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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한 최민식, 연기천재 황정민, 간지작살 이정재 신세계
jksoulfilm 2013-02-28 오전 11:51:35 1170   [2]

 

 

 

★★★   노련한 최민식, 연기천재 황정민, 간지작살 이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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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스스로의 신분을 위장한 채 범죄조직에 가담한다거나, 조직의 일원이 경찰이 되어 그들만의 세계를 뒤엎는 이야기는 사실 흔하게 접해왔다. 영화 [신세계] 또한 이런 낡고 진부한 설정을 그대로 가져온다. 홍콩영화 [무간도], 한국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에서 보였던 주요 캐릭터의 역할갈등은 이제 이야기만으로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기에는 부족해져버린 소재임이 자명해졌음에도 [신세계]가 이를 답습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이야기 설정 자체가 흔해빠졌다면 이를 충당하기 위해 들여야 할 노력은 배가 된다. 일단 주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온고지신’의 자세로 서사적인 측면도 색다르게 구성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신세계]는 이런 태생적 부족분을 어떻게 채우고 있을까? 눈 높아진 관객은 낯익은 이야기 이상을 기대한다. 그 기대를 [신세계]가 채워주었는지는 철저히 관객의 몫으로 남는다.

 

기업인 냥 행세하는 범죄조직 ‘골드문’에는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매일이 계속된다. 석회장(이경영)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며 후계자리는 공석이 되고, 그 밑 서열들은 서서히 실권다툼을 준비하고 있다. 오랫동안 ‘골드문’을 수사해온 강과장(최민식)은 이 기회를 틈타 ‘골드문’을 검경의 관리 하에 두려하고, 일명 ‘신세계’ 프로젝트 진행에 착수한다. ‘신세계’ 프로젝트의 행동대장은 이자성(이정재)이다. 화교출신의 그는 경찰 신분을 위장한 채 8년전 ‘골드문’에 가입, 현재는 막강한 후계자로 지목되는 같은 화교 출신 정청(황정민)의 오른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강과장은 위기일발의 범죄 조직 최고자리에 이자성을 앉힐 계획을 세우고, 골드문 내 실권을 차지하기 위해 날이 선 정청파와 이중구(박성웅)파의 관계를 극으로 몰아넣는다. 강과장, 이장성, 정청. 그들이 꿈꾸는 신세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신세계]는 [부당거래]의 각본을 쓴 박훈정 감독의 연출과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의 공연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일정 이상의 관객의 기대 내지 호응을 담보한 채 출발한 셈이다. 다행히 아직까지 흥행스코어도 훌륭하다. 개봉 7일 만에 150만 돌파. [7번방의 선물]이 1000만 영화 반열에 오르는 바람에 [신세계]가 덜 이슈가 될는지는 몰라도 ‘느와르’ 장르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것을 감안하면 나름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1주차의 개봉 성적은 훌륭하다 치고(어디가나 오픈빨이라는게 있으니..) 다음 주 흥행 성적은 어떨까? [신세계]가 수많은 영화와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조심스럽고 미안하지만 다소 비관적인 결과를 예측해본다. 이 영화, 무언가, 심심하다.

 

[신세계]를 보기 전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시나리오였다. 캐릭터와 대사가 살아있었던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의 시나리오 작가, 박훈정의 각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는 실망을 가져왔다. 그리 복잡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쉼 없이 다량의 대사로 전달하는 것부터, 그간 범죄 영화에서 경찰 혹은 범인이 숱하게 내뱉었던 클리셰적인 대사들이 영화 안에 차고 넘친다. 영화가 가져야 할 미덕중의 하나가 여운이라고 생각하는데, [신세계]에는 이러한 여운이 없다. 서사는 넘쳐나고, 분위기는 일관적으로 냉랭한 채 건조하다. 틈틈이 정청을 통해 분위기를 가볍게 하려는 노력들이 보이지만 타율이 3할 정도. 7할은 웃기 애매한 땅볼 수준이다.

 

무엇보다 이정재와 최민식의 캐릭터 활용이 아쉽다. 역할 갈등을 끌어안고 내내 속앓이를 해야 하는 이자성(이정재)의 얼굴에는 고민이 묻어나지 않는다. 강과장(최민식)과 대립하는 장면이라든지, 정청(황정민)과 함께하는 장면에서 분노하거나 어색하게 긴장하는 것이 전부다. 이자성이 의리와 본연의 임무 안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노출되지 않는다. 과정은 빠진 채 결과만을 보게 되는 셈이다. 에필로그를 통해 그가 내린 결정의 근거를 만들지만 그것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한 느낌은 끝내 지울 수 없다.

 

최민식이 맡은 강과장 캐릭터 역시 영화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그가 어떤 사건을 겪어 ‘골드문’ 수사에 집착하는지, 이자성을 심어 놓은 8년간의 역사는 어떠했는지 영화는 이에 대해 답이 없다. 그래서 강과장 캐릭터는 [베를린]의 한석규를 떠올리게 한다. ‘일하는 데 이유 있냐? 내 일이니까 하지.’ [베를린]의 한석규가 뱉은 대사처럼, 강과장은 자신의 임무를 당위성 가득한 일로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처음 설정했던 거대한 목표도 가물가물한 채, 빨리 이 일이 끝나기만을 바라는 ‘일의 노예.’ 멋들어진 액션 하나 없이 낚시터에 앉아 입으로만 수사하는 그의 모습에서 극의 활기를 찾기가 어렵다.

 

이처럼 [신세계]는 작품의 완성도 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2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최소한 지루하게 끌고 가지는 않는다. 전반을 사건 개요 설명에 할애했다면 후반은 상황의 반전에 무게를 싣고 있어 관객이 긴장의 끈을 계속 쥐게 만든다. 또한 [신세계]는 배우 황정민을 보는 맛이 있다. 그가 맡은 정청은 쌍욕을 입에 달고 살며 극도의 잔인함을 보여주지만, 사람 간의 정과 의리를 누구보다 중시해 따뜻한 면을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정청만이 극의 긴장과 이완을 동시에 담당한다. 전반에는 쌍욕과 엉뚱한 유머로 냉랭한 분위기에 따뜻하고 유쾌한 숨을 불어넣고, 후반에는 잔인한 액션으로 정반대의 이미지를 구축, 지독하게 냉랭하고 건조한 분위기를 만든다. 배우 황정민은 타이틀 자막에는 세 번째로 소개되었지만, 사실상 [신세계]를 재밌게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

 

혹시나 화려한 액션신을 기대한 관객에게 [신세계]는 심심할 수 있다. 극 중 단 한 번의 액션신이 등장하는데 이마저도 충분한 쾌감을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특히 엘리베이터 액션신은 매우 아쉽다. 단 하나의 앵글로만 찍어서 박진감은 떨어지고 상황은 억지스러워 보인다.(충분히 찌를 수 있었을 텐데...)

 

[신세계]를 보자마자 느낀 감상은 이렇다. ‘최민식은 노련하고, 황정민은 연기천재며, 이정재는 정말 멋있는 남자구나’ 내려 쓴 안경 위로 보이는 날카로운 최민식의 눈빛, 숨을 거둘 때 황정민의 입술 떨림. 핏이 딱 떨어진 수트를 입은 채 담배를 무는 이정재의 자태. 이런 모습들을 보고 싶다면 과감히 극장으로 달려가시라. 배우들의 이러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당신의 눈과 귀는 어느 정도 즐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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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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