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고, 의미있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해설자 <평양성> 정진영
평양성 | 2011년 1월 27일 목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원래 영화를 보고 인터뷰를 해야 맞는 건데 참.
맞다. 아직 완성된 영화를 보지 못했으니 할 말이 없다.(웃음) 영화를 안보고 인터뷰 하니까 힘들어 죽겠다.

<황산벌>이 개봉한지 8년 만에 속편인 <평양성>을 찍었다. 이준익 감독이 <황산벌> 이후 속편에 대한 언급이 있었나?
<황산벌>을 찍을 때 감독님이 나름 속편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확실하지는 않았다. 언제나 이준익 감독님은 영화를 찍을 때 마다 속편에 대한 이야기를 농담처럼 말하니까.(웃음)<즐거운 인생>을 찍을 때는 “속편에서는 밴드가 되가지고 멋있게 가는 거야”하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던 적이 있다. <평양성> 제작보고회 때는 마치 오랜 계획인 것처럼 말했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웃음) 하지만 계속해서 염두에 두고 있었다.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김유신 역을 맡았다. <황산벌> 이후 김유신 역을 또 한 번 하게 되었는데, 편하기도 했겠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 많이 되었을 것 같다.
별로 없었다.(웃음) 2년 전 <황산벌>을 제작하겠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우려가 되더라. 2003년에 개봉한 <황산벌>은 듣도 보도 못한 코믹 사극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갔고, 강력한 정치풍자와 메시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과연 그게 8년이 경과한 지금의 시점에서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 거다. 제작단계부터 미리 캐스팅 됐기 때문에 시나리오 초고부터 2고, 3고 다 챙겨봤다. 최종 시나리오를 보고 새로운 영화가 나올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 물론 촬영을 하면서도 그런 생각은 계속 유지됐다. 애석하게도 아직 영화는 못 봤지만 말이다.(웃음) 하지만 영화라는 게 시나리오 때, 촬영 때, 편집 때 많이 달라진다. 미리 3/4 지점까지 순서 편집을 봤는데, 경제적, 효율적으로 잘 나온 것 같다.

순서 편집을 본 것을 토대로 <평양성>은 <황산벌>과 어떤 차별성이 있었나?
바로 이런 지점이 참 힘든 거다.(웃음) 완성된 영화를 안 봤기 때문에 얘기를 잘못하면 오해하기 쉽다. 그러다 영화 보고 실망하면 안 되지 않나. 이번 인터뷰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영화를 안 봤거니와, <황산벌>의 속편이라는 생각을 갖고 각자가 그리는 상이 있다는 점이다. 자칫 연기한 것만 보고 얘기를 하면 전작과 연결 지어 오해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하기가 굉장히 조심스럽다. 거칠게 얘기하자면 일단 얘기 구조가 다르다. <황산벌>은 계백과 김유신의 대립구조였다면, <평양성>은 인물도 많고 이야기도 많다. 거시기의 멜로 라인과 고구려 남건, 남생의 가족드라마가 있고, 나당연합군의 갈등이 있다. 예전처럼 단선구조로 나가지 않는다는 게 현재로서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전작에서는 계백과 김유신이 마치 항우와 유방처럼 보였다. 이번에도 유방의 스타일을 계속 보여주는 건가?
영화를 보지 못해 정확히 어떻게 표현을 못하겠다. 하지만 예전 김유신보다는 몸보다 머리를 많이 쓴다. 나이를 무시 못 하니까.(웃음)

제작보고회 때 하얀 머리에 지팡이를 든 모습이 마치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나온 간달프처럼 보였다.
(웃음)감독님도 그 얘기를 하더라. 머리도 하얗고, 지팡이까지 들고 나오니까 천상 간달프로 보였나 보다.

