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리에서는 도심의 게릴라전이었고, 태극기 휘날리며 에서는 피비린내 나는 전투와 진한 형제애를 태풍에서는 드디어 해외까지 나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목숨을 건 소중한 로맨스가 그 내용이다. 남북이 주제가 되는 영화는 영화가 만들어지는 현실 상황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요즘은 북한을 탈출해 남한이든 아니면 해외로 가는 북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그런 상황에서 있을 수 있는 가상의 한 시나리오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내용은 예고편만 보고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뻔 한 내용이었다. 쉬리, 태극기, 태풍 처럼 스케일이 크거나 긴장된 장면은 없었다. 다만 전반부에는 북한식 말투와 생활환경이 재미있었다. 후반부에 가서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영화를 보다 주변을 돌아보니 우는 사람들은 많이 없어 보였다. 한 여자를 위해 끝까지 믿었던 한 남자의 슬픈 마음과 어쩌면 한 남자를 위해 이념과 사상은 물론 목숨까지 담보로 하면서 남쪽으로 온 한 여자의 일그러진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저 상황이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라고 생각해 봤다.
결국 내가 아는 정답은 시간과 세월이 약이라는 것이다. 모두가 공감하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 평범함이 조금은 아쉬웠다. 영화라기 보다는 6.25 단편 드라마를 보고 나오는 듯한 기분이 그리 나쁘진 않았다. 세상에 절대 믿음은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freeg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