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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시카고] 뒤안길에 걸린 희망 시카고
helpmeoo 2003-03-29 오후 4:36:59 2128   [11]

[시카고] 뒤안길에 걸린 희망


삶이란 것은 우연의 남발인지도 모르겠고, 기회의 연속인지도 모르겠다. 암울했던 나의 어린 시절엔 미래에 대한 희망같은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암전이었으며, 죽을 생각만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누구나가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누구에게나 미래는 암울한 것이라고 자위를 하곤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리고, 대학교 졸업 후 누구에게나 삶이 절망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때 느꼈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방황은 꽤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시카고는 절망적인 영화다. 변호사인 빌리 플린은 돈을 위해서만 변호를 하며, 일순간의 스타의식에 젖은 벨마와 록시 하트는 그녀들의 허영심 때문에 망가져 간다.

"시카고에서 살인은 쑈야"라는 말이 주는 충격감은 마치, 나 이외의 다른 모든 이들은 희망적으로 살고 있는데, 오로지 나 혼자만 희망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절망하던 때처럼 암울하게 들린다. 음악이 주는 발랄함은 영상미가 주는 우울함과 뒤범벅되어 마음을 심란하게 뒤집어놓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유쾌하게 만들기도 한다. 내가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계기는 세상에 나 혼자만 절망하고 살지는 않는다는 다소는 비건설적인 동병상련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벨마는 이미 살인이란 쑈로 일약스타가 되었고, 록시가 들어오면서부터 그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록시는 예전에 자신을 무시하던 벨마를 이제는 코웃음치며 바라본다. 그렇지만, 록시 역시 어느 순간부터인가 하향의 길을 걷기 시작하고 반복되는 인생은 록시를 빅스타의 자리에서 거리의 여인으로 한순간에 바뀌어 놓는다.

시카고의 감옥에서는 참 희한한 일이 발생하지만, 아마도 오늘날의 연예인들이 인기를 위해서 스캔들을 일부러 뿌린다는 일부 소문과 일맥상통한 일일 것이다. 시카고에서 벨마와 록시는 살인을 저지르므로서 일약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지만, 그러나 그녀들의 유명세는 벨마는 록시에 의해 또 록시는 또다른 여인으로 인해 금방 시들어버린다. 그래서, 벨마와 록시의 결합은 참 의미있어 보인다. 꼭, 동병상련의 감정은 아니어도 그들은 서로에게 경쟁상대인 동시에 동료이며, 그럼으로서 서로를 죽이기 위한 쑈를 준비한다는 그들의 결합은 의외의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꿈이 있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늘 절망한다. 희망이 없어서 그렇다기보다는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혹은 하고는 싶은데 상황이 너무도 안 좋아서, 그래서 난 이렇게밖에 살 수 없다고 절망한다. 그래서, 나는 느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이기적이 되자고. 그래서, 난 지금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한다. 돈도 못 벌고, 남들이 보기에 참 한심해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난 조금만 더 이 행복을 누리려 한다. 벨마와 록시는 비록, 자신의 꿈을 위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이용했고, 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지만 그들은 영화의 마지막, 자신들의 꿈을 이루었기에 비로소 행복해 보인다.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는 것. 어쩌면, 지금 이 시대가 안고 있는 우울증에 대한 최고의 치료책인지 모른다. 비록, 지금 꿈을 이루지는 못했을지라도 주어진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루어가려 노력한다면, 꿈에 닿지는 못했더라도 우리는 언젠가 자신도 모르게 행복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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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2002, Chicago)
제작사 : Miramax Films, Loop Films, Producers Circle / 배급사 : (주)키다리이엔티
수입사 : (주)키다리이엔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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