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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아름다운 두 여인의 연대기 또는 성장기... 나나
ldk209 2007-01-12 오후 3:10:55 1195   [12]

[나나] 20살, 아름다운 두 여인의 연대기 또는 성장기...

도쿄행 기차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나이는 20살, 이름도 똑같은 '나나'라는 두 명의 여성. 이들은 만남을 기념해 맥주로 건배를 하며 얘기를 나눈다. 주로 얘기를 하는 쪽은 귀엽고 애교 많은 '고마츠 나나'. 반면 독특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오사키 나나'(영화에서 처음 그녀의 외모를 보고는 에반에센스의 보컬을 연상했다.)는 주로 듣는 쪽이다.

'오사키 나나'는 블랙스톤의 리드 보컬로 베이스였던 렌과는 연인(둘 다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성장해서 그런지 영화에서 둘이 같이 나오는 장면은 매우 애닮은 느낌이 든다)이었지만 렌이 프로 뮤지션으로의 빠른 성장을 위해 트랩네스트의 기타리스트로 자리를 옮기면서 헤어지게 된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물론 렌은 같이 도쿄로 가자고 했지만, 나나는 사랑을 쫓아 도쿄로 가는 것보다는 자신의 노래로 자기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어 이별을 선택했다.

'고마츠 나나'의 애인 '쇼우지'는 도쿄에 있는 대학에 입학했지만 나나는 대학 입시에 떨어지고 고향에서 일년간 돈을 벌어 애인과 함께 지내기 위해 도쿄로 가는 중이다. 고마츠 나나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다. 영화는 고마츠 나나를 화자로 과거를 회상하듯 진행된다.

이 두 명의 나나는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방을 구하러 돌아다니다 똑같이 맘에 드는 방에서 조우,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사랑이라는 관점에서만 보면 영화는 고마츠 나나의 현재 사랑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오사키 나나의 과거 사랑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으로 전개된다. 즉, 꿈 때문에 사랑을 포기한 오사키는 고마츠의 사랑을 보면서 과거 연인이었던 렌과의 관계를 다시금 돌이켜보는데, 두 명의 나나는 마치 처음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시작한 사람들처럼 오로지 자신만의 세계만 알고 있다가, 점점 다른 방식의 가치관에 대한 인정으로 나아가면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인다.

느낌으로만 보면 고마츠 나나가 오사키 나나로부터 일방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 같지만, 둘은 상대방에게서 자신에게는 없는 모습을 발견하고 점차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강한 연대 의식으로 나아간다. 애인 '쇼우지'의 아르바이트 직장 앞에서 기다리면서 어깨를 기대는 '고마츠 나나', '쇼우지'가 바람을 피는 현장을 발견하고 '고마츠 나나'보다 더 흥분해서 날뛰는 '오사키 나나'. 아마 오사키를 만나지 않았다면 고마츠는 그 상황을 견디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애인 '쇼우지'를 위해 쏟아 붓고 있었기 때문이다. 침대에 누워 우는 '고마츠 나나'를 살며시 안으며 위로하는 '오사키 나나'.

뭐니뭐니 해도 두 여인의 연대가 최고조에 달한 것은 '트랩네스트'의 공연 현장일 것이다. 둘은 공연의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렌만을 본다. 렌이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트랩네스트'는 '고마츠 나나'가 최고로 좋아하는 그룹. 오사키는 자신에 대한 렌의 마음을 알고 싶고, 고마츠는 오사키가 왔음을 렌에게 알리고 싶어한다. 그러나 공연이 끝나가도록 렌은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두 '나나'. 둘은 눈물을 흘리며 손을 꼭 잡는다.

렌의 목에 여전히 나나가 걸어준 자물쇠가 걸려 있다는 것은 렌 역시 여전히 나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확실한 반증임에도 불구하고, 나나는 자존심을 꺾지 못한다. 고마츠는 이런 나나를 향해 일갈한다. '그냥 있다가는 행복이 달아난다'고. 렌을 만난 나나는 마음과는 달리 렌에게 매섭고 차디차게 반응하지만 결국 렌의 대시에 무너지고 예전처럼 하룻밤을 지낸다. 렌은 나나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사귀자고 말한다. 나이 들어서는 같이 살던 집으로 돌아가자는 계획까지.

나나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이젠 옛날처럼 너랑 같이 살수 없어. 나한테도 오기가 있으니까. 하지만 가끔씩 이렇게 만나서 안아주거나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그래서 언젠가 더 나이가 들어서 오기도 젊음도 모두 사라지고 노래하는 것도 지치게 되면 나도 그 집으로 돌아가도 될까?" 결국 렌의 사랑을 받아 들였는데, 역시 고마츠 나나를 만나지 못했다면 오사키 나나의 자존심은 결코 꺾이지 않았을 것이다.

오사키 나나는 고마움의 표시로 고마츠 나나에게 최고이며 뜻 밖의 선물을 하고, 고마츠 나나가 행복의 눈물을 흘리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무려 3,000만 부 이상 팔렸다는 유명한 만화를 나는 전혀 알지 못했고,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원작 만화의 존재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면서 한 편의 순정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가졌는데, 그렇다면 [나나]는 만화의 영화화에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거 아닌가 라는 판단을 해 본다.(원작을 본 사람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특히 두 명의 나나를 연기한 나카시마 미카, 미야자키 아오이의 캐릭터는 정말 만화 속에서 걸어 나온 듯한 느낌을 준다. 나카시마 미카는 일본 최고의 가수로 한국으로치면 이효리 정도 된다는 게 인물 소개에 나와 있든데, 한 때 이효리가 패션 등을 모방했다고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고 한다. 사족이지만, 가수로서 나카시마 미카는 어떤 경우에도 립싱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인데(영화는 촬영 때문에 예외) 모방할 바에는 패션 등 외적인 것만이 아니라 가수로서의 자세나 가치관도 같이 모방했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이 영화가 미덕으로만 채워진 건 아니다. 만화에선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전혀 모르는 두 명의 여성. 그것도 거의 반대되는 가치관과 성격의 소유자가 우연찮은 동거를 시작하면서 아무런 갈등 없이 잘 조화롭게 지낸다고 하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현실과 괴리된 감이 있다.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식의 전개로 나아가지 않은 건 정말 다행이지만 현실적으로 도드라질 수밖에 없는 갈등과 해소의 전개가 있었다고 하면 더 살아 있는 캐릭터로 부각되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이 영화는 흥행 성공에 힘입어 속편인 [나나2]가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언제쯤 개봉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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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k209
나카지마 미카... 노래 잘하데...   
2007-04-1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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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2005, N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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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사 : (주)대원디지털엔터테인먼트 / 공식홈페이지 : http://www.nana-mov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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