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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펫] 악마견? 노노, 활달할 뿐! 비글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 <존윅>
2022년 2월 28일 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테이큰> 리암 니슨의 딸, <메카닉: 리쿠르트> 제이슨 스타뎀의 여친, <존 윅> 키아누 리브스의 개.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건드리면 안 될 3대장이다. 주인공을 제대로 각성시켜 넘사벽의 액션력을 폭발시키는 트리거 같은 존재라 하겠다. <존 윅>(2014)을 본 분이 많을 텐데 혹시 죽은 아내가 마지막 선물로 보낸 개를 기억하는지? 캐릭터 스누피의 모델이자 마약탐지견 그리고 실험동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견종 ‘비글’이다. 그 어느 견종보다 인간에게 공헌하는 비글을 소개한다.

# 비글

축 늘어진 두 귀와 안경을 쓴 듯 좌우 대칭이 뚜렷한 눈 주변은 갈색이고 머즐(주둥이 부분)은 흰색인 비글은 대략 8~14kg 정도 나가는 중형견이다. 딱 ‘바둑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외양을 지녔다.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인기가 급상승하여 많은 이들이 키웠다. 하지만 넘치는 에너지와 파워로 인해 집안을 초토화하기 일쑤라 횡포의 현장을 담은 여러 짤을 양산하며 ‘악마견’, ‘XX견’ 등의 오명을 얻기도 했다. 또 단모종이라 털 관리가 수월할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 짧은 털이 의류 등 섬유에 콕콕 박히는 터라 ‘털’에 관해 어느 정도 해탈하지 않으면 실내에서는 키우기 힘든 견종이다.

애니메이션 <캣츠 앤 독스> 등의 주인공으로 친숙하나 콘텐츠보다 실생활에서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견종이다.

먼저 공항을 이용하다 보면 젤 많이 만나게 되는 동물 친구가 바로 ‘비글’이다. 인간의 40배에 달하는 후각, 그중에서도 귀가 늘어진 견종은 청각보다 후각을 이용하려는 습성이 있다고 알려졌다, 작은 크기와 귀여운 외모로 노약자나 어린이들에게 겁을 덜 줘서 마약 탐지견으로 인기가 높다. 한국공항공사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미국이나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는 비글을 동식물 검역에 활용하여 불법반입 물량의 70~80%를 찾아내고 있다.

불행하게도 비글은 동물실험 대상으로 주로 선택되는 견종이다. 개를 이용하는 동물 실험 대부분에 이용된다. 몸집이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절한 사이즈인 데다 튼튼하고 무엇보다 종균일성이 뛰어난 점이 그 이유다. 또 사람과 친화성이 뛰어나고 성격이 온순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2010년대에 들어서며 동물 실험을 둘러싼 찬반 논쟁과 윤리 문제 그리고 실험 대상이 된 동물의 처우(실험에 쓰인 비글은 안락사되는 게 일반적이다)에 관한 목소리가 커졌다. 국내에서는 2015년 7월 늙은 실험비글 4마리를 처음으로 구조한 걸 시작으로 비글구조네트워크가 발족했다. 2020년에는 29마리의 실험비글이 충남 논산시의 비글구조네트워크 논산쉼터에 안착, 안락사 대신 제2의 삶을 얻은 바 있다.

(관련기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762042#home)

비글구조네트워크 정부윤 운영국장은 “비글은 순하고 사람에게 친화적이며 고통을 잘 참는 특성”을 갖고 있고 이 점 때문에 동물실험에 많이 사용되며 “어떻게 보면 미련할 정도로 착하고 순진한 견종”이라고 소개한다.

정 국장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동물실험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이중 실험견이 포함된 기타 포유류의 숫자 또한 증가하고 있다고 전한다. 동물권 및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실험동물에 대한 대중의 관심 또한 높아졌지만, “아무래도 동물실험이 실험기관 내에서 폐쇄적으로 이뤄지는 데다 관리와 감독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서 적발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사안을 짚는다.

# 영화 속 비글

비글이 잠깐 등장하는 작품은 여럿이나 주축이 되는 실사 영화는 의외로 많지 않다. <러스티>, <샤일로> 시리즈 등이 있으나 서비스하는 OTT 플랫폼을 찾기 어렵다는 게 함정이다.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2015) 스누피는 1950년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9개 신문에 첫선을 보인 네 컷짜리 만화 ‘피너츠’의 주인공이다. 비글을 모티브로 탄생한 캐릭터이다. 65년 만에 3D 애니메이션으로 관객을 찾은 이 영화는 ‘정직과 성실’이라는 가치를 매우 정직하게 전달하는,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감성이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보기에 적합한 데 보고 난 후 ‘강아지를 갖고 싶다’는 자녀들의 조름을 감당해야 할지도.
 <존 윅>
<존 윅>

<존 윅>(2015) 4편까지 나올 정도로(4편은 촬영 중) 성공한 작품이다. 아내가 남긴 마지막 선물인 비글 ‘데이지’가 괴한의 손에 죽자, 전설의 킬러로 복귀한 ‘존 윅’의 복수를 그린다. 키아누 리브스에게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준 액션물로 색다른 세계관 구축과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관람 포인트다. 키아누 리브스는 어딘가 어정쩡하고 둔해 보이는 움직임으로 현란한 액션을 소화해 내며 그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한 모양새다. 아직 안 봤다면 이참에 3편까지 정주행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특히 1편 엔딩에서 등장한 존 윅의 새로운 동반자는 누구일지, 기대하시라!


사진출처_비글구조네트워크,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 <존 윅>


2022년 2월 28일 월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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