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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번째 007이야기. 이전과 변함이 없는 여전한 007. 007 제20편 : 어나더데이
nihil 2002-12-15 오전 4:18:40 1121   [2]
내 기억속의 007은 연휴 때 TV를 통해 보는 향수어린 영화일 뿐이였다.
그렇기에 극장에서 007을 본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일이다.
그런 내가 개봉도 하기 전에 보고싶어진 007 시리즈가 있었다.
바로 <007 어나더데이>.
워낙에 영화를 보지도 않고 함부로 말하는 이들에 대한 거부감이 많은지라
007 안보기 운동을 하자며 게시판을 도배하는 이들이 언급하는 것들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어졌던 것이다.
그래서, 생전 처음으로 스크린을 통해 <007 어나더데이>을 볼 결심을 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를 보지않고 말하는 이들에 대한 거부감이 더 강해졌다는 것이다.
미국에 있는 친구한테 들은 이야기라면서 장황하고 자세하게 써서 온갖 사이트에 퍼트린 그 글의 내용의 대부분은 영화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만들어낸 억측임을 확인했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라고 불리는 남한과 북한의 경계부분은 <공동경비구역 JSA>에 나온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영화상에 서울은 등장하지도 않았고...
덧붙인다면 <007 어나더데이>에 등장한 한반도의 부분은 비무장지대와 007이 고문을 받던 기지, 그리고 초반에 북한의 해변 그것이 전부일뿐.

본드와 본드걸이 헬리콥터에서 도망치는 장면에서 너무 가난하게 생긴 농부 두 명이
폭격기에서 떨어진 자동차를 탐욕스럽게 쳐다봤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웃음만 날뿐..
그 농부 둘은 농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차림의 평범한 농부였을 뿐이다.
그리고, 하늘에서 자동차가 떨어지는데 신기하게 쳐다보지 않을 사람이 있으려나...
또한, 그 농부 둘은 자동차가 떨어진 다음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소 끌고 그냥 지나가더라...

그리고, 본드와 본드걸이 러브신을 벌인 곳이 절이라고 하던데...
영화에서 절은 등장하지도 않았다.
광활한 초원위에 달랑 한칸짜리 오두막 수준의 집이였을 뿐.
뭐...생김새는 사당같은 걸로 보이긴 했는데, 우리나라의 양식은 결코 아니고 동남아 쪽?!

게다가 차인표가 캐스팅 거절을 한 역을 릭윤이 맡았다는 말을 얼핏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이전에 차인표가 썼다는 007 캐스팅 거절에 대한 글을 봤는데..
그 글에는 자신은 문대령이라는 북한장교에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는 것과
이미 릭윤이 문대령의 부하중의 하나인 자오역에 캐스팅 됐다는 것이 씌여 있었다.


