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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영화가 아니라 좀비가 나오는 액션영화.. 월드워Z
ldk209 2013-06-24 오전 10:53:51 20306   [3]

 

좀비영화가 아니라 좀비가 나오는 액션영화.. ★★★☆

 

처음부터 영화 <월드워 Z>가 베스트셀러 원작 <세계대전 Z>의 느낌이나 내용을 그대로 가져오기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긴 했다. 왜냐면 <세계대전 Z>는 좀비와의 전쟁이 사실상 인간의 승리로 끝난 상황에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전쟁의 발생과 전개과정을 인터뷰하는 일종의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디스트릭트 9>의 형식을 참고한다면 뭔가 독특한 느낌의 좀비영화가 탄생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디카프리오와의 판권전쟁에서 승리한 브래드 피트라는 배우의 유명세와 블록버스터로 기획된 영화에서 세계적 흥행성을 고려해볼 때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그래서인지 영화 <월드워 Z>는 원작과는 별 상관없는 영화가 되었다.(도대체 판권은 왜 산거야?) 전직 UN 조사관인 제리(브래드 피트)는 아내, 두 딸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시내에 나왔다가 좀비의 습격을 받고 간신히 현장에서 빠져나온다. 그는 가족의 안전을 담보로 페이션트 제로(첫 번째 환자)를 조사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UN조사관에 복귀, 처음 보고가 올라온 한국으로 향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별 소득을 얻지 못한 제리는 이스라엘, 웨일스로 옮겨가며 원인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세계 곳곳은 좀비들의 습격에 속수무책 무너지고 만다.

 

우리가 흔히 좀비영화라고 하면 기대(!)하는 장면들이 있다. 그 좀비가 어슬렁거리는 전통 좀비이건 아니면 빠르게 질주하는 신형 좀비이건 간에 말이다. 그러나 <월드워 Z>는 장르로서의 좀비영화와는 거의 관련이 없다. 이건 그냥 좀비가 나오는 블록버스터 액션영화에 가깝다. 그래서 좀비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좀 밍밍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영화엔 사람을 뜯어 먹는 좀비도, 배가 갈라져 내장이 쏟아져 내리는 사람도, 좀비의 머리를 박살내는 장면도, 심지어 붉은 피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하긴 좀비영화가 15세 관람가라니) 그러니깐 좀비영화가 주는 호러적 쾌감은 전혀 제공되지 않는다.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거대한 스펙터클이다. 특히 이스라엘에서의 좀비떼의 공격 장면이라든가 비행기 액션장면은 규모나 파괴력에서 좀비가 나오는 영화 중 단연코 첫 손에 꼽힐만하다. 한국 장면에서의 스릴과 서스펜스도 좋은 편이다. 스피드도 빠르다. 처음 일반적인 가족영화로 시작하는 듯하더니 빠르게 본론으로 진입, 이후 일사천리로 내 달리는 데 주력한다. 그러다보니 주인공을 포함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마치 인형이나 로봇처럼 느껴지는 데에서 알 수 있듯 캐릭터 주조에는 명백히 실패했다고 보인다.

 

<월드워 Z>는 특히 원작을 읽은 사람이라면 영화에서 표현해주길 바랬던 장면의 부재가 무엇보다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좀비떼의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버린 용커스 전투, Roxy Music의 <Avalon>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아발론 전투 등은 특히 기대했던 장면이었다. 물론 무엇보다 원작 <세계대전 Z>의 핵심은 분산된 군 병력을 안전지대로 집결시키고, 민간인 중 일부를 좀비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인간 미끼로 활용한다는 레데커 플랜이다. 좀비들에게 속수무책 밀렸던 인간(!)들은 남아공의 레데커 플랜이 나온 이후 전세를 역전시키기 시작하고 결국 승리를 거둔다.

 

레데커 플랜이 빠진 <월드워 Z>는 마치 앙꼬없는 찐빵과도 같은 느낌이다. 대신 영화는 바이러스의 특징에서 좀비를 없앨 수 있는 해결책을 찾는다. “바이러스는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포장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런데 한국, 이스라엘을 거치며 거칠 것 없이 내 달려온 영화는 해결책을 찾은 웨일스에서부터 급격하게 절벽으로 떨어지듯 긴장감과 스펙터클이 사라져 버린다. 분명 영화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오락적 유희를 제공하기는 한다. 그런데 이제 마지막으로 화끈하게 터트릴 것 같은 시점에서 영화는 미적지근하게 마무리를 짓는다. 뭐지? 이런 찜찜함은?

 

※ 이스라엘 상황은 원작 소설과 대체로 비슷하다.

 

※ 한국 장면은 밤 장면인데다 미군 밖에 나오지 않으므로 한국이 아니라고 해도 전혀 상관이 없다.(그리고 한국에서 촬영한 것 같지도 않다) 그런데 좀비가 처음 발생했던 에피소드는 원작에서 중국 에피소드를 각색한 것인데, 이걸 굳이 중국으로 하지 않고 한국으로 변경한 것에는 아마도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 대한 고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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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워Z(2013, World War Z)
제작사 : Plan B Entertainment, GK Films, Paramount Pictures, Skydance Productions / 배급사 : 롯데엔터테인먼트
수입사 : 롯데엔터테인먼트 / 공식홈페이지 : http://www.worldwar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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