이렇게 외모적인 변신을 꾀한 것 이외에도 <황산벌>과 다른 김유신을 보여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평양성>은 이야기 구조가 다르고, 따라서 김유신이 해야 하는 몫도 다르다. <황산벌>처럼 대립구조라면 강하게 인물을 밀고 나가야하는데, 이번 영화는 일방적으로 몰고 가면 안 되는 이야기다. 마치 김유신은 영화의 해설자 같다. 극중 다양한 이야기를 관객에게 툭툭 전달해가면서 나름대로 정리해주는 역할이 크다.

이번에 김유신은 치매, 노망에 걸렸다고 나오던데.
아니다. 그런 척 하는 거다.(웃음) 시나리오에서는 풍에 걸렸다고 나왔는데, 보기도 안 좋고, 인물에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서 감독님과 충분히 대화를 나눈 뒤 수정했다. 마케팅적인 측면 때문에 치매, 노망에 걸렸다고 나오지만, 코믹함을 강조하다 보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 영화를 보면 알거다. 김유신이 얼마나 수싸움에 능한지.

왜 김유신은 그런 설정으로 나오는 건가?
기본적으로 나당연합군이지만 당나라보다 신라가 힘이 없다. 그러다 보니 전시작전권도 당나라 장군에게 있고, 신라는 시키는 대로만 하는 거다. 그러다 보니 김유신은 당나라 장군과 같이 연합을 하면서 몰래 방해 작전을 편다. 더불어 삼국을 통일하려는 신라의 입장을 관철시키고, 이익을 쟁취하기 위한 꼼수도 부린다. 이런 모든 것을 당나라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김유신은 노망든 척을 하는 거다. 개인적으로 이게 <황산벌>의 김유신과의 차별성이라 생각했다. 명쾌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기 위해서 오히려 시나리오에 남아있던 <황산벌>의 김유신을 다 없앴다. 이름만 같은 새로운 인물이랄까.(웃음)
얘기를 들어보니 김유신은 극중 이야기를 조율하는 인물이기도 한 것 같다.
일단 김유신 이외에도 이야기가 많다. <황산벌>과 이야기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김유신이라는 인물이 보여줘야 하는 연기 톤도 다르게 갔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번에는 아주 편안하게 관객의 시선을 모으고, 극중 다양한 이야기를 정리해야 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산신령처럼 분장하고,(웃음) 할아버지가 옛날 이야기하는 것처럼 연기했다. 전쟁이 얼마나 비참하고 참혹한가! 영화가 전쟁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설에 개봉하기 때문에 가족들이 즐길 수 있도록 여과가 필요했다. 그 역할을 김유신이 맡은 거다.

이준익 감독이 제작보고회 때 이 영화가 망하면 상업영화 은퇴하겠다고 말했는데, 그 정도로 사활을 걸었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정진영 씨를 다시 캐스팅했다.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뜻인가?
그게 아니다. 만약에 출연 안하면 김유신 역할을 연결할 사람이 없지 않나.(웃음) 죽은 놈은 못나오고 산 놈은 다나오라고 해서 나온 거다. 이번 영화로 감독님과 5번째 작업을 했는데, 항상 기획단계에 캐스팅 얘기를 한다. 그러다보니 시나리오를 보지 못하고 항상 O.K를 하는 불리한 처지에 놓인다.(웃음) 믿고 자시고 하는 관계보다는 인간적 관계, 우정, 감독님과 스탭들에 대한 믿음 등이 계속해서 함께 작업을 하는 이유일 거다.

