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덜도 말고 딱 ‘아카데미적’ (오락성 7 작품성 8)
킹스 스피치 | 2011년 3월 16일 수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사회지도층의 위엄이란,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다. 격식과 품위를 지키는 건 기본, 자신감도 옵션으로 갖춰야 한다. 그런데, 말을 더듬는다면? 이미지에 치명적이다. 이혼녀 심슨 부인과의 결혼을 위해 왕위를 포기한 형(가이 피어스)을 대신해 왕위에 오른 조지 6세(콜린 퍼스)에겐 콤플렉스가 있었으니, “배, 배 배신이야 배신!”의 조필(송강호) 못지않은 말더듬이라는 것. 불안한 정세 속에서 믿음 가는 지도자를 원하는 국민들을 위해 조지 6세는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제프리 러시)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올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수상작. <킹스 스피치>를 바라보는데, 이 휘황찬란한 수식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휴먼스토리에 실존 인물, 그리고 시대극까지 아카데미가 선호하는 3박자를 온몸에 새기고 있기는 <킹스 스피치>는 그 기대를 크게 배반하지는 않는다. 다만 (두 가지 의미에서) 너무 ‘아카데미적’이라 혁신감이 떨어질 뿐이다. 하지만 소통과 치유, 좌절과 콤플렉스 극복이라는 전형적인 이야기 속에서도, 특유의 리듬감과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진부한 인간 승리의 드라마가 될법도 하지만 주인공의 섬세한 심리변화와 시의적절한 유머를 통해 구원받는다. 물론 콜린 퍼스의 연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콜린 퍼스는 소심했던 말더듬이 남자가 왕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맞춤복처럼 멋들어지게 소화해 낸다.

사실, 영국 국민이 아닌 이상 <킹스 스피치>의 감동을 온전히 느끼기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뭉클함을 발견한다면, 이는 왕이기 이전에 우리와 똑같은 고민을 안고 살았던 ‘한 남자’의 고민이 효과적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번번한 대학 졸업장 없이도 당당했던 ‘또 다른 남자’의 용기가 위안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불어 조지 6세와 라이오넬 로그의 관계는 최근 대중문화에 불고 있는 ‘멘토’ 바람과 맞물려 시의적절한 흥미를 유발한다. 만약 라이오넬 로그가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의 멘토 김태원이었다면, 멘티인 조지 6세에게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말은 기술이 아닌, 마음이 먼저”라고.

2011년 3월 16일 수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수상작.
-콜린 퍼스의 말...말...더듬이 연기에 박수를!
-왕과 치료사? 그보다는, 멘토(라이오넬 로그)와 멘티(조지 6세).
-영국 왕의 이야기. 감동을 온전히 느끼기엔 한계가 있을 수도.
-지극히 아카데미적인 영화. 그게 흠이라면, 흠?
(총 4명 참여)
karamajov
아카데미적? 아카데미적? 이런 말 꼭 써야되나요? 말하는 사람의 허영심을 드러내는 말인듯   
2011-05-27 23:36
cipul3049
아카데미 수상작이지만, 잉글리쉬 페이션트가 생각나는 영화.   
2011-03-21 03:26
cyddream
전 드라마 잘 안보는데... 킹스 스피치는 은근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2011-03-19 14:13
adew82
조지 6세도, 그를 연기한 콜린 퍼스도 둘다 매력적이에요. 이 영화 아니볼수 없겠군용~   
2011-03-17 08:09
1

 

1 | 2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