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연관검색어] 하정우는 하정우를 넘어선다
2012년 3월 12일 월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추격자: 예사롭지 않았다. 주류에 편승하기보다 자신만의 영화적 색깔을 고민하는 하정우의 행보는 여타의 배우들과 달랐다. ‘인기의 단맛’을 경험한 배우들이 도취되기 쉬운 달콤한 유혹들이 그의 모험심 앞에서 번번이 퇴짜 맞았다. 보디가드로 등장한 <프라하의 연인>으로 대중의 호감을 얻었다. 각종 드라마 제의가 들어왔다. 어쩌면, 보다 안전하고 쉬운 길. 하지만 그의 선택은 김기덕의 저예산 영화 <시간>과 실험적인 뮤지컬 영화 <구미호 가족>이었다. <히트>로 다시 큰 인기를 얻었을 때에도, 주변의 호들갑스러운 환호에 심드렁해보였다. 하정우는 자신이 특정한 이미지로 소비된다는 것을 경계하는 배우였다. ‘완소김검’의 이미지가 내려앉을 틈도 없이, <추격자>의 연쇄살인마 지영민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추격자>가 터졌다. 강하게 터졌다. 이번에 그가 얻은 건, 인기만이 아니었다. 배우로서의 신뢰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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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 99-1: <추격자>에 ‘4885’가 있다면, <황해>에는 ‘논현동 99-1’이 있다. ‘4885’는 살인마 지영민의 전화번호 뒷자리. ‘논현동 99-1’은 청부살인을 부탁받은 구남(하정우)이 죽여야 할 목표물 김승현 교수가 사는 건물 주소다. 나홍진 감독이 옛날에 쓰던 실제 전화번호로 알려져 이슈를 낳은 ‘4885’처럼, ‘논현동 99-1’도 가상이 아니다. 실제 존재하는 주소다. 또 하나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곳이 제작사 팝콘필름이 입주한 곳이었다는 점이다. 잔혹한 핏빛 무대가 될 장소를 협찬해 줄 곳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추격자>의 흥행으로 영화 배경이 된 망원동 집값이 떨어졌다는 (괴)소문도, 장소 헌팅에 걸림돌이었다. 결국 제작사가 나섰다. 자신들이 들어선 건물을 촬영 장소로 둔갑시켰다. 참고로 구남이 죽이려했던 김승현 교수는 다름 아닌, 곽도원이다. 아, 누군지 모르겠다고?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의 조검사라고 하면 짐작하려나. 하정우에게 기습과 감시를 받은 곽도원이 <범죄와의 전쟁>에선 하정우(가 연기한 형배)를 구치소에 집어넣었다. 절묘한 복수란 이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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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국토대장정: 말 한마디에 천리 길도 걷는다? 제47회 백상예술대상시상식 시상자로 나선 하정우는 “최우수상을 받을 경우 국토대장정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몰랐(을 거)다. 봉투 안에 ‘<황해> 하정우’가 적혀있을 줄은. “너무 충격적이다”는 수상 소감이 수상에서 오는 충격인지, 공약선언에 대한 후회에서 오는 충격인지는 각자가 판단하시길. 확실한 건, 공약은 이행됐다는 점이다. 지난 11월 15일. 하정우는 공약을 완수하기 위해 국토대장정에 올랐다. 혼자는 아니었다. <범죄와의 전쟁>의 김성균, 친동생 차현우, 중앙대학교 학교 후배들 등 18명이 함께 했다. <러브 픽션>에서 호흡을 맞춘 공효진도 특별 참여했다. 이들은 20일 동안 서울에서 해남 땅 끝 마을까지 걸었다. 공약 이행은 단순히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 하정우가 직접 카메라에 담아낸 행군 여정은 <577 프로젝트>란 이름을 달고 다큐멘터리로 개봉된다. 여기에서 하정우라는 배우의 영특함이 또 한 번 읽힌다. 그는 ‘곰 같은 여우’다. 언뜻 보면 장난기 많고 설렁설렁 일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지만 목표물을 발견하고 움직일 때는 민첩하고 영리하다. 생각해 보면, 그의 연기 스타일이 그렇다. 그는 주어진 캐릭터에 자신을 맞추는 타입이라기보다,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타입이다. 청담동 밤거리의 호스트바 마담 재현(<비스티 보이즈)>, 능글맞은 낙천주의자 조병운(<멋진 하루>), 사이코패스 지영민(<추격자>), 소주로 입을 헹구는 모습마저 ‘살아있는’ 최형배(<범죄와의 전쟁>), 사랑을 글로 배운 남자 구주월(<러브픽션>). 하정우 외의 다른 배우를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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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얼굴크기: 흔히 ‘연예인은 얼굴이 작다’고들 한다. (실제로 많은 배우들을 만나본 결과)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100% 믿을 말도 못된다. 하정우는 앞선 공식의 확률을 낮추는 배우 중 하나다. 사실 하정우 팬들 사이에서 그의 얼굴 크기는 이미 유명하다. 