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우리가 원하는 왕의 모습 (오락성 8 작품성 8)
광해, 왕이 된 남자 | 2012년 9월 12일 수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광해(이병헌)는 어렵사리 왕좌에 올랐지만, 호시탐탐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 때문에 하루하루 불안에 떤다. 그는 허균(류승룡)에게 자신을 대신해 왕 행세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라고 명한다. 허균은 기방에서 왕을 흉내 내며 살아가는 광대 하선(이병헌)을 발견하고 궁궐로 데려와 왕의 대역을 시킨다. 그러던 어느 날 광해의 몸에 독이 퍼져 의식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다. 허균은 광해가 다시 의식을 찾을 때까지 하선을 왕좌에 올리려는 계획을 세운다. 엉겁결에 왕노릇을 하게 된 하선은 허균과 조내관(장광)의 조력으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광해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하선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급기야 하선은 민초를 살피지 않고 당파싸움만 열을 올리는 조정 대신들에게 일침을 놓는다.

팩션 사극 <광해 :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는 혼란스러웠던 광해군 시절의 정치판을 끌어다 이상적인 지도자를 등장시킨다. 그 주인공은 천민이자 광대인 하선이다. 그는 허균의 말에 따라 움직이는 꼭두각시 이전에 인간미 넘치는 보통 사람이다. 기미 나인 사월이(심은경)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지아비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권력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중전(한효주)의 모습을 안타까워한다. 백성을 살리고자 만든 대동법이 돈 많은 지주들로 인해 철폐된 일과 명과의 명분 때문에 무고한 백성을 전쟁터로 보내야 하다는 대신들의 주장에 분노하기도 한다. 하선은 감정적으로 정사를 돌보면 큰 화를 부를 수 있다고 말하는 허균의 충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 인간냄새 물씬 풍기는 하선이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으로 탈바꿈 되는 과정은 쏠쏠한 재미를 준다. 권력 다툼에만 정신 팔린 신하들에게 호통을 치는 모습은 통쾌함까지 불러일으킨다.

<광해>는 진지한 정치 드라마 이전에 유머가 살아 숨 쉬는 작품이다. 왕처럼 행동해야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하선의 궁중생활은 코믹하게 그려진다. 중전과 도부장(김인권) 등 궁궐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펼치는 몸 개그는 웃음의 강도를 높인다. 코믹함이 진중한 분위기를 한 순간에 베어버리기는 한다. 하지만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배합한 감독의 연출력 덕분에 자연스런 흐름이 유지된다.

<광해>는 1인 2역을 맡은 배우의 역량에 따라 보는 재미가 달라질 공산이 큰 영화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병헌은 재미를 반감시키기는커녕 영화의 중심에서 쾌감을 높인다. 1인 2역을 맡은 그는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으면서도 뭔가 불안에 떨고 있는 광해, 한 없이 가볍지만 인간미 넘치는 광대 하선의 모습을 잘 표현한다. 눈빛 하나에도 강도를 달리해 마치 두 사람이 연기하고 있다는 착각을 들게 할 정도다. 다른 배우들의 호연도 이병헌의 연기를 빛나게 한다. 류승룡은 진중한 매력을 선보이며 코믹한 하선과의 균형감을 유지한다. 분량은 적지만 한효주, 김인권, 장광, 심은경 등은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시너지 효과를 낸다.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우리가 원하는 왕은 어떤 모습일까’에 초점을 맞췄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우리가 원하는 왕은 광해일까? 아니면 천민 하선일까? 아님 이 두 가지 모습을 모두 갖고 있는 인물일까? 대선이 10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광해>는 새로운 시대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힘이 충분해 보인다.

2012년 9월 12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목소리만으로도 왕과 광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병헌의 연기. 돈이 안 아까워.
-코믹함을 절재한 류승룡의 진중한 매력, 소리 없이 강한 장광의 연기.
-조선을 배경으로 대한민국의 정치판을 풍자하는 추창민 감독의 역량
-정치 드라마의 묵직함이 전해진다.
-하선과 중전의 러브라인을 원했다면, 기대 마세요.
-종반 이후 느슨해지는 템포.
20 )
jini838
매화틀장면은 저도 항상 궁금하던건데 생각지도못한 코믹에 미친듯이 웃었어요ㅋㅋㅋ한효주씨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별로 안나와서 서운했지만 이병헌씨의 1인2역과 조연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오랜만에 영화값 아깝지않은 영화보고 나온것 같아요~~!!부모님과 함께 봤는데 완전 좋아하셨다는^ㅡ^!   
2012-09-21 21:20
p444444
코믹도 있고 감동, 풍자도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보는 내내 웃음이 나고 생각을 하게 하는거 같다.
대역 광해처럼 그런 대통령이 나올까 생각해 보기도... 배우들 연기 좋다. 인상적인건 김인권이다. 처음엔 안 어울리는 배역인거 같지만 나중엔 이해가 된달까....   
2012-09-19 14:11
lifementor
광해~ 대한민국 현실정치를 풍자한 멋진 퓨전사극. 기대보다 300% 더 재미있었음. 깨알웃음들이 너무 많아 웃겨죽는줄 알았다는..ㅋ 또한 배우들의 연기가 초대박.. 다들 너무 연기 잘함. 흥행대박 장담!!   
2012-09-19 01:23
movistar0802
광해, 왕이 된 남자! 또 하나의 흥행기록을 꺨것인가? 괴물보다 무서운 광해!   
2012-09-18 20:34
1 | 2 | 3

 

1 | 2 | 3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