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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나쁜 영화 님은 먼곳에
aura1984 2008-07-16 오전 11:02:52 15009   [21]

* 주의 !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영화 참 나쁜 영화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예쁜 수애를 전쟁의 한복판에 던져두고 저렇게 고생을 시키는 것인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영화의 만듬새는 그 어느 영화에 뒤지지 않습니다. '전쟁'이라는 인류 최대의 비극을 영화는 너무도 담담한 시선으로 기름기를 쏙 빼고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영화는 두시간이라는 시간동안 순이라는 여자의 인생이 남자 하나때문에 송두리째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도 자신을 한번도 사랑하지 않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  전쟁의 한복판으로 뛰어던 순이의 이야기를 영화는 아주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6.25때 남편을 잃고 하나뿐인 아들또한 전쟁터로 떠나자 아들마저 잃을까봐 자신도 월남으로 가려는 시어머니를 대신하여 순이는 월남에 가려합니다. 사실 자신을 한번도 사랑한적 없는 남편을 만나기 위해 그리고 자신에게 임신만을 강요하던 시어머니를 대신하여
월남으로 향하는 순이의 모습은 얼핏 보기에는 이해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하지만  전쟁이후 더욱 강해진 남아선호사상이 팽배한 시대에서  아들을 낳지 못한다고 시댁에서 쫒겨나도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출가외인이라는 이유로 친정에서조차 받아주지 않는 순이의 모습은 당시 세상에 순종하고 살아가던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 그대로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 영화가 중장년층에게 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순박한 시골 아낙이 전쟁터인 월남에 가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안봐도 뻔한 이야기입니다. 아무튼 우여곡절 월남에 가게되고, 한국군 위문공연단으로 활동하게 된 순이는 전쟁의 한복판에서 노래로써 전쟁에 지친 군인들을 위로해줍니다.
남편을 만나겠다는 의지하나로 순이는 최선을 다해서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던 노래를 통해서 전쟁으로 지친 병사들에게 잠시나마 모든 것을 잊고 즐길수 있게 위로해줍니다.

 