오죽하면 자신이 흠모하는 스타에게 ‘하대갈’이라는 별명을 붙였을까. 그런 그의 신체적 비밀(?)이 대중적 관심사로 떠오른 건 (그 놈의)선글라스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5일. ‘하정우에겐 너무 작은 선글라스’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인터넷의 한 게시판에 올라왔다. 하정우 앞에만 서면 너무나 작아지는 선글라스는 어느덧 선글라스가 아닌 ‘눈알가리개’로 불리고 있었다. 유쾌한 사진에 네티즌들이 배를 잡았다. 주목할 건 이것이 하정우의 인간적인 매력으로 승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견해차는 있겠으나)하정우는 원빈이나 소지섭처럼 빼어난 외모의 소유자가 아니다. 하지만 너무 조각 같아서 비현실적인 원빈보다 편안하고, 얼굴이 너무 작아 상대에게 자괴감을 안기는 ‘소간지’ 소지섭보다 친근하다. 특히나 하정우에겐 그만의 섹시함이 있다. 비슷한 외모의 꽃미남들이 대량 생산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지금의 연예계에서 하정우의 섹시함은 ‘스페셜 에디션’으로서 가치가 있다. 이는 송강호나 김윤석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기도 하나, 그들보다 젊다는 면에서 멜로장르에서도 큰 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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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건: 하정우의 본명은 김성훈이다. 그런 그의 아버지는 김용건, 데뷔 46년차 배우다. 하정우의 성장과정엔 다소 특이한 구석이 있다. 배우인 아버지에 무용을 전공한 어머니, 사촌 누나 두 명이 모델라인 소속인데 운동선수인 친척도 있었다. 집에 자주 놀러왔다는 손님들도 ‘버라이어티’했다. 고두심, 유인촌, 최불암, 김혜자… 그들을 소년 하정우는 아줌마, 아저씨라 부르며 자랐다. 이러 환경에서 하정우가 배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평온한 삶의 균열은 그가 스무 살 되던 무렵 찾아온다. 어머니의 사업실패로 가세가 기울었다. 부모님이 이혼했다. 김용건은 잃어버린 집을 자식들에게 되찾아주기 위해 드라마 5편 겹치기 출연도 불사했고, 하정우는 바쁜 아버지를 대신해 동생과 집안을 챙겼다. 혼자 서는 법을 터득한 것도 이때다. 훗날 하정우는 이 시기를 회상하며 말한다. 당시의 시련이 배우에 대한 열망에 집중하게 했다고. 배우인생에 무기 하나를 얻는 경험이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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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먹는 연기: ‘식신’ 정준하의 아성을 위협한다. 하정우의 먹는 연기를 두고 네티즌들이 하는 말이다. 크림빵, 국밥, 라면, 감자, 어묵, 소시지, 김치 등 가리지 않고 열심히 먹는 하정우의 모습에 팬들이 감동(?)했다. 그의 먹는 모습을 모아둔 ‘먹는 연기 플레이어’가 인터넷의 바다를 유영할 정도니 말 다했다. 얼마 전엔 개그맨 남희석이 하정우가 <황해>에서 김 먹는 장면을 오마주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덕분에 최근 하정우에게 먹는 광고 제의가 쏟아진다는 후문이다. 음식과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 더. 하정우가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통조림 햄은 김용건이 2004년 모델로 있었던 제품이다. 부자 2대를 통해 모 조미료 CF 장수 모델 김혜자의 “그래 이 맛이야~” 효과를 노린 건 아닌지. 제품 회사의 의도가 어떻든 하정우는 이 광고에서 벌어들인 모델료 전액을 시각 장애우들에게 전액 기부하는 선행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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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노트: 삼성전자 캘러시 노트로 만든 웹툰과 영화, 음악을 아우르는 신개념 콘텐츠. 손제호 이광수 작가가 웹툰으로 스토리의 서막을 열면, <고지전> 장훈, <여배우들>의 이재용, <써니> 강형철 감독이 각각 액션, 로맨스, 코미디 장르로 결말이 다른 3편의 영화를 완성하는 프로젝트다. 교집합이라곤 없이 보이는 이들의 중심에 하정우가 있다. 세 영화의 타이틀 롤을 맡은 그는 ‘하정우 연기 종합판’이라 할 만한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그나저나 <황해>에서 <의뢰인> <범죄와의 전쟁> <러브픽션> 그리고 ‘국토대장정’으로 이어지는 강행군 속에서 언제 이 프로젝트를 소화했나 싶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하정우는 다작배우다. 특기한 건 다작을 한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떨어질 법도한데 주가는 오히려 뛰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마다 이전 캐릭터를 깨끗하게 포맷해내는 능력에서 기인한다. 