장갑차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은 무언가 분을 해소할 곳을 찾는 듯 하다.
장갑차 사건 이후 증가된 반미감정으로 인해 <007 어나더데이> 안보기 운동을 하는 것은 다소 억지스럽다고 보인다.
반미감정으로 인한 것이라면 다른 여러 헐리웃 영화들 역시 안보기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은 연일 매진 행렬을 기록하고 있고,
<반지의 제왕>은 이미 12월 말까지는 예약분이 거의 매진된 상태이다.
반미감정에 의해서 미국영화 안보기 운동을 할거라면 모든 미국영화들에 대해서 그리해야 할 것이 옳은 것이다.
굳이 <007 어나더데이>에 대한 관람거부운동을 벌이고 싶다면,
항상 본드에게 의지하고 본드에 의해 구출받기까지는 아무런 것도 못하고 당하기만 하는 본드걸을 핑계삼아 여성단체에서 여성비하에 대한 내용을 내세우면서 관람거부운동을 하는것이 더 설득력 있을 듯 싶다.
지금의 <007 어나더데이> 내용 중에서의 북한과 남한을 비하했다는 낭설을 내세운 <007 어나더데이> 안보기운동은 나처럼 007시리즈에 관심조차 없던 이들에게 오히려 영화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 헐리웃 첩보액션영화들이 악당으로 아랍, 동유럽, 러시아를 내세웠다면
<007 어나더데이>에서는 북한을 내세우고 있다.
그만큼 북한이 세계에서 다소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007 어나더데이>를 보고 북한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갖게 될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우리가 아랍, 동유럽, 러시아가 악당으로 등장했던 다른 첩보액션영화들을 보면서
우리가 느낀 감정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물론, 관점을 달리해서 <007 어나더데이>를 보게되면 확실한 고증이 없는 상태에서
멋대로 만든 현실감이 결여된 영화로 보인다.
이것저것 동양적으로 보이는 요소들을 열심히 영화에 집어넣기는 했다만, 그것들은 그저 아시아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을 섞어서 새로이 만들어낸 그들만의 상상으로 인한 것이였다.
또한, 초반에 파도를 타면서 잠입하는 장면에서 그곳이 북한해안이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비무장지대에서 남한이 잠시 나올때 한국인 보다는 미국인, 영국인들이 훨씬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현실과는 전혀 상관없는 오로지 허구일 뿐인 영화가 되어버린 <007 어나더데이>에 대한 씁쓸한 기분이 들기는 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영화도 보지 않고 말도 안되는 말들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에 대한 씁쓸함도 커졌다.
물론, 우리가 다른 여러 나라들을 나쁘게 표현한 다른 영화들을 보면서
'그래, 그 나라는 그랬어'라면서 인식하고 계속 기억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저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흘려버릴 것이다.
그렇다고 현실감이 없이 한반도를 표현한 <007 어나더데이>에 대해
분노해하는 한국인이 단 한 명도 없었다면 조금은 서운했을 듯 싶다.
그래...
화를 낼 사람은 화를 내고, 007을 보고 싶은 사람은 보면 된다.
지금까지 다른 영화들에 대해서 그래왔던 것처럼....
하지만, 화를 내고 영화에 대해 비난하려면 그저 남들에게 들은 것을
부풀리고 또 부풀려서 만들어진 거짓을 내세우면서 비난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분석해가면서 비난하는 것이 더 설득력있지 않을까 싶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릭윤의 어설픈 한국어 연기 때문인지 국내에서 개봉하는 것에는 성우 더빙을 했다고 한다.
어쩐지 영화 보는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성우의 목소리가 나오더라니....
그냥 어설픈 릭윤의 한국어 연기 그대로 내버려두고 자막을 주지..ㅡㅡa


그렇다면 내가 본 <007 어나더데이>은 어땠을까?
007시리즈는 고전이다.
이전의 007시리즈가 보여주었던 공식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고
역시...또...그럼 그렇지...라는 생각을 하게끔 한 것이 <007 어나더데이>였다.
007매니아들은 그런 구성으로 짜여진 <007 어나더데이>를 보고 반가워할지도 모르겠다.
<007 어나더데이>에서 완벽한 악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그리해야만 했던 것에 대한 당위성이 없다.
그저 지금까지 해왔던 공식에 끼워맞추기 위해 강하고 멋진 악당을 만들어 냈을 뿐...
새롭고 획기적인 구성으로 등장하는 다른 첩보액션 영화들 속에서 인정받고 살아남으려면
007시리즈는 무언가 색다른 공식을 만들어내야 할 듯 싶었다.
 

 

(총 0명 참여)
우리가 아직 가보지 못했던 나라에 대한 영화들...그들 나라들에 대한 표현들이 지금의 내 머릿속에 있는 느낌들과 많이 다를꺼란...그런 생각에 조금 씁쓸합니다.   
2002-12-19 12:35
항상그래왔는데 말 많은 이번걸 보고 나니 그동안 보아왔던 수많은 영화들이 이렇게 표현될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2002-12-19 12:32
개인적으론 007 시리즈 아주 싫어 합니다. 중간에 음악 나오는 부분만 빼고 모든 시리즈를 정말 싫어합니다. 허풍스런 설정들에 좀 눈꼴이 시렵더라구요.   
2002-12-19 12:31
1


007 제20편 : 어나더데이(2002, Die Another Day)
제작사 : MGM, United Artists, Danjaq Productions, Eon Productions Ltd. / 배급사 : 20세기 폭스
수입사 : 20세기 폭스 / 공식홈페이지 : http://jamesbond.fox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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