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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올 그대를 위해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kharismania 2006-07-07 오후 3:22:50 1168   [15]
올해, 그것도 최근 여름을 맞이하여 공세를 퍼붓기 시작하며 충무로에 위기감까지 조성한 할리웃 블록버스터물을 찬찬히 살펴보면 대부분이 후속담을 보여주는 연작물의 일환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미션임파서블 3'를 필두로 시작된 할리웃 공습은 '다빈치 코드'를 제외하면 이야기나 캐릭터의 연장선상에서 보여지는 시리즈물이 전부였다. 엑스맨이나 슈퍼맨의 리턴매치도 그랬고 '포세이돈'같은 경우도 후속담은 아닐지라도 리메이크작이라는 점에 주안점을 두면 과거에 기반을 둔 영화라는 착안에서 동일한 동선에 교묘히 집어넣어도 상관없을 것만 같다.

 

 다시 한번 할리웃의 후속담이 찾아온다. 그리고 어쩌면 올여름 폭풍처럼 몰아치던 할리웃 마지막 카드일지도 모르는 이 작품은 어쩌면 돌아온 슈퍼맨이나 엑스맨보다도 기다렸던 이를 데리고 오는 건지도 모른다.

 

 2003년에 개봉했던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를 본 이들이라면 잭 스패로우(조네 뎁 역)를 잊을 수 없을테다. 마치 나사하나쯤 빠진 듯한 어리숙해 보이는 인물이지만 기지넘치는 순발력과 번뜩이는 영민함으로 위기의 순간들을 재치있게 빠져나가는 그의 모습은 허구적인 판타지위에 심어진 살아있는 생동감 그 자체였고 영화의 낡아빠진 고전미 답습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그가 다시 돌아온다는 것 만으로도 이 영화는 많은 영화팬들을 설레게 할만한 가치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 영화는 그의 캐릭터 자체에 본의아니게 기대는 형국이지만 눈살찌푸릴 요인이 아닌 이 영화가 지닌 핵심카드의 적절한 활용으로 여겨진다.

 

 사실 전편을 보지 못했다고 해서 후속작이 이해되지 못함으로 다가오진 않겠지만 적어도 전편을 보지 못한 이가 느낄 수 있는 재미는 보았던 이들에 비해 떨어짐은 감수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영화는 전편에서 등장하는 인물간의 관계나 에피소드를 되짚어주는 배려나 에티켓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으니 말이다. 마치 인면수심의 해적들처럼!

 

 어쨌든 시작부터 영화는 갑작스러운 상황을 연출한다. 전편에서 악전고투의 로맨스를 성사시킨 연인 윌 터너(올랜도 블룸 역)와 엘리자베스(키라 나이틀리 역)는 결혼식 직전 전작에서 잭을 달아나게 해주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는다. 이는 동인도 회사에서 잭이 지닌 나침반-본인이 원하는 것이 있는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을 얻기 위해 윌 터너에게 사면을 조건으로 나침반을 얻어오라는 제안을 위한 술책을 위한 것이다. 어쨌든 그들과 잭은 다시 재회한다. 다시 한번 캐리비안의 해적은 이렇게 시작된다.

 

 또한 잭은 예전에 자신이 블랙펄호의 선장이 되기 위해 어둠의 계약을 한 데비존스와의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책임을 지고 그의 선원으로 들어가야 하는 위기에 처한다. 그래서 그는 그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데비존스의 심장이 담긴 함의 열쇠를 구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 열쇠를 얻기 위한 여정은 험난하다. 그리고 그 험난한 여정이 관객의 흥미로움을 담은 함이다.

 

 그리고 그 함의 열쇠가 되는, 즉 이영화는 키워드는 뭐라 해도 잭 스패로우 자체에 있다. 잭 스패로우라는 캐릭터는 상당히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그는 엉뚱하고 기괴하지만 여유로운 매력이 있다. 그의 언행은 모호하고 행동은 어리숙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는 번뜩이는 재기를 발휘하며 묘안으로 위기를 여유롭게 탈출한다. 무엇보다도 그는 위기의 순간에서도 위트를 잃지 않고 두려움앞에 당황하기 보다는 잔머리를 굴려댄다. 그리고 그런 묘한 캐릭터가 주는 매력이 바로 이 영화의 키가 되고 이야기가 매끄럽게 항해를 하는 나침반 구실을 한다.