매번 다른 개성으로 나타났기에 신선했고, 이미지 고착이라는 함정도 피할 수 있었다. 시나리오를 고르는 ‘촉’도 연기변신에 한몫했다. 그는 상업영화/인디영화, 대작영화/저예산영화, 인기감독/신인감독을 가리지 않는다. 너무 문어발식 경영이 아니냐는 우려도 많지만, 아직까지 운명은 하정우의 편이다. <용서받지 못한자> <시간> <숨> <황해> 등은 흥행에선 큰 재미를 보진 못했지만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으며 명예를 안겼다. <두번째 사랑>과 <보트> 역시, 각각 한미/한일 합작 프로젝트였다는 점에서 그의 앞으로의 경력에 도움을 줄 것이다. 염려되는 건, 현재 그를 향해 쏟아지는 일방적인 찬사다. 동시에 안도되는 건, 맹목적인 찬사는 독일수 있음을 하정우 자신이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에게 향하는 사랑을 기꺼이 즐길 줄 알면서도 그것에 연연하진 않는다.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균형 감각이 앞으로도 무뎌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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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LG 트윈스가 청룡이었던 시절부터 하정우가 사랑해 마지않는 팀이다. <의뢰인>에서 LG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나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시리즈 시구 제의가 들어왔지만, LG가 아닌 이상 시구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거절했다”고 밝히며 LG 트윈스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LG 트윈스는 이런 하정우의 응원에 힘입어 오랜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까. 야구를 좋아하지만 농구와 축구도 즐긴다. 서울고 시절 신문반 편집국장을 그만둔 이유가 농구대회 때문이라는 일화에서 농구 사랑이 읽힌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FC 하정우’를 창단해 활약하고 있는 부분에선 축구 사랑이 보인다. 스포츠 밖으로 확장하면, 그는 붓을 든 화가이기도 하다. 인간 김성훈도 배우 하정우 못지않게 뜨거운 사람인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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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픽션: 우려가 컸다. <범죄와의 전쟁>과 <러브픽션>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다고 했을 때, 두 영화의 배급사 쇼박스와 N.E.W는 관객 분산을 걱정했다. 하정우 본인도 캐릭터가 빠르게 소모될까 아쉬워했다. 결과는 반전이었다. <범죄와의 전쟁>의 흥행과 하정우의 인지도 상승이 <러브픽션>의 티켓구매로 이어졌다. <러브픽션>의 흥행이 다시 <범죄와의 전쟁>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윈윈(win-win) 이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겪는 사이 하정우는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남자가 돼 있었다. 투자자들의 우수 고객으로 부상했다. 팬들의 믿음도 얻었다. 이제 사람들은 하정우라는 사람의 연기뿐 아니라, 그가 출연하는 작품에도 신뢰를 보낸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보여준 게 많은데, 아직도 보여줄게 많아 보인다는 게 하정우 최고의 장점이다. 하정우는 하정우를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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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2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총 2명 참여)
cyddream
비스티 보이즈란 영화를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악어의 조재현을 본듯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류승범을 본든한.... 정말 개성있는 배우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의 영화에 빠졌죠....^^ 지금까지 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 하정우 입니다...^^   
2012-03-13 22:10
soup9207
하정우라는배우는 몸안에 여러사람이 들어가있는듯..범죄와의전쟁을보고 후 러브픽션을보고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하기엔말투부터 몸짓하나까지 전혀다른사람이였다.   
2012-03-1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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