이 영화에서 노래 혹은 음악은 아주 중요한 역할 하고 있습니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순이와 밴드는 온갖 힘든 순간을 겪지만 그 순간마다 순이와 밴드를 구해 준것이 바로 음악이자 노래입니다. 그리고 전쟁에 지친 병사들을 위로 하는것또한 음악이자 노래입니다. <라디오스타><즐거운인생>의 이준익 감독의 음악영화 3부작의 마지막인 이 영화 <님은 먼곳에>에 또한 감독의 전작이 그랬듯이 음악으로 관객에게 울림을 전하고 있습니다. 총알이 빗발치고 폭탄이 텨저나는 전쟁턴에서 울려퍼지는 가녀린 여자의 노랫소리는 그 자체로 전쟁의 비극성을 더해줍니다. 이 영화 음악의 가장 큰 장점은 음악이 오버하지 않는다는것입니다. 이 영화의 음악은 적재적소에서 딱 자기 역할만 하고 있습니다. 요즘 영화들이 음악의 과도한 사용으로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음악이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여 영화의 몰입을 돕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전적으로 수애라는 여배우를 위한 영화입니다. 순박한 시골 아낙이 전쟁의 한복판에서 온갖 고초를 다겪으면서 점점 순수성을 상실해 가는 순이의 모습은 수애라는 배우를 통해 스크린에서 생명력을 얻고 있습니다. 그만큼 수애의 연기는 흠잡을때가 없습니다.
아니 지금까지 그녀가 출연한 어떤 영화보다 수애라는 배우가 매력적으로 보여지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그녀가 그동안 보여준 청순가련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위문공연단 가수로써 짧은 치마를 입고 몸을 흔들어되는 모습을 통해 지금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수애라는 배우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때문인지 모릅니다.
나머지 배우들또한 크게 흠잡을때는 없어 보입니다. 다만 정진영씨의 경우 그동안 맡아온 역할과 크게 다를바 없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어 조금 아쉽습니다. 그나마 눈에 띄는 배우는 주진모씨(영화 '사랑'의 주인공 주진모 아니죠~!)정도입니다. 성찬역의 주진모씨는 특유의 무뚜뚝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서 가끔 전혀 예측 불가능한 표정연기와 행동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 시사회를 마친후 모 언론사 기자는 리뷰를 통해 <http://www.kormedi.com/cmnt/Life/View.aspx?seq=11386&page=1&searchField=Subject&searchKeyword=> 시사회에서 마주치 젊은 기자들이 이 영화가 기대보다 못하다는 반응을 보인대대해 '세상은 내가 아는 만큼만 보이는 법이네'이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 영화는 젋은 세대가 공감하기에 조금 힘든 구석이 있습니다. 전쟁이라는 실체를 경험하지 못한 우리가 전쟁의 비극성을 아주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 영화에서 재미를 찾기란 매우 어렵기때문입니다. 특히 한여름 화려한 특수효과와 눈을 때지 못하게 만드는 기교들로 무장한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들이 한주에도 몇편씩 개봉하는 이 시점에서 그러한 영화들에 이미 길들여져 버린 젊은 관객들에게 아무런 기교도없이 아주 담백하게 그려낸 이 영화가 재미를 줄수 있을지는 정말 미지수입니다. 물론 타인의 취향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다른 것이니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 영화가 젊은 세대의 호흥없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힘들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에 사뭇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엔딩은 정말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우여곡절끝에 남편을 만난 순애의 마지막 엔딩 모습은 그 어떤 영화의 엔딩보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사실 이 엔딩은 이준익감독으로써는 최선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영화가 순이와 상길이 전쟁터를 벗어나 시골로 돌아가서 그후로 행복하게 살았다는 뻔한 해피엔딩으로 끝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남아선호사상이 팽배했던 그시대에 비록 남편을 찾기 위한 최선을 방법이었지만 순수성을 상실해 버린 순이를 상길의 시어머니가 순순히 받아주었을리 없고, 순이를 한번도 사랑하지 않은 상길에 전쟁터로 찾아온 순이를 보고 마음 고쳐먹고 열렬히 사랑했을리또한 만무합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그를 괴롭히던 선임이었지만 전쟁터에는 유일한 동지였던 김상병이 죽고나서 모든 것을 잃은 듯 정신줄을 놓아버린 상길의 앞에 나타난 순이의 모습은 그 어떤 상황에서보다 상길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상길이 그렇게 펑펑 우는 것이겠지요.


결국 이 영화는
그동안 이준익 감독의 영화들 <라디오스타><즐거운 인생>을 정말 재미나게 본 관객들에게는 다시한번 그러한 감동을 줄 영화이지만 <라디오스타><즐거운인생>이 그저그런영화로 보였던 관객들에게 이 영화또한 그저그런 영화로 보일 가능성이 높은 영화입니다. 뭐 수애라는 배우의 새로운 매력과 함께 그녀의 가녀린 노랫소리를 듣고 싶은 사람이라면 적극 관람을 권장해도 좋습니다


(총 0명 참여)
babysohot
감독의 너무나도 주관적인 생각의 영화 짜증났음 ;;;   
2008-07-30 16:18
shelby8318
글 잘 보았습니다   
2008-07-28 10:26
kdb99
라디오스타, 즐거운인생은 즐거움과 행복이 가득했지만 이번 영화는 그렇지못했어요. 너무 많은 생략부분이 있었습니다. 결국 관객에게 많은 부분을 다 떠넘긴듯합니다.   
2008-07-26 01:47
sangcamovie
젋은세대는 이해 불가(?)한 영화라 생각됩니닷   
2008-07-25 15:09
hahapikss
수애는 이뻤어요 그래도 ㅋㅋ   
2008-07-25 14:26
cool3534
글 잘 쓰셨네요...^^   
2008-07-24 22:54
1


님은 먼곳에(2008)
제작사 : (주)타이거 픽쳐스, (주)영화사 아침 / 배급사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nim200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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