촬영하면서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많이 나눴나?
촬영 전에 합을 맞춘다고 표현하는데, 그 때 의상이나 분장 콘셉트가 결정된다. 1차 테스트 날 김유신 복장에 분장까지 맞춰보고 난 뒤 감독님은 “됐네 됐어. 김유신 끝”하더라.(웃음) 하지만 이게 진짜 끝은 아니었다. 촬영을 하면서 인물을 구체화하고,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이준익 감독과 함께 작업하면 촬영장에서 많이 바뀐다. 하도 바뀌어서 이제는 일상적인 풍경이 돼버렸다.(웃음) 왜 인줄 아나? 시나리오대로 촬영하지 않는 감독님 때문이다. 매번 그 상황에 맞는 이야기가 다시 생성되고, 구체화되면서 시나리오를 읽고 상상했던 것과 달라진다. 그래서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감독님의 말을 빌리자면 시나리오는 책상 앞에서 쓴 것이기 때문에 현장에 와서 그대로 찍으면 틀린다. 그 말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감독님의 말에 무조건 믿으면 큰일 난다.(웃음)

매번 시나리오와 다르게 촬영하면 현장 스탭들과 배우들은 힘들지 않나.
그게 새로 뭔가를 만드는 게 아니라 어떤 방향을 구체화 하면서 더 좋은 방법을 찾는 거다. 아예 방향을 트는 게 아니니까 가능하지. 그래서 감독님은 배우들에게 미리 준비해오지 말라고 한다. 준비해오면 거기에 얽매이니까. 현장에서 달라질 때 그 느낌을 살려야 한다고 누누이 말한다. 이번 영화에는 배태랑 배우들이 모였지 않나. 남자배우들의 평균연령이 42세로 나이가 많아서 흠이지만.(웃음) 대부분 연극 출신 배우들이라 그런 작업 과정을 즐겼다.

