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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 카타르시스의 해학】 왕의 남자
zakan13 2005-12-30 오후 4:01:53 1235   [4]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머릿속에는 "카타르시스"(슬픔의 승화)라는 말이 떠나질 않았다.

놀이를 보는 연산군의 광인과 어린아이가 뒤섞인 웃음 소리는 연산군이라는 캐릭터를 마이너스 요소로 이끌어나가기에 더없이 충분했으나, 그에게 트라우마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어머니의 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나 공길 앞에서 자신이 그림자 인형극을 보일 때 그의 카타르시스는 직선적이면서도 왜곡 없이 순수한, 그래서 더욱 위험한 위기를 맞는다.


어쩌면 연산군이 공길을 보는 모습은 친구가 아닌 애정의 대상, 즉 자기 어머니의 대신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작중 잠든 공길의 몸에 머리를 부딪치는 그 모습은 흡사 어린아이가 어머니를 보채는 것과 진배 없었다.

 

슬픔의 승화. 옛부터 놀이란 것은 농번기의 고됨을 잠시 잊고 흥을 돋우기 위한 것이었다. 노래와 춤이란 것도 감정의 승화, 예술로의 귀화라는 궁극적인 한국적 정서가 깊이 배여있음에는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저작거리의 백성들은 왕이 오줌을 질질 갈기고 녹수가 엉덩이를 살랑살랑 거리며 뒷꽁무니에 부채질을 하는 것에 실로 통쾌해 한다. 나랏님이라는 높은 사람도 결국은 자기네들처럼 사랑이 있고 애욕이 있으며 또 음란한 행위을 즐긴다는 것이 그들로써는 나랏님과 일원시가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고, 그것이 바로 당시 사회에서 그들이 가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접근해 본다.


놀이패란 하루하루를 먹고 살기 위해 몸을 팔고 목소리를 팔고 장기를 파는 이들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것은 현대의 재주꾼, 속칭 연예인들과는 대조되는 일이다. 스크린 속에서 값비싼 분장을 얼굴에 바르고, 색이 다른 푸른 칼라 렌즈를 착용한 얼굴로 우수에 찬 눈빛을 발산하며 소녀 같이 하얀 피부에 늙어도 늙지 않는 듯 항상 변함없으며 변함이 있더라도 그것조차 그들의 인기를 대중으로부터 끌어모으는 데 더없이 부족함이 없는 재주꾼들. 하지만 때가 때란 것이 있으니, 당시 작중 재주꾼들이라는 것이 진실로 살기 위해 재주를 부렸다면 현대의 재주꾼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알량한 재주조차도 아닌 재주를 재주라 폄하고 세인들로부터 돈을 긁어모으고 있으니 참으로 개탄스럽다. 그들은 옷을 벗는 것도 해학의 하나로 여겼으나 지금은 옷을 벗는다는 것조차 자신의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이며, 그 스스로를 하나의 상품으로 밖에 인지하고 있지 않으니 이래서 진짜 놀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의문이 듦에 아무 이상한 데 없을 것이다.

좀 더 우리나라의 문화 의식이란 것이 달라졌으면 하는 소망이다.


슬픔을 웃음으로 넘겨버리고, 고통을 걸죽한 소리에 담아 던져버리고, 한을 한이 아닌 것으로 바꾸어 꾸밈없이 표출하는 그 시대의 재주꾼들이 떠오른다.

떠오르는 춤사위에 밧줄이 뱃살처럼 일렁이고

하늘 나는 광대 웃음소리만 아낙네들 입 가린 웃음에 진득 녹아나고

엽전 던지는 샌님들이 던지는 추파에 엉덩이 들이밀며 웃어버릴 줄 아는 이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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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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