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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무비]이것은 사랑영화입니다..

로드무비

julialove

2002-10-06 오후 12:50:16

980

[4]

파격적인 소재인 동성애,그리고 충격적인 동성간의 섹스씬은 영화 제작 초부터 많은 화제가 되었다.동성애에 관한 곱지만은 않은 사회적 인식이 과연 영화를 어떻게 바라보고,또 그런 사소히적 인식 속에서 어떻게 표현을 해낼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하지만 영화 [로드 무비]는 신인감독 답지 않은 깔끔하고 솔직한 김인식 감독의 연출력과 정찬,황정민의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과감한 소재를 충격적이고,거북하게 표현 하기 보다는 색다른 시선과 깔끔함으로 다가오게끔 했다.그리고 기존의 동성애 영화가 동성애자들에 대해 부정적이고,보통 사람들과는 섞일수 없는 사람들로 표현한데 비해 [로드 무비]는 좀 더 개방적이고 열린 시선으로 그들을 표현함으로써 동성애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가지게끔 해주는 영화이다.

[로드 무비[에는 두 명의 남자가 등장한다.과거 산악인에서 이제는 노숙자로 길거리를 전전하는 대석,잘나가는 유능한 펀드매니저에서 하루 아침에 모든걸 읽게 된 석원. 이 둘은 좌절과 포기의 상태에서 만나게 된다.영화는 이 시점부터 둘의 미묘한 관계와 감정을 표현한다.수많은 노숙자들 사이에서 유난히 석원을 챙기는 대식과 그를 따르는 석원의 모습은 여느 영화 속 친구들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물론 동성애 영화라는 점을 미리 알고본 탓일수도 있지만 [로드 무비]는 이런 동성애적 감정을 직설적이고 노골적으로 표현하기 보다 진지하지만 편안한 전개로 둘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는 것이다.대식과 석원은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며 잡일을 하고 살아간다.영화는 이렇게 두 사람의 여정을 영화 제목처럼 쭉 따라 다니며 관찰한다.이런 둘의 모습은 친구사이의 우정 혹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느끼는 일종의 유대감같은 감정과 함께 관객들로 하여금 사랑의 감정까지도 느껴보라고 권유한다.그것이 결코 강압적이거나 설득적인것이 아닌 너무도 자연스럽게 말이다.[로드 무비] 시사회장에서 김인식 감독이 "이 영화는 사랑영화 입니다"라고 말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이 말처럼 [로드 무비]는 동성애를 '사랑'그 자체로서의 모습만 보여주려 애를 쓰고 있다.그들에 대한 진지한 시각도,사회적 시선도 영화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오직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와 그런 사랑을 받는 남자만 등장할 뿐이다.다소 거북하고 혐오스러움까지 들수 있는 감정이지만 영화 [로드 무비]는 오히려 그런 감정을 편하게 바라 볼수있도록 관객들을 도와주고 있는듯 하다.

[로드 무비]의 감독인 김인식 감독은 신인으로서는 모험이라 할만큼 파격적인 소재를 선택했다.하지만 신인감독 답지 않은 과감하고 솔직한 연출로 동성애라는 소재를 깔끔하게 표현해 냈다.동성애자를 제3자로서,전혀 다른 차원의 사람들로서 그려내기 보다는 좀 더 가깝게 다가가 그들의 감정을 차분하게 보여주었다.그리고 동성애자인 대식을 연기한 황정민의 연기는 동성애자로서 겪는 갈등과 내면적 심리를 적절히 표현해냈고,친구가 동성애자 이고,자신이 그 사랑의 대상임을 알고 갈등하는 석원역의 정찬 역시 자연스러운 연기로 적절히 소화해내고 있었다.[로드 무비]가 결코 어둡거나 차가운 영화가 아닌 차분하고 깔끔한 영화로 그려진것도 김인식 감독의 연출력과 황정민,정찬의 연기력이 더해져 그런것이다.그리고 지금가지의 동성애자들에 대한 선입견을 다소 씻게 해준것도 배우들의 연기력이 큰 몫을 해주었다.

영화는 동성애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삐뚤어진 시각을 반론이라도 하듯 너무도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그들을 표현하고 있었다.동성애를 같은 성을 가진 사람들의 비정상적인 사랑이 아닌 타인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의 사랑이라고 영화는 말하는 것이다.그리고 노골적인 성 행위와 충격적인 영상들을 상상할 관객들에겐 오히려 차분하고 깔끔한 묘사로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로드 무비]는 동성애를 그린 영화임에는 틀림없다.하지만 이상하거나 독특한 모습의 영화가 아니다.지극히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사랑영화이다.혹자는 동성애에 대해서 그 어떤 설명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고 한다.하지만 [로드 무비]는 그런 사람들에게 이해를 구하거나 설득하려 하지 않는다.그냥 보통 사람들의 일반적인 감정인 사랑을 보여줄 뿐이다.그래서 이것이 사랑이다 라고 딱 잘라 말하지도 않는다.그냥 한 사람의 감정으로만 표현할 뿐이다.[로드 무비]는 바로 보통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보여주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