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도가니> 열풍이 기쁘지만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당시 사건의 피해자들과 법조인들이 그 주인공으로, <도가니> 제작진은 이들의 사생활이 위협받자 “영화에 등장하는 ‘무진’이라는 지명이나 극 중 인물, 교회, 상호 등은 모두 실제 사건과 다른 가상의 명칭”이라며 “이로 인해 불필요한 오해를 받거나 선의의 피해가 우려되는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도가니>의 돌풍에 신작 영화 <의뢰인>과 <카운트다운>은 1위 수성에 실패했다. 두 영화의 경쟁에서는 <의뢰인>이 <카운트다운>을 누르고 앞서나갔다. 하정우, 박희순, 장혁이 출연한 <의뢰인>은 같은 기간 총 66만 1,843명의 관객을 동원, 누적 관객수는 82만 2,248명으로 2위에 올랐다. 스토리상의 허점이 많다는 평도 있지만, 한국최초법정스릴러라는 점과 세 배우의 연기 대결이 단점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분위기다. 칸의 여왕 전도연과 정재영의 만남으로 역시 눈길을 끈 <카운트다운>의 성적은 생각보다 저조하다. 개천절 연휴포함 19만, 8,899명, 누적관객 27만 2,395명에 그쳤다. <최종병기 활>은 13만 1,687명을 더하며 지난 8월 10일 개봉한 이래 총 728만 5,452명을 불러 모았다. 영화는 미국 극장가에도 진출하며 대내외적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한국 영화들이 1위부터 4위를 차지한 가운데, 테일러 로트너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어브덕션>과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코쿠리코 언덕에서>가 5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먼저 앞서 나간 건, <어브덕션>이다. <어브덕션>은 30일부터 2일까지 5위 자리를 지켰지만, 마지막 연휴 날 <코쿠리코 언덕에서>에 추월당하며 6위로 내려앉았다. <코쿠리코 언덕에서>과 <어브덕션>의 개천절 연휴 포함 관객수는 각각 9만 5,523명과 8만 5,106명이다.
● 한마디
법원과 검찰이 못한 일을 영화가 하고 있습니다. <도가니>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씁쓸한 현실.
2011년 10월 4일 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