 왕을 가지고 놀아 보자는 제안을 하고, 짭짤한 수익을 본다. 하지만 그 곳을 지나던 처선영감(장항선 분)은 그들을 반역죄로 의금부로 압송하고, 장생의 당돌한 제안에 그 역시 연산의 폭정을 잠재울 묘안이라도 떠오른 듯 그것을 받아들인다. 여기서부터 연산(정재영 분)과 녹수(강성연 분)는 꽤 흡입력 있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차디 찬 폭군의 표정과 욕망에 사로잡힌 광기어린 눈빛까지 극과 극을 오고가는 연산의 캐릭터는 왕이라는 무소불위의 힘을 떠나서 인간자체의 섬뜩함을 선사한다. 거기에 천하의 요부로 손꼽히는 녹수는 고혹적인 팜므파탈을 고스란히 내보인다. 궁궐에서 벌어지는 광대극과 인형극, 그리고 경극까지 이 모든 것은 궁안을 핏빛으로 물들이는 비극으로 몰고간다. 자유로움을 위해 떠났고, 자유로움 때문에 궁에 잡혀온 그들이 이제 자유로움을 찾아 다시 떠나려한다. 하지만 비극은 이미 시작되었고, 걷잡을 수 없이 돌아가는 궁안의 상황은 시시각각 그들을 조여온다. 신나게 놀아본 자유로운 한 판이 그들의 목을 조여올 줄 누가 알았스랴.

 

  이 영화에서는 배우들의 힘을 빼놓을 수가 없다. 언제나 캐릭터 자체를 자신의 것으로 흡수시키는 감우성의 연기는 [왕의남자]에서 가장 큰 빛을 발한다. 줄타기를 위해 실제로 고된 연습을 한 그이지만, 영화 속에서 미숙함과 오히려 그것을 뒷받침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사실적으로 보인 것 같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배우 바로 신인 이준기다. 중성적인 매력을 가진 그는 영화가 제작되면서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었다. 이 배우의 외모 그리고 공길이라는 캐릭터때문에 [왕의남자]는 제목에서도 풍기듯 동성애코드를 은근슬쩍 내포하고 있다. 그것이 이 영화의 껄끄러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신랄한 풍자와 해학이 오고가는 놀이판의 묘미에 빠져들다 보면 그것은 한 점에 불과할 것이다. 게다가 정말 생소한 남성의 팜므파탈스러움의 극치를 뽑아낸 이준기는 정말 공길이라는 캐릭터에 적역이라고 본다. 그 요염한 자태를 이 세상 어느 남자배우가 뽐낼 수 있으랴. 또한 감초역할로 나온 '육갑칠득팔복'형제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유해진의 진두지휘아래 그들이 보이는 코믹감초연기는 놀이판에서 느껴지는 재미와는 또다른 느낌의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화면의 땟깔이 장난이 아니다. 영화적으로 볼 때 화려하다고 할 수도 없고, 소박하다고 할 수도 없는 가장 한국적인 영상을 가진 영화다. 다음 시상식에서 연기뿐 아니라, 미술·의상부문에서 이 영화가 얼마나 활약을 해줄지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은 영상만이 아니다. 지금은 연예인으로 대변되는 조선시대 광대는 어쩌면 가장 서민들에게 친숙한 집단이다. 그래서 서민들의 입장에서 서민들의 마음을 담았던 것이 그들이다. 그들이 서민들을 대변함으로써 궁중의 핍박을 받고, 결국엔 그들의 노리개로 전락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한국적인 실상을 담고있다. 따라서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반영한 작품이 아닐까 사료된다. [왕의남자]는 음담패설의 재미 또한 지니고 있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말초신경을 강하게 자극하고 광대들의 행태 하나하나가 질펀하게 와닿는다. 음담패설은 시대를 떠나서 계속된 것이고, 그로 인해 얼굴을 붉히게 되지만, 입가에는 저절로 웃음이 지어지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자유를 상징하는 광대들이 신랄한 풍자와 해학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왕의남자]다.

 

  [왕의남자]는 연산일기 중에서 공길이라는 광대가 '왕이 왕 같지 않으니 쌀이 쌀 같지 않다'고 말하였다가 참형을 당했다는 사실(fact)만으로 영화적인 광대극(fiction)을 만든 팩션(faction)이다. 거기에 역사적인 사건에 기초한 연산조의 상황을 잘 반영하는 이야기 전개는 이 영화가 역사와 허구의 모호한 재미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쉴 새 없이 넘나드는 역사와 허구 속에 이 영화는 붉게 물들어가지만, 여운깊은 결말은 그 붉음을 차츰 묽게 만든다. 자유로웠지만 힘이 없었던 자들과, 절대권력을 가졌지만 그 틀을 깨고 나올 수 없는 억압에 시달렸던 자들이 대립한 [왕의남자]는 '자유'에 대한 열망만으로도 관객들의 뇌리에 깊이 스며들었을 것이다. 결국 연민의 감정은 광대들에게 기울지만, 두 집단의 심리적인 욕망을 잘 드러내 보인 셈이다.

 

  [왕의남자]는 가장 한국적인 것을 담고 있다.

  [왕의남자]는 [황산벌]보다 신명나고, [스캔들]보다 구구절절하다.

  [왕의남자]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그 것을 소화하는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 그리고 보여지는 영상과 

                   진행되는 스토리, 묻어나는 감성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찰떡궁합의 영화다.

 

 

 


(총 0명 참여)
bjmaximus
역쉬 무비스트의 대표적인 "달필"다우신 리뷰네요~^^ 연말연시 이 영화("왕의 남자")의 운명은 정말 대단했었죠.ㅎㅎ 결말이 정말 여운이 깊게 남더라구요.쿠데타 무리들이 문열고 들어오면서 예전 신나게 걷는 광대들 모습으로 바뀌면서 끝나는 마무리.. 잘 읽었어용^^   
2007-04-08 11:59
fallove
왠 도배들이쥐?   
2005-12-30 12:48
glokj09
간만에 도배를 보니 좋네용...   
2005-12-30 12:36
glokj09
간만에 도배를 보니 좋네용...   
2005-12-30 12:36
glokj09
간만에 도배를 보니 좋네용...   
2005-12-30 12:36
glokj09
간만에 도배를 보니 좋네용...   
2005-12-30 12:36
glokj09
간만에 도배를 보니 좋네용...   
2005-12-30 12:36
glokj09
간만에 도배를 보니 좋네용...   
2005-12-30 12:36
glokj09
간만에 도배를 보니 좋네용...   
2005-12-30 12:36
glokj09
간만에 도배를 보니 좋네용...   
2005-12-30 12:35
glokj09
간만에 도배를 보니 좋네용...   
2005-12-30 12:35
glokj09
간만에 도배를 보니 좋네용...   
2005-12-30 12:34
glokj09
간만에 도배를 보니 좋네용...   
2005-12-30 12:34
cynara
rosunghan 님 장난이신지..아님 무슨 에러이신지, 엄청난 도배질에   
2005-12-30 12:26
cynara
rosunghan 님 장난이신지..아님 무슨 에러이신지, 엄청난 도배질에   
2005-12-30 12:26
cynara
rosunghan 님 장난이신지..아님 무슨 에러이신지, 엄청난 도배질에   
2005-12-30 12:26
rosunghan
이야... 글 너무 잘 쓰시네요! 영화를 보고 난 뒤, 이런 대단한 후기를 보면.. 좋은 영화를 두편이나 본 듯한 감사가...^^   
2005-12-30 10:50
monak
님!!! 쵝오!!!!!!!!   
2005-12-29 18:29
1


왕의 남자(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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