 

 일단 이 영화는 할리웃 블록버스터의 산물이며 영화에 투입된 자본금의 액수만큼이나 어마어마한 규모는 이루말할 수 없다. 특히 전편보다도 더욱 비대해진 몸집과 방대해진 이야기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펙타클함 그 자체다. 특히 문어괴물처럼 보이는 크라켄과 그 괴물을 조종하는 플라잉 더치맨 호의 선장인 데비존스와 그 일당들의 모습은 전편의 달빛 해골들 보다도 더욱 인상적이고 더욱 끈적끈적해진 실사감을 선사한다. 할리웃의 CG기술은 더이상 눈요기가 아닌 영화의 중요한 핵심부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형세다. 또한 전작에 비해 영화는 더욱 오컬트적인 음울함과 주술적인 기이함의 기운이 더욱 강해졌다. 더욱 영화는 판타지에 몰입하고 비현실적인 동화적 모험담에 가까워졌다. 데비존스의 촉수로 이뤄진 수염과 마치 반지의 제왕에 등장한 오크들처럼 엉망인 그의 부하들의 모습들은 마치 지옥의 사자들처럼 보인다. 그리고 비인간적인(?) 캐릭터들은 영화의 이야기가 지닌 허구성에 가속을 내고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에 입체감을 더한다.

 

 이번 작품에서 한가지 주목할만한 것은 삼각관계의 확립이다. 사실 전편에서 윌과 엘리자베스의 로맨스가 영화의 당연한 결과물로써 상징적으로 자리했을 뿐이라면 이번 작품에서 두 남녀의 사랑에 잭이 끼어들면서 복잡한 감정선의 노출로 확장된다. 단지 로맨스가 영화의 별책부록처럼 끼어있는 것이 아닌 중심적인 감정선으로써 제자리를 요구하는 것이고 전작에서 보여지지 않던 인물간의 미묘한 감정 교차와 그로 인해 파생되는 인물 심리도의 재편성이 불가피해진다. 또한 이는 이 시리즈의 마지막 여정이 될 세번쨰 이야기를 연결해주는 알고리즘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사실 전편에 비하면 영화의 이야기선이 다채롭고 화려해진만큼 결집력이 부족해진것이 사실이다. 전작이 소박한 외관을 지녔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야기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단순한 방점위에서 애드립을 보이는 잭 스패로우의 활약담으로 빛났다면 두번째 이야기는 좀 더 다양한 볼거리만큼이나 여러가지 이야기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화려함만큼이나 산만함으로도 여겨지고 거대함만큼이나 실속없음으로 치부될 수 있다. 전작에 비하면-말 그대로 전작에 비하면!- 이번 작품은 잭 스패로우의 매력의 빈도를 낮추고 이야기의 방대함의 무게감을 높인 듯 보인다. 이는 전작에서 단지 잭 스패로우 자체에 대한 매력도가 영화에 대한 호감도와 비례했던 관객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줄 법한 사실일지도 모른다.

 

 다시 돌아올 잭을 상상한다는 것은 유쾌한 기다림이다. 사실 조니뎁없는 잭 스패로우는 상상할 수 없고 잭 스패로우없는 캐리비안의 해적 역시 상상할 수 없다. 다시 부활할 스패로우의 세번째 여정에 대한 기대감은 조니 뎁에 대한 노골적인 기대감일 수도 있다. 21세기의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잭 스패로우를 조종하는 조니뎁의 연기는 지난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가위손과 더불어 가히 최고라고 여겨진다. 또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윌 터너를 연기하는 꽃미남 올랜도 블룸은 더이상 금발을 휘날리는 레골라스가 아니다. 그리고 더욱 적극적인 활약을 보여주는 엘리자베스 역의 키라 나이틀리는 때론 과감한 칼부림을 보여주지만 사랑앞에서 갈등하는 여성으로써, 그리고 결말에서는 팜므파탈의 매력까지도 뽐내는 여성 캐릭터의 다양한 매력을 표출한다. 그리고 이 삼각편대가 이끄는 영화의 흥미로움과 감정의 미묘한 흔들림은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되는 요건이 될 법하다.

 

 어쨌든 매력적인 캐릭터를 등에 업은 환타스틱한 해적들의 모험담은 상당한 재미를 주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이 모험담을 위해 3년을 기다린 팬들에게는 더없이 만족할만한 선물이 되어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말까지 남겨진 또다른 1년의 시간을 다시 인내해야 한다는 것은 또다른 아쉬움이다. 1년이라는 시간은 기대감에게는 지독한 그리움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분명 그가 우리를 만족시키리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그래서 1년의 기다림은 분명 그만한 가치가 있어보인다. 적어도 조니뎁이 연기하는 잭스패로우와 잭스패로우가 출연하는 캐리비안의 해적은 그만큼의 기대감을 지닐 가치가 있다는 것. 이것보다도 이 영화를 쉽게 말할 수 방법은 없어보인다.

 마지막 팁을 하나 던진다면 엔딩크레딧의 긴시간을 버틴 자에게는 선물같은 장면이 하나 등장한다는 것. 자신이 영화의 작은 조각까지도 주워모으는 이라면 기다릴 것을 권유한다. 아니라면 패스해도 무방할 듯.

                                                                                  -written by kharis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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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2006, Pirates of the Caribbean : Dead Man's Chest)
제작사 : Jerry Bruckheimer Films, Walt Disney Pictures / 배급사 :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수입사 :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 공식홈페이지 : http://www.poc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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