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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은 없다. 다만, 돌아갈 길을 너무 지나쳐 온 것 뿐이다. 친구
ghk99 2001-04-12 오전 12:47:40 1301   [11]

독특한 네 친구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났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문득 알파벳의 Y가 생각났다.
내게는 그들의 관계가 꼭 이 Y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위쪽으로 양끝에 배치되어 있는 두 점이 준석(유오성)과 동수(장동건)
가운데 중심으로 있는 점이 중호(정운택)
위의 두 점과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 마지막 점이 상택(서태화).
그들은 친구라는 명목하에 한 방향을 고집하거나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대치하에 자연스럽게 한 방향으로 모이고 또 양방향으로 갈라진다.

기왕에 알파벳으로 할 것 같으면 이들의 관계가 O였으면 좋았을것을......

이 영화에는 유난히 칼이 많이 등장하고, (하긴 우리나라에는 총기류가 일반화 되어 있지 않으니, 당연한 얘기일지도) 어찌보면 칼을 따라 영화의 이야기가 흐르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첫번째 칼이야기를 하자.
13살적 동네에 소독약을 뿌리는 차를 따라 아이들이 소독약연기를 가득 품으며 쫒아다니는 것이 일상적이었을 그 무렵.... 동네 장난감가게에서 장난감칼을 훔치려다 상택에게 들킨 동수는 장난처럼 그 칼을 준석의 옆구리에 찌르고, 찌름과 동시에 들어가는 신기한 모양의 칼은 동수의 손에서 준석에게로 옮겨진다.
동수는 그 칼을 준석에게로 들이대었지만 준석은 손끝으로 시험을 해 볼 뿐이다.
이것은 어찌보면 어린시절의 에피소드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이 장면이 영화의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두번째 칼이야기는.
노는것 말고는 아무 걱정이 없던 유년기를 지나 청년기를 통해 장래에 대한 알지못할 압박을 느끼는 18살, 그 무렵의 일이다. 장래...... 그들은 장래를 준비하는 시기였다.
각기 다른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다소 소원해졌던 네친구들은 근처 여고의 ‘레인보우’라는 사운드클럽의 리드싱어 진숙(김보경)을 알게 되면서 다시 어울리게 된다.
상택이 진숙에게 반해 사귀는 과정에서 근처 다른 고교의 양아치(?)들의 훼방을 받는데, 이때 그들이 상택을 위협하기 위해 면도용칼(접었다 피는....날이 한 7cm정도 되는듯 보임)을 사용한다.
이 사건을 발단으로 나중에 집단 패싸움까지 발생하고 이 네명의 친구들은 자신에게 준비된 다른 형태의 장래를 예감한다.

세번째 칼이야기.
이번에는 두가지의 칼이 등장한다.
대학생이 된 상택, 전문대생이 된 중호, 어머니의 죽음으로 마약중독에 빠져 거의 폐인이 된 준석, 빵에서 갓 출소한 동수.......
준석은 아버지의 부하였던 두목밑으로 가면서 그동안 약을 대주었던 다른 아버지의 부하(A)에게 잭나이프로 얼굴에 상처를 받고 마약을 끊는다. 한편 동수는 출소후 A에게 천만원이라는 거액의 돈과 잭나이프를 받으며 준석과는 대치되는 다른 길로 들어선다. 운명은 이들의 장래를 확정짓는다.

네번째 칼이야기이자 마지막 칼이야기.
준석과 동수는 각기 다른파의 행동대장으로 대치되어, 동수가 속한 파에서 준석의 두목을 밀고하고, 이를 본 준석의 부하들이 동수를 치려하나 반대로 동수에게 모두 처참하게 죽는다. 이때 준석의 사시미칼 강의가 교차되고, 이제 칼은 위협의 수단에서 죽음의 수단으로 확실히 넘어온다.
동수는 준석이 자신을 치려한 것으로 오해했고, 그들은 그 어린날 조오련과 바다거북의 수영시합을 논하던 때와는 너무도 멀리 와있음을 알게된다. 결국 동수는 준석의 지시로 사시미칼로 30여군데를 찔려 죽임을 당한다.

왜 유독 나에게는 이 칼이 눈에 띄였는지 모르겠다.
영화는 이밖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준석은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이 영화의 화자인 상택을 부러워한다.
그는 자신이 갈 수 없었던 길을 가는 사람이고, 그가 자신이 바라던 바를 대리하는듯한 만족감을 느낀다.
상택은 그에게 있어서, 자랑하고픈 친구이자 되고싶었던 자신이다. 그래서인지 준석은 상택에게만 유난히 ‘친구야’라는 말을 많이 한다.
반면 준석에게 있어 동수는 ‘친구’라기보다는 바로 자기 ‘자신’이었던것 같다.
18살의 그때 상택이 친구임을 강조하는 준석에게 동수는 자신의 위치에 대해 따진다.
‘나는 니 따까리냐’며........준석은 이것에 대해 대답하지 않는다.
아마 대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자신은 당연히 동수가 친구이자 바로 자기 자신인데 상대방이 그것에 대해 의심을 품는다면 그건 이미 신뢰가 성립될 수 없는 관계였을것이고 이미 준석 자신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는 동수에게 막연한 거부반응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인간은 자신의 싫은 면을 보기를 매우 무서워하니까.

영화의 마지막무렵에 자신의 죄를 인정한 준석에게 상택이 묻는다.... 왜 인정했냐고.....준석은 대답한다....쪽 팔려서 그랬다.내나 동수는 깡패다. 깡패가 쪽팔리는 짓을 우에 하노.....
맞다 깡패는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단다. 준석은 자기자신이기도한 동수에게 의리를 지켰을 것이다.

그 먼 옛날 조오련과 바다거북을 얘기할때 동수의 편을 들어 주었던 것처럼..........

그들은 서로 배신한 것이 아니다. 다만 운명(칼)에 의해 돌아갈 길을 너무 지나쳐 온 것 뿐이다.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2
조금 이해가 안되던게 이해 됨니다..감솨   
2001-04-28 23:50
아..그러고보니.. 정말 첫번째 칼이야기..그랬죠..   
2001-04-25 15:03
영화가 보고싶어 졌어요...   
2001-04-2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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