그런 분위기였다면 촬영 분위기는 참 재미있었겠다.
영화의 내용 때문에 신라 따로 찍고, 고구려 따로 찍고 그랬다. <황산벌> 때도 (박)중훈 씨를 만나게 딱 두 번이다.(웃음) 이번 영화에서도 다들 많이 안 만난다. 거시기로 나오는 이문식 씨도 한 번 만나고 고구려 장군 남건으로 나오는 (류)승룡이도 한 번 만난다. (이)광수나 (윤)제문이는 많이 만나지만 횟수는 적다. 각자 열심히 한 거지.(웃음) 그러다보니 신라 진영에서 촬영을 하면 고구려 사람들이 쉬고, 고구려 진영에서 촬영하면 신라 사람들이 쉬니까 그 때 마다 막걸리 한 잔씩 하고 휴식을 취했다. 극중에서 모든 인물들이 다 알지 못하지만 그 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히고설켜서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8년 전 관객들이 <황산벌>을 좋아했던 이유는 욕 싸움이나 걸쭉한 사투리로 보여주는 코믹한 부분과 함께 정치 풍자를 보는 재미를 들 수 있다. <평양성>도 이런 장점을 계속해서 이어가는가?
또 얘기하기 힘들어지네.(웃음) 영화를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황산벌>은 반전(反戰)영화다. 애초의 시발점은 지역감정 이야기였는데, 영화를 다듬는 과정에서 반전영화가 되었다. 얘기가 진화된 거다. <평양성>도 마찬가지 일 거다. 아마도 <황산벌>보다 진화되었을 것이다. 업그레이드란 말보다 진화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이준익 감독이 8년 전에 <황산벌>은 실질적인 그의 데뷔작이다. 떨리는 가슴으로 메가폰을 잡았던 그가 1,000만 관객이 든 영화도 만들어봤고, 흥행 실패도 경험했다. 그리고 8년 만에 그 진화된 역량을 이 영화로 보여주는 거다.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의 건강함은 반전인데, 똑같은 반전을 되풀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준익 감독이 이 영화에서 희망을 보여주려 했는데, 그 바람이 잘 표현됐으면 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황산벌>이 갖고 있는 반전(反戰) 코드가 강했다.
그 당시 이라크 파병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서 많이 연관 지어 영화를 봤다. 근데 지금은 파병이 아니고 전쟁이 문제니까, 굉장히 달라졌다. 그래서 <평양성>의 이야기와 주제의식이 <황산벌>과 같을 수 없다. 영화를 찍는 도중에도 천안함 사태가 있었고, 촬영을 마친 후에도 연평도 사건이 있어서 영화에 나오는 전쟁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극중 김유신 장군이 처한 상황이 마치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과도 일치되는 부분이 있다.
그 고민은 많이 했다. 그 생각을 통해 자꾸 비교하다보면 비유의 함정이 있잖나. 나도 모르게 맞춰가는 성향이 나온다. 그럼 이야기가 엉성해지고, 좋은 연기도 나오지 않는다. 어차피 영화라는 게 다 허구다. 특히 사극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은 상상력의 소산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그게 현실의 대입과 대비가 잘 되는지에 대한 생각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김유신이 처한 상황이 우리 사회의 어떤 모습과 닮아 있을까라는 생각은 안하려고 했다. 그렇게 하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버리기 때문이었다. 사람이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개념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통해 생산되는 것인데, 자꾸 개념으로 들어가면 좁아진다. 자꾸 규정화되면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드라마 <동이>에서 같이 출연한 이광수 씨를 이준익 감독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했다고 들었다. 그의 어떤 점을 보고 강력하게 추천한 건가?
(이)광수는 드라마 <동이>에서 같이 연기했는데 연기에 재능이 있고, 근성도 있고, 노력을 많이 한다. 그전에 출연했던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은 못 본 상태에서 같이 연기를 하게 되었는데, 연기뿐만 아니라 인간성이나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 깊더라. 그래서 굉장히 잠재력이 큰 배우라 감독님에 추천했지. 그리고 현실적으로 한국영화는 젊은 배우들이 많이 필요하다. 나를 비롯해 문식이, 제문이 등등 노땅들만 나오면 뭔 영화 되겠어.(웃음) 결과적으로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연기를 참 잘했다. 감독님이 제작보고회에서 이광수 때문에 영화 망할까봐 걱정했다는 농담 섞인 말도 연기를 잘 했으니까 한 거다.
이광수 씨가 캐스팅 됐다고 해서 놀랐다. 또한 한 연기하는 선배들 앞에서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는데.
그건 실제 연기를 못 봐서 그런다. 정말 연기를 야무지게 잘한다. <동이>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이희도 선배가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 아닌가. 그 선배 앞에서도 절대 주눅 들지 않았다. <평양성>에서도 다른 선배들에게 밀리지 않고,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인터뷰에 앞서 정진영 씨가 출연했던 영화를 기억하다가 보니 <초록물고기>가 생각나더라. 한석규 씨의 형으로 출연했었는데, 그게 첫 출연한 영화로 알고 있다.
그 때 당시 <초록물고기> 연출부로 시작했는데, 엉겁결에 연기도 했다. 근데 후회 많이 했다. 연출이 이창동 감독님이지 않나. 정말 연기 못한다고 많이 혼났다.(웃음) 연출부 때는 칭찬받았는데, 연기하고 나서부터는 혼나기 시작하더니 연출부 일 할 때도 계속해서 욕먹었다.(웃음) 그래도 <초록물고기>라는 작품이 너무 고맙다. 처음으로 영화학습을 경험하게 한 작품이니까. 물론 연출부 막내라는 게 잔심부름만 하지만 기획과 촬영과 후반 편집과정까지 다 볼 수 있었다는 건 값진 경험이었다. 지금 배우를 하면서도 도움이 많이 된다. 인생이 묘하다. 원래 그러려고 했던 건 아닌데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실질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건 <약속>이다. 김유진 감독과는 이 작품 이후에 <와일드 카드>에서도 함께 작업했는데.
작품은 두 편 밖에는 못했지만 꾸준히 연락하고 지내는 사이다. 가끔씩 막걸리 한 잔 하고.(웃음) 워낙 착한 감독님이니까.

