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재구성><타짜>의 최동훈감독이 들고 나온 이번 영화는

한국형 판타지 영화로서의 새로운 모습을 제시한 영화라는 느낌이

충만한 조선시대의 고대소설 '전우치전' 을 토대로 판타지적이고

공상적인 부분을 강조하여 영화화한 느낌이 강하다. 조선중종때

미관말직으로 있다가 출생지인 송도에서 도술가로서 생을 보내다

백성들을 현혹했다하여 옥사한것으로 알려진 실제인물을 소설의

이미지를 강조하여 탐관오리들을 처벌하고 백성들의 안녕을 힘쓰는

의적같은 이미지 <홍길동전> 과 비슷한 느낌의 캐릭터로서 탈바꿈

시켰다. 전설의 피리인 '만파식적' 과 표운대덕과 세신선의 이야기

로 시작되면서 조선시대로 시간대가 넘어온다. 조선시대 최고의

도인들이라 일컬어지는 천관대사(백윤식)와 화담(김윤석), 그리고

천관대사의 제자인 망나니 전우치(강동원), 개이지만 사람이 되기

위해 전우치의 곁에 붙어있는 초랭이(유해진)과 세 신선들이 얽히면서

영화는 긴장감을 조성하기 시작한다. 만파식적의 행방을 쫓아 세

신선은 화담과 행동하던중 전우치와 맞딱드리게 되고 전우치는 자신이

찾는 청동검과 거울을 손에 얻던중 과부인 서인경(임수정)과의 만남을

갖게 된다. 코믹하면서도 망나니적인 전우치의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는

강동원의 연기력이 빛을 발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재치있으면서도 나라

의 임금을 희롱하거나 긴장감있는 전투중에도 특유의 코믹함을 살리는

연기는 캐릭터와 그 역활의 배우가 그 역활에 어울리는 연기를 잘

소화해내면서 영화에 쉽게 몰입할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데 있다.

거기에 감칠맛있게 조연으로서 세 신선과 초랭이의 유치한듯 하지만

코믹스러운 연기가 잘 배합되어 억지스러운 느낌보다는 상황상황에

맞춘 코믹함을 잘 살린 듯 하다.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코믹

스러운 부분이 강조된 면이 영화의 분위기와 어울러져 잘 살려진것

같다. 아쉬운 부분을 들자면 영화의 분위기가 너무 극한 분위기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느낌이 강한면이 있어서 사실감이 많이 떨어

진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다. 액션과 판타지적인 느낌의 성향이

강한 영화에서 리얼리티적인 면을 찾는 것은 욕심인듯 하지만 전체

적으로 코믹한 분위기를 계속이끌어가는 전개속에 중심 내용이 무게

감없이 너무 가벼운 분위기로 진행되는 경향이 강한 영화임에는 분명

한듯하다. 몰입감이 강하면서도 어떤 부분에서는 허탈하게 느껴지게

만드는데 서인경의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또한 그러한 느낌이 강해서

엔딩에 이르기까지 솔직히 영화를 보고 이렇다할 여운을 남기진 못한

것 같다. 영화속 긴장감을 유지시켜주는 역활로 화담 혼자 그 몫을

담당하는데는 무리가 있었던 듯 하다. 분명 카리스마적인 악당역활

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의외로 화담의 비중과 그의 이야기

가 나오는 부분이 상당히 짧았던 탓에 영화 전개는 코믹한 느낌의

이야기 전개가 주를 이루었던 것 같고 전우치라는 인물의 가치관과

행동에서 보여지는 내용적인 면보다는 코믹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전체적인 내용이 묻혀져 버린듯 해서 아쉬움을 남기긴했지만 한국형

판타지적 영웅장르를 만들어냈다는 느낌은 확실한 듯 하다. 그만큼

전우치라는 캐릭터를 잘 만들어 낸듯 하다. 영화에 대한 큰 여운

을 남길순 없었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의 재미와 볼거리는 보장할

만한 영화라는건 틀림없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