이준익 감독과 5편 작품을 같이 했는데, 그중 <왕의 남자>의 연산군 역이 가장 힘들었을 것 같다.
연산군이라는 역할이 워낙 내면이 복잡한 인간이라서 그걸 따라가기 힘들었다. 근데 뭐 캐릭터라는 게 딱히 말을 하지 않는 이상 다 힘들다.(웃음) 상대적으로 <날아라 허동구> 같은 영화는 굉장히 덜 힘들다. 부성에 대한 이야기니까. 실질적으로 느껴보지 못하고, 잘 모르는 것을 연기하려면 매번 그것을 끄집어내는 게 어렵다.

개인적으로 소시민 역할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아까 언급했던 <날아라 허동구>에서 맡은 동구 아버지처럼 말이다.
이제 정말 그런 역할만 하고 싶다. 그런데 다들 안 시켜줘.(웃음) 좀처럼 그런 배역이 잘 안 들어온다. 아마 <약속>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다. 그 당시 관객들에게 많은 사람을 받은 작품이었는데, 그 때 맡은 역할 때문에 강하게 보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시나리오도 계속 강한 역할만 들어오더라. 그나마 이준익 감독님이 그런 역할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구세주인거지.(웃음) <즐거운 인생>의 백수 기영 역이나 <님은 먼곳에>에서 양아치 정만 역으로 잠시 나마 소원 풀이했다. 근데 감독님의 문제는 너무 주관적으로 인물을 설정한다는 거다. 워낙 서로 잘 알다보니까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지극히 감독님 주관적으로 생각해서 어울릴 것 같은 역을 맡긴다. <즐거운 인생> 때는 나름대로 객관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된 역할이었지만 그 외에는 별로.(웃음) 아무튼 힘주는 역할만 맡게 된다. 정말 안 해보고 싶은데, 배우는 자기 의지로 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인간이 태어날 때 운명이 있는 것처럼, 배우도 활동할 때 운명이 있더라.
그런 캐릭터가 ‘그것이 알고 싶다’의 영향 때문인 것도 같다. 작년 창사 20주년을 맞이해서 ‘그것이 알고 싶다’ 특별방송을 봤는데, 감회가 새로웠다.
의외로 많이 봤더라.(웃음) 시청률 대비해서 주변에 본 사람이 많았다. 출연을 한 건, 4년을 같이 한 프로그램이었고 스탭들과의 친분도 있어서 나간 거다. 솔직히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이 인지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은 한 건 확실하다. 이미지를 규정하는 단점이 있었지만 말이다. 방송을 4년 하고 그 이미지를 떨쳐버리려 해도 쉽게 안됐다. 일부러 작품선택도 강한 역할을 피했다. 근데 이제는 다 떨쳐버린 것 같다. 오랜만에 갔더니 교양을 잘 못하겠더라.(웃음)

질문에 대한 대답을 교양프로그램에 맞게 잘 하던데.
꼭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것 같았다.(웃음)

문성근 씨도 그렇고 방송을 안 한지가 오래됐는데, 옛날 느낌이 나더라.
(문)성근이 형은 지금도 교양프로그램의 삶을 살고 있는 거다. 이제 풀래야 풀 수 없는 인생이야.(웃음)

배우로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져야 하는 건 중요하다. 정진영 만의 노하우는 무엇인가?
배우는 자기가 시작하는 존재가 아니니까 맡겨진 역에 따라서 달라지겠지. 나이가 점점 많아지면서 할 수 있는 역의 폭이 좁아질 것이고, 상대적으로 다른 쪽이 열릴 것이다. 어쨌거나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열심히 하는 것 밖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말해 달라.
4월 달에 <독종>이라는 영화에 들어간다. 액션 스릴러인데 형사 역을 맡았다.

형사 역은 <와일드 카드> 이후 오랜만이다.
형사 역할이 반갑기는 한데 <와일드 카드>와는 다른 인물이라서 혹독하게 찍어야 할 것 같다. 이번 캐릭터는 영웅적이고 독한 캐릭터다. 재미있게 기다리고 있다.

2011년 1월 27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2011년 1월 27일 목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총 0명 참여)
1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